[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 투자 비중이 미국의 3분의 1, 중국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8일 발표한 보고서 '벤처캐피탈 국내외 비교 및 평가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 대비 벤처 투자 비중은 0.13%로 미국(0.37%)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벤처 투자 비중은 2014년 0.11%, 2015년 0.13%를 기록하며 지난 3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중국의 지난해 GDP 대비 벤처 투자 비중은 0.28%로 우리나라의 2배 수준이었다. 중국의 경우 2014년 0.11%, 2015년 0.24%를 기록해 지난 3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이태규 한경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벤처투자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GDP 대비 투자규모는 미국과 중국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특히 우리나라와 주력 제조업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의 경우 최근 벤처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단기적으로는 국내 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을 중국과 유사한 0.2%까지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정책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연간 벤처투자 규모를 3조 2천억원대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벤처투자 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미국 등 벤처선진국에서는 금융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이 벤처기업에 지분투자를 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이 벤처투자와 회수, 대·중소기업 간 전략적 연계 등과 같은 벤처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특히 기업주도형 벤처투자(CVC)는 주로 대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집단규제 등이 투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 대상에서 예외로 둘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대기업 계열 벤처캐피탈은 기존에 투자해 온 벤처기업이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되면 공정거래법에 의해 후속 투자가 불가능하다.
이 연구위원은 "결국 투자 대상 기업이 계열회사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출자하게 되고, 이 경우 투자 목적이 전략적 투자보다 재무적 투자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며 전략적 투자 촉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경연은 "금산분리와 지분율 규제 등 각종 지주회사 규제도 기업주도형 벤처투자(CVC)의 자유로운 설립과 투자활동을 저해하고 있다"며 "벤처생태계의 질적 개선과 기업의 혁신을 위해 대기업 계열 기업주도형 벤처투자(CVC)의 경우 계열사·지주회사 규제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벤처캐피탈 투자를 여러 법에 의해 관리하고 있는데 복잡한 관리체계와 규제 차익을 해소시키려면 벤처캐피탈 규율체계의 일원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