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장미대선 공식선거운동이 다가온 가운데 세월호 3주기가 초반 판도를 흔들지 주목된다.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존재 이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 300명의 어린 생명들이 배 속에 갇혀 사라져갈 때 국가는 그들의 부름에 답을 해주지 않았다. 이같은 의문들은 최근 인양을 통해 다시 떠오른 세월호와 함께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적폐청산을 요구해왔던 촛불민심이 세월호 3주기를 맞아 재결집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민들의 손에는 또다시 촛불이 들렸다. 이들은 미수습자 수습과 선체조사, 책임자 처벌, 우병우 구속, 적폐청산 등을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세월호 3년 진상규명', '마지막 한 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손에 들었다.
행사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미수습자 9명의 이름을 부르며 "그날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내겠다. 함께의 힘을 믿는 우리가 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사 당일인 16일에도 시민단체들은 전국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노란 물결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이들은 촛불대선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하는 대선후보를 비판한다는 계획이다. 국정농단과 연루된 재벌과 청와대의 공작정치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구호도 마련됐다.
세월호 3주기로 국가의 신뢰의 문제와 적폐청산의 필요성이 부각되면 이는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문 후보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꾸준히 적폐청산과 국가안전을 강조했다. 실제로 그의 대선공약에는 재벌과 검찰, 언론, 정치 등 4대 적폐청산 계획이 담겼다.
또한 문 후보는 '유민아빠' 김영오 씨의 단식을 말리려 광화문광장을 찾았다가 도리어 단식을 함께하며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문 후보는 세월호 추모곡인 '그리움을 만진다' 뮤직비디오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최근 문 후보 측은 중도층의 표심공략을 위해 적폐세력 청산 기치를 수정하고 통합론을 강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촛불민심은 광장의 민심을 가장 잘 수용하고 적폐청산을 트레이드마크로 삼았던 문 후보에 결집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현재 문재인-안철수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 후보가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다만 세월호 3주기가 대선구도를 뒤흔들 정도의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양강구도를 이룬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정권교체에 적합한 후보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재벌과 검찰 등 기득권 개혁을 주장했다.
적폐청산론이 확산되더라도 타격을 입는 쪽은 박근혜 정권 탄생에 일조한 보수정당이지만,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율은 합쳐도 15%에 미치지 못한다. 오히려 전통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이들에게도 정작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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