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新 세탁기 공장, 美 테네시주로 '낙점'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LG전자가 미국 테네시주(州)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이달 초 미국법인 신사옥을 착공한 데 이어 미국 현지에 세탁기 생산공장을 건설키로 한 것.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라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정책기조인 '보호무역주의' 등을 감안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LG전자와 미국 테네시주는 지난 28일(현지시각) 테네시주 내슈빌(Nashville)에 있는 주 청사에서 LG전자 세탁기 공장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빌 해슬램(Bill Haslam) 테네시 주지사 ▲송대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 ▲조주완 북미지역대표(전무)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킴 맥밀란 클락스빌(Clarksville)시장 등이 참석했다.

◆부지는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왜?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몽고메리카운티 클락스빌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한다.

이 지역이 신공장 부지로 선택받은 이유는 ▲인력 확보 ▲기반 시설 ▲원가경쟁력 ▲세제혜택을 비롯한 주(州)정부의 각종 인센티브 때문이다. 클락스빌은 미국 중남부에 위치한 테네시주의 북쪽에 있다.

LG전자는 6년 전인 2010년부터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세탁기 생산지를 검토해왔다. 2014년에는 물류 인프라와 현지 부품 수급, 인건비 등을 고려해 8개 주를 후보지로 선정했다.

지난해 초부터는 8개 주에 대한 현장 실사, 주정부 지원 등을 면밀히 비교 분석했고, 그 결과 지난해 말에는 테네시주를 포함한 4개 주(州)를 2차 후보지로 압축했다. 최근까지 각 후보지에 대한 사업경쟁력을 검토해 온 끝에 테네시주 클락스빌을 최종 선정했다.

LG전자와 테네시주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했다. 정식 계약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 이후에 체결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짓는 미국 신공장은 대지면적 125만제곱미터(㎡)에 건물 연면적 7만7천㎡ 규모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부지 계약을 완료하고, 이어 생산라인 설계를 마치게 되면 연내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공장은 완공 시점까지 건설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비롯해, 본격 가동 이후에는 생산과 관리를 위한 인력 고용, 현지 부품 조달을 통한 연관 산업 파급 효과, 세금 납부 등 현지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LG전자는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상반기부터 가동…창원공장 생산물량은 변동 無

LG전자는 미국 신공장 건립으로 물류 비용과 운송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관세가 없기 때문에 투자비, 인건비 상승 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수준의 원가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세탁기의 미국 내 판매 비중을 보면 중남부 지역이 상대적으로 높다. LG전자가 이곳에 생산지를 운영하면 공급망 관리 관점의 경쟁력을 갖추게 됨은 물론 현지 가전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LG전자는 신공장이 가동되면 연구개발·디자인, 판매, 서비스에 이어 생산까지 사업 영역의 현지화로 이어져 미국에서의 가전사업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상반기부터 테네시주 신공장에서 미국에 판매하는 세탁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미국 신공장에서 LG전자의 독자 개발 부품인 다이렉트드라이브(DD)모터를 적용한 드럼세탁기, 통돌이 세탁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공장의 세탁기 생산능력은 연간 100만대 이상이다.

현지 공장을 짓는 또 다른 목적은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서 LG전자의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기 위함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티븐슨컴퍼니(Stevenson Company)에 따르면 LG전자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900달러가 넘는 프리미엄 드럼세탁기 시장에서 10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특히 트윈워시를 앞세운 지난해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28.9%다.

LG전자는 현지 고객과 시장 환경에 최적화한 제품을 현지 생산을 통해 적기에 공급함으로써 미국 프리미엄 세탁기 브랜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신공장이 가동된 이후에도 한국의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물량은 변동이 없다. 테네시 클락스빌과 경남 창원이 양대 생산기지가 되는 셈이다.

조성진 LG전자 대표(부회장)는 "6년 이상 검토해 온 미국 생산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테네시주에서 찾았다"며 "주요 전략시장인 미국에서 지속 성장을 위해 현지 생산체제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는 물론 차별화된 제품과 마케팅 투자를 통해 고객이 선망하는 1등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