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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선 사령관' 노상원, '장군 인사 개입'…비상계엄 참여


김용현 국방장관 내정자에 "문상호 유임" 조언
문상호, '군무원 군사기밀 중국 유출'로 인사 대상
김용현, 장관 취임 후 유임…노씨, 정보사 본격 개입
지난해 9월부터 중앙선관위 점거 등 기획·지시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12·3 비상계엄' 비선라인 핵심인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씨가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노씨가 퇴임 이후에도 장군 인사에 개입하고, 사조직에 가까운 비선 수사단을 만들어 불법 비상계엄의 한 축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를 실질적으로 기획·지휘했다고 판단했다.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4.12.24 [사진=연합뉴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10일 노씨를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노씨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구속기소)과 공모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킬 목적으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비상계엄을 일으킨 혐의다.

검찰 조사 결과 노씨는, 대통령실 경호처장으로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김 전 장관에게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유임하도록 조언했다. 문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의 전임자인 신원식 국방부 장관(현 국가안보실장) 시절 정보사 군무원이 중국으로 군사기밀을 유출한 사건으로 문책성 인사조치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12.3 superdoo82@yna.co.kr [사진=연합뉴스]

김 전 장관은 실제로 지난해 9월 4일 국방부 장관 취임 직후 문 사령관을 유임시켰다. 이로써 노씨는 문 사령관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김 전 장관은 문 사령관에게 "노상원이 하는 일을 잘 도와줘라"라고 지시해 노씨의 군 개입을 공식화 했다.

노씨와 김 전 장관은 1989년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에서 처음 함께 근무한 것을 계기로 이후 35년간 막역하게 지내왔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이 육군참모총장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던 2007년 노씨는 비서실 과장으로 근무했다. 2015년 정보사령관으로 취임하기 까지 승승장구했지만 2018년 육군정보학교장으로 보직을 맡은 뒤 여군 교육생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불명예 제대했다.

노씨는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사이 비상계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던 지난해 9월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일까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김 전 장관 공관을 총 20여회 방문했다. 한 달에 5번, 매주 1번 이상 방문한 셈이다. 특히 비상계엄 직전인 11월 30일부터 12월 3일까지 4일 간은 매일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방정보본부 국정감사에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출석해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노씨는 국회기능 마비와 함께 비상계엄의 또 다른 축이었던 중앙선관위 점거를 실질적으로 기획·집행 했다. 그는 계엄사령부의 정식 합동수사본부가 아닌 비선 수사조직인 '제2수사단'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10월부터 문 사령관에게 지시해 정보사령부 소속 요원 40명을 선발하고, 선관위 청사 점거를 위한 구체적 임무를 도출 지시했다.

특히 11월 9일과 17일, 비상계엄 2일 전인 문 사령관과 정보사 참모들을 만나 "계엄이 선포되면 선관위 청사를 신속히 점거하고 부정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방사로 호송하라"고 지시하면서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내가 처리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노씨는 문 사령관에게 중앙선관위 점거와 서버실 장악, 외부연락 차단, 출입 통제 등을 지시하고 방첩사에 연락해 "여기 선관위 현장 지휘관이 있으니 너희들이 오면 인수인계 해줄 것이다. 여기 확보했으니 포렌식을 떠라"고 지시하는 등 방첩사의 선관위 점거에도 개입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사진=연합뉴스]

노씨는 중앙선관위 직원들에 대한 체포도 직접 지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문 사령관과 정보사 참모들에게 비상계엄 선포 전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3개, 케이블타이, 안대, 복면, 밧줄 등을 중비하게 하고 비상계엄선포 다음날 새벽인 4일 오전 5시에 중앙선관위로 출동해 선관위 직원 30명을 잡아 포박한 뒤 수방사 B1벙커로 이송하라고 임무를 하달했다.

노씨는 지난 12월 15일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긴급 체포돼 24일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이후 노씨는 검찰 조사에서 일체의 진술을 거부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비상계엄 특수본은 제기되고 있는 의혹 전반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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