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2022년 대선 시 대통령 4년 중임제 전환과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 진행 등을 약속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정우택 자유한국당·김동철 국민의당·주호영 바른정당·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의 오찬을 겸한 회동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어제 5·18 기념식에서 개헌하겠다고 말씀하신 것은 참으로 뜻밖이었다'는 주 원내대표의 질문에 "저는 제 말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 답하며 개헌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 개헌특위가 있으니 정부에서 개헌특위를 만들 필요가 있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해나가면 정부에서 만들 필요는 없다. 국회 개헌특위를 통해 논의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답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개헌 과정에서 국민여론 수렴과정이 미진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에 "개헌을 위한 여론 수렴 과정이 미진하지는 않는가"라며 "국회와 국민이 원하는 개헌 방향이 꼭 같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국회가 개헌 과정에 국민 의견 수렴 역할을 한다면, 본인(대통령) 스스로 절대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잘되지 않으면 그 당시까지 국민적 합의를 본 부분에 대해서만 내년 지선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이전과 선거제도 개편 등도 논의됐다. 문 대통령이 "국민이 동의하면 개헌으로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했으면 한다"고 말하자,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은 헌법을 개정해서라도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가는게 맞다는 입장"이라고 화답했다.
노 원내대표는 "개헌은 국민과의 약속대로 해야 하지만, 현행 선거제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이뤄져서는 오히려 개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노 원내대표의 이같은 의견에 대체적으로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회동 결과 브리핑에서 "야당 측에서는 개헌 자체에 포커스를 두려고 했다"며 "대통령의 입장이나 우리 당의 입장은 대선공약을 지킨다는 것이 원칙"이라고만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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