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반도체 패키징의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유리 기판 시장 선점을 위해 삼성전기·SKC·LG이노텍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실리콘·유기소재 대신 유리 코어층을 채용한 것으로, 미세회로 구현에 용이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한 게 특징이다.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더 매끄러워 노광장비로 더 많은 초미세 선폭 회로를 그릴 수 있어 반도체 성능이 두 세대 이상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SK 전시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SKC의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보이며 "방금 팔고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 전시관 방문 전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에 유리기판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도 뒤따랐다.
인텔, AMD, 브로드컴에 이어 엔비디아도 차세대 반도체에 유리기판을 도입하면 시장 규모도 확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C는 유리기판 사업 투자회사인 앱솔릭스를 설립하고 세계 최초로 미국 조지아주에 코빙턴 유리기판 제1공장을 준공했다. 지난 연말에는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도체과학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7500만 달러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 달러를 지원받기도 했다.
삼성전기도 미래 신사업으로 유리 기판을 꼽았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세종사업장에 유리 기판 파일럿 라인을 구축했고, 오는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특정 고객을 언급할 순 없지만 여러 고객사와 협의 중"이라며 "올해 2~3개 고객에 대해서는 샘플링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멀티레이어코어(MLC) 기술을 적용한 유리기판을 개발 중이다. MLC는 기판 뼈대 역할을 하는 코어 소재 구성을 다양화해 신호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문 산하 '반도체 기판용 글래스 코어 개발' 직무 인원을 충원하는 등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2023년 71억 달러(약 10조4057억원)였지만, 오는 2028년 84억 달러로 18%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 3사 외에도 한국첨단소재, 코닝 등이 유리기판 소재 개발에 한창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유리기판 관련 소재, 장비 기업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신코, 대만 유니마이크론, 오스트리아 AT&S가 유리기판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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