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김광일의 릴레이인터뷰]김정주 넥슨 창업자


 

안녕하세요, 김광일의 릴레이인터뷰 코너입니다. 게임산업계의 터줏대감인 소프트맥스 정영희 사장의 10년넘는 게임사업이야기는 어떻게 보셨는지요.

정 사장이 바통을 넘긴 81번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은 게임바닥에선 정영희 사장만큼이나 유명한 넥슨의 김정주 팀장입니다. 릴레이인터뷰는 안연구소 안철수 사장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년 가까이 80명의 CEO가 소개됐는데, 팀장급이 바통을 넘겨받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영희 사장이 굳이 김정주 팀장을 추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두 사람은 비즈니스로 알게된 사이라고 합니다. 소프트맥스와 넥슨은 현재 소프트맥스에서 서비스중인 ‘테일즈위버’란 온라인게임을 공동 개발한바 있습니다.

정 사장은 김 팀장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묵묵히 한 길을 파는 창업자입니다. 요란하지 않으면서 오랜 세월 착실히 성공기반을 다져온 사람입니다”

김정주 팀장이 얼마나 묵묵히 한 길을 팠는지, 어떤 수완으로 오늘의 성공신화를 이뤄냈는지, 그의 게임사업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최악의 경기상황에도 불구하고 한해 매출 800억원에 연간 300억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둬들이는 게임업체가 등장, 또 한번의 벤처 성공신화를 이뤄냈다.

특히 이 회사는 창업 10년을 맞는 오랜 기간 외부 투자를 한 푼도 받지 않고, 내부 직원이 주식을 100% 소유하고 있어, ‘투자유치후 코스닥입성’의 신기루를 쫓다 침몰한 벤처산업계에 신선한 귀감이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람의 나라’란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개발회사 넥슨. 넥슨은 최근 ‘매플스토리’, ‘크레이지아케이드’ 등 주요 게임들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늘어나는데 힙입어 올해 전년 대비 60% 늘어난 800억원대의 매출이 확실시되고 있다.

300억원대의 순익구조에 걸맞게 10년이 넘도록 은행빚 하나없는 무차입경영은 물론, 한 푼도 외부투자를 받지않은 100% 직원회사인 독특한 ‘순수혈통 경영’을 고집하고 있다.

벤처의 ‘벤’자만 들어가도 몇십억원씩 투자를 받을수 있었던 ‘물좋던’ 벤처열풍 시절에도 넥슨은 오로지 자기자본으로만 우직하게 회사를 키워간 ‘독불장군식’ 기업문화로 유명하다.

어찌보면 답답하리만치 원칙을 중요시하고, 한편으로는 시류에 무감각한 스타일이지만, 벤처 성장과정의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전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넥슨의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김정주(36) 팀장을 서울 강남의 선릉역 바로 옆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넥슨 본사 사무실에는 김정주 팀장 집무실이 없다. 그래서 외부손님은 늘 지하 대회의실에서 만난다. 별도 사무실이 없는 이유는 현재 일본지사 업무를 총괄,일본에 사무실이 있고, 주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창업 11년차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만큼 젊다. 실제 동안(童顔)인데다, 늘 웃음을 잃지 않아 더욱 젊어 보인다. 창업한지 얼추 10년쯤 넘기면, 산전수전 다겪은 경륜이 묻어나는 법이건만, 김정주 팀장은 앳된 모습 그대로다.

CEO라기 보다는 천진난만하고,고집스러운 엔지니어 분위기다. 대충 정리한 헤어스타일하며, 결코 크지 않은 키에 연신 미소를 머금는 모습은 사업가라기보단 영락없는 개발자의 모습이다.

김정주는 게임바닥에선 꽤나 유명한 ‘선수’로 통하는 인물. 게임개발자치고 김정주를 모르면 ‘간첩’일만큼 그는 게임산업 재야에선 최고수준의 ‘고수’로 통하는 거물이다.

오랜 개발경험과 10년이 넘는 사업경력 탓인지, 시장을 내다보는 감각은 남다르다. 회사를 성장시키고, 안정된 수익기반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에 대한 그의 해법은 놀라울 따름이다.

94년 12월에 설립된 넥슨은 ‘바람의 나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벤처기업. 창업 10년째 흑자고, 지난해 매출 510억원에 이어 올핸 800억원에 순익 40%대를 자랑하는 알짜 기업이다.

