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본격적인 내각 인사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 조직 개편에도 시동을 걸면서 경제·금융감독체계 개편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으로 대표되는 경제·금융당국의 조직 개편 문제는 지난 정부를 비롯해 그동안 수차례 필요성이 거론된 만큼 새정부에서도 변화의 바람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핵심 밑그림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싱크탱크인 더불어민주당 더미래연구소가 개최한 '2017년 이후 대한민국 핵심 아젠다' 토론회에서 언급됐던 내용들이다.
◆기재부 쪼개고, 금융위 기능 일부 금감원으로
더미래연구소는 차기 정부 조직개편안으로 거대 공룡조직인 기획재정부를 분화하고,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나치게 많은 권한을 가진 기재부를 쪼개는 한편,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와 금융감독원에 산업정책과 감독정책으로 나누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르면 기재부는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분리하고, 경제부총리제는 폐지된다.
기획예산처는 예산, 국고, 재정기획·관리, 공공정책, 미래경제전략 등 중장기 기획 및 미래전략 기능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로서의 역할을 맡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세제, 경제정책, 정책조정, 금융 등 금융위원회의 금융산업정책 기능을 결합한 형태가 된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기재부에서 국제금융 부문을 분리해 금융위원회와 통합해 금융부를 신설하는 안이 제안됐다. 더불어 기존 기재부는 세제와 예산, 경제정책, 기획 등을 담당하는 국가재정부로 개편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경우, 정책과 감독의 분리라는 원칙에 입각해 진행하는 안이었다.
금융감독원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처럼 금감원 내부에 의사결정구조인 금융감독위원회를 설치하고, 금융감독정책까지 담당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아니면 금감원의 기능을 건전성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해, 건전성감독과 시장감독을 나눠서 맡게 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렇게 될 경우에 감독기관 간에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은 금융안정협의기구를 운영함으로써 해결한다는 방침이었다.
◆금감원-금소원 분리 등 이뤄지지 못해
지금까지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박근혜 정부 전부터 거론돼온 골칫거리였지만, 각 부처간의 줄다리기와 학계 논란 등으로 인해 계속해서 미뤄져왔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정책과 제재·감독을 두고 충돌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고, 감독정책과 소비자보호가 상충하는 면도 있기 때문이다. 한 기관에서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다보니 금융 현장에서는 가야할 지 서야할 지 신호가 엉키는 경우도 왕왕 생기곤 했다.
과거 마련된 '금융감독 체제 선진화 방안'에서는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분리 독립시키는 방안이 발표됐었지만 이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은 5년 동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책기능·감독기능 분리'를 시사한 바 있어 이번에는 드디어 금융감독체계 개편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실제 실행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위원회 없이 시작된 정부에서 하루라도 빨리 내각 구성을 마무리해야 하며, 정부조직 개편까지 당장에 할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거대 조직인 기재부를 분화하는 문제에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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