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전국에서 먹거리, 생필품 등의 구호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같은 물품을 챙겨가는 '얌체족'도 등장해 논란이다.
참사 11일째인 8일 무안공항 청사 1∼2층 대합실에는 먹거리, 위생용품 등 각종 물품을 무료로 나눠주는 부스가 운영되고 있다.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무안공항에 머무르고 있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김밥, 컵라면, 물티슈, 생수, 칫솔, 양말 등이 전국에서 기부된 덕분이다.
참사 이후 한국여성농업인 무안군연합회 회원들이 떡국 3000인분을 유가족과 소방·경찰 관계자 등에게 나눠주고,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가 200여개의 텐트를 설치하는 등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 한국전력공사 등 소속 사회봉사단 등 기업 봉사자들도 가세했다.
공항 내 카페와 편의점에는 유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음료 등을 선결제하는 기부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선행을 악용해 물품을 챙겨가는 사례도 발생해 우려를 사고 있다.
부스 운영 단체들은 유가족, 지원 인력 등의 불편함이 없도록 각종 물품을 조건 없이 내어주고 있는데, 이를 챙겨가는 '얌체족'도 나타난 것.
수도권에서 무안공항까지 찾아온 추모객이 합동분향소를 참배한 뒤 컵라면, 음료수, 물티슈, 화장지, 세면도구, 보건용 마스크 양말, 속옷, 수건 등 생필품을 쓸어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아직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는 못했는데, 구호품 제공 부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일이기는 하다"며 "구호품이 엉뚱한 사람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상주하는 단체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을 위해 기부를 했다는 한 누리꾼은 "물품을 보낸 입장으로서 유가족과 자원봉사자 분들이 아닌 다른 분들이 가져간다고 하니 씁쓸하다"며 "어렵겠지만 물품이 제대로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얌체족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삼풍백화점 때도 무너진 건물에 들어가 옷을 훔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럴 거면 왜 추모하러 갔는지. 괜히 순수한 마음으로 간 추모객들까지 욕 먹이는 짓" "가족을 잃은 유족들 주려고 둔 물건을 가지고 가고 싶은지" "남이 비통하고 슬퍼도 자기 이익만 챙겨보겠다는 심리, 그것 참 대단하다" "그래도 어느 정도 시민의식이 올랐다 생각하는데 아직도 시민의식이 결여된 사람이 있었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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