◆ 천재들의 만남, 그 운명의 순간

“김정주, 너는 학생이 아니니까, 아예 일치감치 생각 고쳐 먹고 공부는 그만두도록 해” 93년초, 김정주는 국내 인터넷 대부로 불리는 KAIST 전길남 교수로부터 박사과정을 중도에 그만두는게 낫겠다는 최후통보를 받고 있었다.

당시 전길남교수의 SA랩에는 허진호(아이월드네트워킹 대표이사), 박현제(전 솔빛미디어대표이사), 정철(전 삼보컴퓨터 대표이사) 등 쟁쟁한 멤버들이 뜨거운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을 무렵이었다.

박사과정중 창업, 사업의 뜻을 펼치려던 김정주의 모습은 담당교수의 눈엔 학자로서의 자세보단 사업가로서의 자질이 더 있는 것으로 비춰졌던 것. 김정주는 박사과정 6개월만에 어쩔수 없이 도중하차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대학시절 사업을 하고싶어 안달이던 김정주는 박사과정이던 93년에 창업, 한번 말아먹은 전력(?)도 있는 터였다. 김정주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졸업후 곧바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한다.

김정주는 KAIST에서 훗날 넥슨 공동창업자이자 ‘바람의 나라’ 성공의 일등공신인 송재경씨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물론 서울대 학부 동기였지만 KAIST에 나란히 입학하면서 다시한번 KAIST 동기가 됐던 것. 송재경씨는 그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를 직접 개발한 주역.

송재경은 당시 김정주가 박사과정에서 중도탈락하기 1년전에 먼저 짤려(?) 한컴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었다. 랩을 옮겨 이광형교수 밑으로 다시 들어갔지만 사업에 대한 그의 뜻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김정주는 스스로도 회사 다닐 성격이 아니었다고 술회한다. 94년 12월,김정주는 부친에 생떼를 써 얻어낸 6000만원으로 역삼동에 10평짜리 오피스텔을 하나 얻었다. 김정주와 송재경은 그렇게 단둘이서 넥슨을 시작했다. KAIST 시절 둘이 같이 개발했던 '바람의 나라' 초기버전을 들고 시작했다.

곧바로 기막힌 행운이 찾아들었다. 당시 한국IBM에서 95년, 96년 각각 5000만원을 선뜻 지원해준 것. 한대 몇 억원씩 하는 서버를 비롯해 비싼 개발장비 일체를 지원받은 것.

넥슨이 해준 것은 한국IBM의 게임을 대신 개발해주는 일종의 게임개발 용역. 넥슨은 95년말, 국내 처음으로 그래픽게임을 내놓는다. 천리안을 통해 제공했다.

95년 중반 김정주는 첫번째 시련을 겪게 된다. 돈이 다 떨어진 것.김정주의 사업가적 감각은 이 때부터 발휘되기 시작한다. 김정주는 돈이 떨어지자 곧바로 시스템통합(SI) 개발용역을 해주는 일명 ‘노가다’사업에 나선다.

이것저것 돈되는 것은 닥치는대로 했다. 김정주의 ‘노가다’식 살아남기 실력은 넥슨이 국내 웹에이전시 1호 기업이라는 사실에서 또한번 증명된다.

그는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한국IBM, SK텔레콤 넷츠고 등 내로라 하는 대기업 홈페이지를 잇따라 제작했다. 네오위즈 창업자인 나성균 사장 및 박진환 현 네오위즈 사장이 당시 넥슨의 웹에이전시사업부 직원이었던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야사중 하나.

한 해 웹에이전시사업으로 10억원씩 벌어 게임개발쪽에 쏟아부었다.실제 바람의 나라를 96년부터 서비스 했지만, 웹에이전시사업은 98년까지도 넥슨을 먹여살린 일등 공신이었다. 겨우 99년 들어서야 게임쪽 매출이 웹에이전시쪽 매출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 살아있는 전설, 바람의 나라

“사장님, 동시접속자수가 12만명을 넘어섰습니다” 99년 중반,김정주와 송재경은 미친듯이 폭증하는 동시접속자수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몇백명수준도 아니고, 하루에 수천명씩 늘어나는 동접자수는 당시로선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수치였다.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바람의 나라’는 99년, 그렇게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다. 당시 게임업계 전체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송재경씨는 정말 톱수준의 엔지니어죠. 놀라운 것은 혼자서 기획, 그래픽,프로그래밍 등 모든 것을 다하는 스타일인데도 세상의 코드를 정확히 읽어내는 탁월한 감각입니다. 늘 혼자 운둔해 모든 것을 혼자서 다해내고,또 속세의 코드를 잡아내죠. 진정한 천재입니다”

송재경에 대한 김정주의 칭찬은 끝없이 이어진다. 송재경씨가 훗날 엔씨소프트로 옮긴 것은 넥슨 창업전 한컴에 근무할 때 현대정보기술 직원으로서 한컴에 파견근무를 나와있던 김택진(엔씨소프트 사장)씨를 만나 친해진 인연때문이었다.

