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지은기자] 국내 중소기업들은 디지털 변혁을 위한 도구로 소프트웨어(SW)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이를 활용해 의미있는 비즈니스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SAP코리아는 11일 서울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IDC 중소기업 디지털 변혁 연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SAP가 IDC에 의뢰, 지난해 11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3개국 중소기업 3천904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소기업은 10명 이상 999명 이하 종업원을 보유한 기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은 업무 환경에 SW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소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포함한 총 10개 SW 평균 사용률은 38.5%로 조사 대상 13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높은 SW 사용률에도 불구, 국내 중소기업은 디지털 변혁에 대한 자가진단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 대부분의 국내 중소기업은 디지털 변혁에 있어 시작 단계라고 답한 것.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응답한 기업은 극소수에 그쳤다. 실시간 통찰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응답한 국내 중소기업은 3.3%에 불과했으며, 이는 13개국 중 최하위다.
장순열 한국IDC 리서치그룹 상무는 "국내 중소기업은 필요에 따라 유용한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0~50%에 달했다"며 "이는 로드맵에 따라 기술을 도입하기보다 필요에 따라 기술을 그때그때 도입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중소기업 대상의 지원과 정책이 뒷받침돼 국내 기업들의 SW 도입률이 높아졌지만, 이를 활용해 효율적인 디지털 변혁에 성공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했다"며 "중요한 것은 기업의 사정과 전략에 맞춰 SW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디지털 변혁 위해 선제적 로드맵 수립해야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SAP코리아 고객사와 파트너사들은 중소기업의 디지털 변혁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SAP 파트너사인 웅진은 디지털 변혁을 위해 전사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외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이를 통해 통찰을 얻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하는 등 기업의 디지털 변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재진 웅진 대표는 "웅진은 SAP 중소·중견기업 ERP 파트너로서 많은 기업들을 컨설팅했는데, 대다수 기업 시스템이 최적화가 안 돼 있었고 영업 등 각 부서 시스템이 제각각인 상태였다"며 "전사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데이터를 정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AP 고객사로 참석한 최석 RGP코리아 부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은 회사가 크지 않기 때문에 수익과 비용에 대한 부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기간계 시스템을 바꾸고 ERP를 구축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기간계 시스템이 늘면 다시 판을 짜기가 더 어려워 초창기 로드맵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기에 기업 규모가 작을 때 기업 사업 전략과 그에 맞는 시스템이 무엇인지 파악해 준비하는 로드맵 수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RGP코리아는 음식 배달 앱 '요기요', '배달통' 등을 서비스하며 주문 데이터가 쌓여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SAP 솔루션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SAP코리아 "중소·중견기업 디지털 변혁 파트너 될 것"
SAP코리아는 앞으로 중소기업의 디지털 변혁을 돕겠다는 목표다. 국내 매출 중 중소·중견기업으로부터 얻는 매출은 7%에 불과한데 이를 장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SAP코리아는 중소기업의 디지털 변혁을 위한 전략 방안으로 중소기업 맞춤형 솔루션 S/4HANA, 바이디자인, 비즈니스원(B1)을 소개했다.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는 "국내에서 SAP 솔루션은 '비싸다', '대기업용이다'라고 인식되는데, 글로벌로 봤을 때 전혀 그렇지 않다"며 "SAP는 인도 매출의 1/3을 중소·중견기업에서 벌어들이고 이들 기업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글로벌 표준이란 잣대로 중소기업에 접근해 기업들 입장에서 SAP 솔루션 사용이 쉽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이 도입할 수 있는 사례들을 내놓고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언어적인 문제에서도 지역화하는 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지은기자 buildcastl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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