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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이 쌓아라"…3D 낸드플래시 '춘추전국' 시대


삼성전자 독보적 위치 군림, 변수 속 후발업체들 맹공세 나서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되면서 낸드 플래시 시장도 춤추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업체들이 올해 3D 낸드 플래시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뿐만 아니라 향후 시장 점유를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꺼지면 정보가 사라지는 D램과 달리 전원이 꺼져도 저장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를 일컫는다. 컴퓨터의 언어인 2진법에 기반해 0과 1로 데이터를 보관 또는 꺼내 쓸 수 있다. 생산 공정과 수율, 가격, 신뢰성, 속도, 수명 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진화발전돼 왔다.

◆ 올해 화두는 단연 차세대 '3D 낸드 플래시'

올해 화두는 3D 낸드 플래시다. 원가경쟁력이 높을뿐만 아니라 높은 성능과 신뢰도를 구현하기에 탁월하다. 반도체 업체들이 앞다퉈 3D 낸드 플래시 생산을 서두르는 이유다.

한화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낸드 제조업체들의 설비투자 금액이 지난해 122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51억 달러로 24% 증가해 2년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과거 2D 낸드 플래시의 경우 공정이 점차 미세화되면서 한계에 부딪쳤다. 지난 2013년 10나노급으로 보다 미세화된 낸드플래시는 좁은 면적에서 집적도를 높여야해 기술적인 어려움에 봉착했다.

낸드 플래시는 도체인 플로팅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플로팅 게이트는 절연체인 산화막으로 쌓여 있다. 이 곳에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가 산화막을 통과해 플로팅 게이트로 진입하면서 데이터를 저장한다. 공정이 미세화될 수록 셀간 간섭이 심해져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존 2D 방식은 1층짜리 단독주택을 쭉 연결해놨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면적에 단독주택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 당연히 평수가 줄어들고 옆집과의 간격도 더 좁아진다. 나중에는 옆집의 TV 소리나 아이의 우는 소리, 심지어는 부부싸움으로 인한 고성까지 감수해야 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기술이 3D 낸드 플래시다. 3D는 단독주택이 들어설 공간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옆이 아닌 위로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한계를 극복했다.

3D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3D 낸드 플래시 1세대(24단) 양산에 돌입했다. 경쟁사 대비 2년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까지 이 시장에서 3D 낸드 플래시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라도 봐도 무방할 정도다.

삼성전자는 미세화에 대응하기 위해 플로팅 게이트처럼 높은 두께가 아닌 부도체인 얇은 막에 전하를 보관, 셀높이를 낮추고 셀간 간섭이 작아질 수 있도록 2차원 CTF(Charge Trap Flash) 구조를 개발했다. 용량을 늘리기 위해 2차원 구조를 입체 기술로 발전시켰다.

삼성전자가 개발 적용한 '3D 원통형 CTF 셀 구조'는 동일한 공간에 아파트처럼 집을 수직으로 지을 수 있는 반도체 건축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2세대(32단), 2015년 3세대(48단) 3D 낸드 플래시를 양산에 돌입했다. 올해는 4세대(64단)에 이어 5세대(72단)까지 올라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만 3D 낸드를 생산한데 이어, 국내 16과 17라인에 3D 낸드 캐파(Capa)를 증설했다. 오는 6월 완공될 경기도 평택 고덕산업단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도 3D 낸드 플래시가 주력으로 양산될 전망이다.

◆ 후발업체들의 맹추격, 변수도 '산재'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보다 늦은 2015년말 1세대 3D 낸드플래시를 공개했지만, 빠른 속도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3세대(48단) 3D 낸드 플래시 양산을 시작해 올해 비중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낸드는 48단 3D 낸드의 본격 양산과 72단 제품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낸드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산업단지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2조2천억원을 투자한다. 올해는 이천 M14공장 2층에서 낸드 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낸드 플래시 시장의 변수는 도시바다. 도시바는 글로벌 낸드 플래시 업체 중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도시바는 지난 2006년 인수한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에서 발생한 사업 손실 7천125억엔(한화 약 7조1천250억원)을 메우기 위해 반도체 사업 분할 및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3월말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반도체 사업 분할이 승인됐다. 1차 예비입찰에는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 등 약 10여개 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37.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도시바로 점유율 18.3%다. 웨스턴디지털은 17.7%, 마이크론은 10.6%, SK하이닉스는 9.6%, 인텔은 6.8%를 기록했다. 3위권 이하 업체에서 도시바를 인수하게 된다면 곧바로 1위인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또 다른 변수는 인텔과 마이크론이 쥐고 있다. 인텔은 최근 새로운 메모리 기술인 '3D X포인트'를 활용해 양산한 ‘옵테인’을 꺼내 들었다.

'옵테인'은 기존 D램보다는 느리지만 낸드 플래시보다는 빠른 속도를 구현함과 동시에 더 긴 시간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명도 지녔다. 현재는 용량의 한계와 비싼 가격에 보조적 수단으로 쓰이지만 잠재력은 높은 편에 속한다.

인텔은 지난해 중국 다롄공장에 55억 달러(한화 약 6조원)을 투자해 3D 낸드 플래시 전용 라인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서는 3세대(48단) 3D 낸드 플래시가 생산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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