하지만 ‘바람의 나라’는 96년초 첫선을 보일때만 해도 보잘것없는 신작에 불과했다. 그해 4월 천리안을 통해 월 90만원의 매출을 올린 게 매출실적의 전부였다.

여기서 잠깐 ‘바람의 나라’란 게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람의 나라는 국내 최초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으로 초등학생, 중학생들에게 바이블과 같은 게임. 마니아들은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역할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는 롤플레잉게임을 처음으로 접하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상용서비스 한지 8년이 넘었지만,지금도 유저들사이에선 최정상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물론 넥슨의 매출면에서도 여전히 효자품목으로 비중이 크다.

‘바람의 나라’가 국내 게임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8년이란 ‘장수 베스트셀러’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특유의 구성진 스토리와 재미를 가미한 게임적 요소들이 잘 어울어진 탄탄한 구성때문이다.

바람의 나라는 만화가 ‘김진’씨의 역사서사극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고구려 2대왕인 유리왕의 아들 대무신왕과 그의 차비, 아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중심의 아픈 가족사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전쟁이야기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처음엔 고구려 국내성으로 시작했지만, 10개에 불과하던 맵은 최근엔 5만개에 이를만큼 방대해졌다. 이젠 고구려에서 벗어나 이젠 중국,일본으로까지 그 활동영역을 넓힌 상태. 8년이란 세월동안 ‘바람의 나라’ 역시 계속해 확장하고 스스로 진화한 것.

바람의 나라가 이처럼 방대한 스케일을 갖추게된 것 역시 계속해 패치프로그램을 붙이면서 확장발전하는 특유의 ‘자가발전력’ 때문.

“온라인게임은 게임이 아니라 서비스입니다” 김정주 사장은 패키지게임의 경우 목적이 달성되면 폐기처분되는데 반해 온라인게임은 패치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커가는 유기체라고 설명한다.

‘바람의 나라’가 공전의 히트를 치기 시작한 것은 98년 인터넷 보급확산으로 전국에 게임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부터.

“당시 천리안은 5대5로 나누는 구조였죠,헌데 PC방은 당시 이용료가 시간당 3000원정도했습니다. 인터넷붐이 결정적으로 대박을 안겨줬죠”

◆ 무림계의 고수, 그 외로운 세월

김정주는 요즘도 ‘바람의 나라’ 캐릭터 및 그림들을 보며, 가끔씩 눈물을 훔친다.사업초기 창의력 뛰어난 직원들이 느닷없이 잠적하고, 사고치고 도망가는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돈이 떨어져 직원월급 구하느라, ‘몸파는 일(개발용역을 그렇게 부른다)’을 하면서는 오히려 힘든지 몰랐단다. 하지만 사람이 나갈때는 그렇게 고통스러울 수가 없었다.

비위맞추기 힘든 젊은 개발자들을 데리고 일비일희하던 시절의 회한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창업한지 10년이 훌쩍 넘은 김정주는 이젠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물론 동기이자, 창업공신인 송재경의 퇴사는 그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넥슨의 성공신화는 결코 우연히 이뤄진게 아니다. 주력사업이 형편없을 때 회사운영비를 스스로 충당할수 있을 정도의 개발용역에 대한 영업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 놀라운 것은 흑자는 마음만 먹으면 낼수있는 선택사항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사업철학.

“적자와 흑자는 하기 나름입니다. 모자라면 좀 벌면 되는데, 문제는 좀 벌릴때입니다. 대다수 기업들이 돈이 좀 벌리면, 벌릴 것을 예상하고 돈을 더 씁니다. 사람도 뽑고, 투자도 하고 말입니다. 적자는 이 때문에 발생합니다”

김정주는 창업후 10년 내리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외부투자는 단 1원도 받지않은 내부직원 100% 소유형태를 지키고 있다. 놀라운 경영수완이 아닐수 없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가 공전의 히트를 치는데 힙입어 2000년 268억원, 2001년 289억원, 지난해는 5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올해는 800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순익구조가 매출액 대비 40%에 육박할 정도로 넥슨은 높은 부가가치를 자랑한다. 넥슨의 승승장구는 초기 ‘바람의 나라’ 대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매년 1, 2개 게임을 빼놓지 않고 선보이는 ‘다작(多作)전략’에 힙입은바 크다.

