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도 '될놈될'(될 놈은 된다는 뜻의 조어)로 평가받는 강남3구의 분양이 지난해보다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해지는만큼 청약 점수가 높아도 당첨 확률을 높이도록 분양 단지의 입지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주택형 등을 세심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8일 업계와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분양 예정 물량은 2만1719가구로 추산된다. 이 중 4896가구, 22.5%가 강남3구에서 나오는 물량이다.
지난해 서울에 2만6484가구가 공급됐으며, 이 중 강남3구 물량이 46.2%(1만2248가구)였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강남3구는 용산구와 함께 서울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몇 안 되는 지역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시세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당첨만 되면 바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강남권 분양이 많았던 지난해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54.5대 1로, 지난 2021년(164.13대 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해에는 강남권에서 나온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8개였지만 올해는 용산구 물량을 포함해도 절반 수준에 그칠 수 있다"며 "여기에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고 일반 분양 물량을 추려내면 반의 반 정도 수준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강남권 물량이 더 귀해진만큼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서초구에서는 당장 이번달 '래미안 원페를라'가 출격 대기 중이다. 지난해 분양 예정이었다가 올해로 이월된 물량이다.
방배6구역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페를라는 1097가구의 대단지로 7호선 내방역과 방배동카페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지난해 분양한 방배5구역 '디에이치 방배'가 내방역을 기준으로 남쪽이라면 래미안 원페를라는 북쪽 입지다.
전통적인 부촌으로 꼽히는 방배동은 지난해 연이은 청약에도 청약 경쟁률이 높았다. 디에이치 방배는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90.28대1을 기록했다. 단지 규모가 작은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는 일반 공급 물량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482.8대1에 달했다.
방배동에 예정된 물량으로는 오는 9월 방배삼호3차(12,13동) 120가구도 있다. 서초구 서초동에서는 신동아아파트를 재거축한 '아크로 드 서초' 1161가구가 올해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1차를 재건축하는 '반포더샵 오퍼스(OPUS)21'(275가구)은 오는 10월 청약접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강남구에는 GS건설이 시공하는 역삼동의 은하수아파트 재건축 230가구가 오는 3분기에 나온다. 금호건설의 도곡동 가로주택정비사업 82가구는 내달 분양 예정이다. 대치동에서는 오는 12월 남서울종합시장정비사업 90가구가 일반에 공급될 계획이다.
송파구에서는 미성크로바 아파트를 재건축한 '잠실 르엘' 1865가구가 상반기 중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한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와 바로 나란히 붙어있는 단지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해 잠실 래미안아이파크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268.7대1에 달했다.
이밖에도 올해 분양 물량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방배 포레스트 자이(방배13구역)' 2217가구, '방배 르엘(방배14구역)' 487가구의 청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포동에서는 '래미안 트리니원(반포3주구)' 2091가구,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반포124주구)' 5002가구 등도 언급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중 하나인 용산구에서는 현대건설이 짓는 '더파크사이드서울' 420가구가 올해 상반기에 공급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대표는 "청약 점수가 높은, 이른바 '고스펙' 청약자라면 이런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노릴 필요가 있다"며 "스펙이 낮거나 요행을 바라기 어렵다면 눈높이를 낮춰 지난해 공급된 '힐스테이트 등촌역'처럼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는 아니어도 향후 수요증대가 기대되는 단지에 청약 접수를 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약점수가 높다고 한 단지만 노리다가 당첨 되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며 "여러 단지의 주택형, 일반 분양 물량, 경쟁률 등을 고려해 청약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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