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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이후 최악"…시멘트 업계 '생존 위기'


시멘트협회, 1~2월 내수 전년 동기 대비 24.8% 급감
설비 가동 중단해도 내수 부진에 재고 쌓이며 위기감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시멘트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올해 내수 출하량이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4000만톤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전경. [사진=한일시멘트]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전경. [사진=한일시멘트]

주요 시멘트업체를 회원으로 둔 한국시멘트협회는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가 전년 동기 대비 24.8% 급감한 445만톤에 그쳤다고 24일 발표했다. 최근 5년간 1~2월 내수 판매중 가장 낮은 수치다. 정점을 찍은 2023년 약 712만톤과 비교해 보면 2년만에 무려 37.5%(267만톤)가 감소했다.

업계는 이번 1~2월 실적의 흐름을 이어 올해 내내 내수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당초 업계가 예상한 연간 내수 4000만톤 달성을 위한 1~2월 출하량 500만톤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초 두달간 시멘트 내수 출하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야기한 경기침체와 국제 공급망 교란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20~2022년에도 600만톤 내외를 유지했고, 2023년에는 712만톤에 달한 바 있다.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지난해부터 출하량이 급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4000만톤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내수 4000만톤은 지난 1991년 4420만톤으로 처음 4000만톤대에 진입한 이래 외환위기 시기에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적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1991년 당시 내수 4420만톤과 올해 예상 내수 4000만톤은 단순 수치 비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며 "고속성장을 실현하던 1991년에는 생산능력(4361만톤)을 초과 달성한 수요이지만 현재는 약 6200만톤 생산능력 대비 내수가 쪼그라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멘트산업이 쇠퇴기로 접어들었다는 위기감 마저 생길 정도로 시멘트업계 임직원이 갖는 심리적 공황은 상상 이상"이라고 언급했다.

시멘트 수요 감소에 업계는 일부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달 재고(클링커+시멘트)는 약 340만톤으로 저장능력(379만톤, 클링커+시멘트 합산) 대비 약 90%에 육박하는 등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라인 6기중 2기를 가동 중단했고 다른 시멘트업체 역시 저장시설 용량이 초과해 일부를 임시방편으로 야적하는 등 시멘트 생산을 줄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수기에 접어드는 내달에도 내수 부진 여파에 생산라인 일부를 추가 가동 중단하는 업체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전경. [사진=한일시멘트]
연도별 1~2월 시멘트 내수(출하) 실적(2020~2025). [사진=한국시멘트협회]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국제 유연탄 가격 하락 등 원가 절감요인이 모두 희석된 상황"이라며 "건설경기가 회복하지 않으면 시멘트업계 경영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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