“저희들은 대다수 온라인게임처럼 게임 하나에 모든 승부를 거는 형태가 아닌 수많은 게임을 계속해 내놓으면서 사업적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전략을 초기부터 구사했습니다” 넥슨이 지금까지 내놓은 게임은 무려 20여종.

그 중에서 메이플스토리를 비롯해 크레이지아케이드,바람의 나라 등이 대히트를 치면서 이들 게임들이 매출액의 20~30%씩을 차지하는 사업구조를 띠고있다. 넥슨의 사업은 한두게임에 목숨을 거는 리스크 큰 비즈니스모델이 아니다.

게임 라이프사이클이 짧아 “게임은 서비스기간을 몇 년씩 오래하면 안된다”는 게임산업계의 불문율은 넥슨의 ‘바람의 나라’에는 통하지 않는다.8년째 마니아들이 찾고있기 때문이다.

실제 바람의 나라는 99년 한해 엄청난 돈을 들여 그래픽과 캐릭터를 세련된 현대적 이미지로 바뀌고 난뒤,엄청난 홍역을 겪은 바있다.이용자들이 초창기 캐릭터를 되돌려달라고 난리법썩을 친 것.1년간 투자한 돈과 개발노력을 하루아침에 포기하고,곧바로 원상복귀시켰다.

김정주, 그는 누구인가
서울생.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KAIST 전산학과 석사졸업.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뛰어난 친화력으로 게임산업계에선 마당발로 통할만큼 엔지니어궤보를 꽤차고 있는 '고수'로 통하는 인물.뛰어난 기획력과 맥을 짚는 사업적 감각은 탁월하다는게 주위의 평.
취 미게임, 땀이 흥건해질 정도로 운동하면서 스트레스 풀기
소주 1병(담배는 안함)
운동모든 운동을 다 좋아한다. 스키와 스노우보드는 수준급
존경하는 CEO특별히 없다
친한 IT맨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박진환 네오위즈 사장,이해진 NHN 사장,김영달 아이디스사장,송재경 전 엔씨소프트 부사장
10년후 모습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있을 것이다.더욱 커진 회사를 경영하고 있을 것이다.

◆ 김정주의 성공론

10년 내리 흑자도 흑자지만, 한해 300억원을 웃도는 폭발적인 순익구조를 만들어낸 사업감각은 놀랍기 그지없다. 김정주의 성공론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매우 보수적이다. 그는 먼저 사업은 한 30년간 할 생각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긴 ‘호흡론’을 제시한다.

“큰 공장을 운영하는 오프라인 회사를 생각해보세요. 30여년간 키운 다음,기업을 공개(상장)합니다. 그게 정상입니다. 헌데 벤처쪽은 창업후 3년내에 기업을 공개, 캐쉬아웃(지분매각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하겠다는 생각들이 팽배합니다. 정말 잘못된 거죠”

그는 왜 장기레이스가 필요한지 설명한다. “이젠 사업아이템 하나로 성공하기 힘듭니다. 헌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아이템 하나로 승부를 걸었다가 안되면 금새 포기하죠. 결국 고치고,안되면 다른 아이템으로 변신을 하고,그러면서 성공기반을 다지는 거죠”

“실제 이런 거를 누가 하겠느냐고 생각한 아이템들이 의외로 효자품목이 되는 경우가 더 많아요” 김정주는 결국 오래 버티는 사람이 승리한다고 장담한다.

“오래 버티면 옆에 있는 경쟁자가 다 죽습니다. 남의 돈 투자받아서 3년안에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사람은 나가면 구하면 되고, 매출도 안나오면 노가다를 뛰거나 빌려오면 됩니다. 문제는 누가 오래 버틸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투자유치는 정말 신중하게 해야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 “대다수 CEO들이 49%까지 투자를 받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투자는 남의 돈을 갖고온다는 측면에서 49%를 받든, 1%를 받든 모두 똑같습니다. 투자유치를 신중히 생각해야 오래 버틸수 있습니다”

그가 여지껏 투자유치에 소극적인 것은 투자유치를 하고나면 싫든 좋든 회사를 수익중심으로 몰고갈수 밖에 없다는 현실론때문이다.

김정주의 또다른 성공론은 절대 욕심을 내지않고 신중을 기하는 ‘돌다리 경영’이다. 그는 직급에 상관없이 남자에겐 매일 출근할 회사가 있고,또 월급주는 직장이 있다는게 매우 중요하단다.

