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내놓은 '대연정'을 놓고 야권 대선주자 간 공방이 뜨겁다. 여소야대 구도 속 협치가 필수라는 안 지사의 주장에 대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 등이 반발하고 나서면서다.
안 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가 운영에 있어 노무현 정부 때 못 다 이룬 대연정을 실현할 것"이라며 "원내 다수파를 형성해 그 다수파와 함께 대연정을 꾸리는 게 노무현 정부 때 구상했던 헌법 실천 방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 전 대표는 다음날 "새누리당 또는 바른정당과의 대연정에는 찬성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제안한 대연정에 대해서도 "나중에 우리 지지자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었다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바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5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연정은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저버리고 친일·독재·부패 세력에게 '탄핵이 되더라도 살 길이 있다'는 구조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 시장은 "안 지사는 대연정 제안을 철회하고 다음 주 토요일 광화문 촛불 앞에 나와 국민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문 전 대표를 향해서도 "(안 지사에게) 대연정 철회를 공식 요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안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섣불리 선거 전 연정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게 우려스럽다"며 "새누리당, 바른정당은 박근혜 정권 실패에 책임이 있는 세력이다. 다음 정권을 꿈꾸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공세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안 지사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당내 경선에서 안 지사와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이 시장의 비판 수위가 다른 주자들에 비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안 지사는 "저의 대연정 발언이 자꾸 곡해되고 있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누가 대통령이 되던 의회와 협치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재벌개혁을 통과시키려 해도 의회에서 과반, 안정적 다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 법은 통과를 못 시킨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대연정) 대상이 새누리당일지, 바른정당일지, 누구 당이 될 지에 대해 우리 당 대표들이 의회의 안정적 과반을 점하는 과정에서 논의해야 할 주제"라며 "그 문제 하나 가지고 30년 민주화 운동 소신과 원칙의 정치인, 안희정을 폄하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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