그런 친구들을 볼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다고 고백한다. 그 역시 욕심을 내고 무리하게 경영을 했다면 많은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술회한다. “다른쪽에 욕심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으면 결국 길게 버틸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랫동안 출근하고 월급받을수 있는 안정된 회사를 만드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단다. 좀더 각론에 들어간 김정주의 성공론은 사람에 맞춰진다.

“첫번째는 사람들에게 잘해야 합니다.두번째는 신의를 잘 지켜야 합니다.또 사치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정말 쉬우면서 지키기 힘든 것들입니다”

◆ 김정주의 꿈

그는 요즘 회사가 조금씩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한다.회사가 일정규모가 되다보니, 어쩔수 없이 팔릴 것만 개발하고, 팔리지 않은 것은 손도 대지 않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란다. 상업성만이 아닌 공익적인 요소도 잃고 싶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정주의 꿈은 훨씬 더 창작적이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템을 개발해내는 것. 모든 사람들에게 좀더 편리하고 즐거움을 줄수 있는 뭔가를 하고싶단다.

그가 최근 장난감을 개발, 생산하고,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자동차 등을 개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통해 넥슨 역시 뭔가를 계속 시도할수 있는 회사로 키워야한다는 설명이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정하기 위해서는 늘 과감한 시도를 할수 있는 사람과 조직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지론. 김정주는 ‘바람의 나라’가 초등학생, 중학생 들이 주고객인 점이 늘 가슴의 짐으로 남아있다.

지금도 수익만 생각하면 몇 몇 게임의 요금을 올려 금새 매출 1000억원대를 넘길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그가 수익구조를 최대한 낮추려 하고, 화투나 포커등 사행심이 강한 게임을 여지껏 하지 않는 것은 이런 ‘가슴속의 짐’때문이다.

김정주는 조만간 청소년들이 마음껏 뛰놀수 있는 대규모 체육시설들을 만들어 사회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게임회사 오너지만, 게임의 중독성에 대해서는 “나쁘다”고 단호하게 잘라말한다.

“전 우리 회사가 마음껏 뛰어 놀아야하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컴퓨터 앞에 붙잡아 놓고,체력을 빼앗은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해서 이런 청소년들에게 체력을 돌려줄수 있도록 사회체육시설을 만들어 기부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런 게임중독의 문제는 비단 게임회사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전반의 문제기 때문에 범사회적인 차원의 해결방안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만큼 중독성이 심한 나라도 없을 겁니다. 엄마는 홈쇼핑 중독, 아빠는 사이버증권 중독, 애들은 게임중독….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이런 중독성은 국민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런 사회현상을 개선할수 있는 범국민적 캠페인같은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김정주의 꿈은 어른들이 하는 게임을 하고 싶단다. 하지만 만들어놓으면 애들만이 노는 탓에 늘 실패한단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어른용 게임개발에 몰두한다.

그는 요즘 일본지사를 맡고있어 두 달에 며칠 정도 국내에 체류한다. 회사는 이미 2001년부터 2년 후배인 정상원대표에게 경영을 맡긴 상태. “저는 지금도 팀장이 편합니다.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은 아직도 김정주에게 ‘팀장’이란 말 대신 ‘아저씨’로 더많이 부른다.

넥슨 김정주 팀장.그는 드러내지 않고 창업 10년만에 알토란 같은 기업을 키워낸 게임산업계의 진정한 고수였다. 김정주는 이제 글로벌 승부라는 새로운 카드로 창업 30주년을 기다리고 있는 긴 안목을 가진 기업가였다.

[인터뷰를 마치며]

김정주 사장은 회사에 현금이 산더미처럼 쌓이지만,지금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규모와 숫자로만 기업을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대박은 아니지만, 많은 게임을 개발해 소박하게 수익을 내는 넥슨의 기업문화가 조금씩 퇴색될까 걱정이라고 합니다.

/김광일(GCM 대표이사) goldpar@gcm.co.kr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광일의 릴레이인터뷰]김정주 넥슨 창업자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






넥슨, 어떤 회사인가
설립일1994년 12월 26일.
종업원380명(2003년 10월기준).
자본금20억원.
연락처(02)538-1500 www.nexon.com
사업영역게임개발및 서비스, 국내외 게임 유통해외배급,캐릭터비지니스,보드게임 유통.
경영계획전 세계를 대상으로 넥슨 게임 서비스개시.
매출목표2003년 800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