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12일 오전 5시 45분께 김종률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긴급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에서 김 위원장의 차량이 발견됐으며, 차량 안에는 휴대전화가 남아 있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오전 3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서로 보이는 글을 남겼다.
김 위원장은 이 글에서 "이 땅의 서민, 농민, 어렵고 소외받는 분들 눈물을 닦아주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정치를 하고 싶었는데 부족하고 어리석은 탓에 많은 분들에게 무거운 짐만 지우게 됐다. 과분한 사랑으로 맡겨주신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민주당과 당원 동지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도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인근 요트 선착장에서 김 위원장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을 발견, 한강에 투신한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오전까지 시신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이번 사건은 줄기세포 관련 기업 알앤엘바이오가 금융감독원 윤모 연구위원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지난 11일 검찰 조사를 받은 것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위원은 2011년 초 금융감독원 회계서비스 2국장으로 일할 때 알앤엘바이오의 부실 회계처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5억원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지난달 30일 구속됐으나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11일 석방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알앤엘바이오 고문을 지낸 김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윤 위원에 돈을 전달하지 않고 '배달사고'를 냈다고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윤 위원에 돈을 전달했다고 한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거짓 진술로 윤씨와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고 말하는 등 힘겨워 했으며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주변에 '괴롭다'는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한 지인에게 '죽고 싶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 메시지를 받은 지인이 경찰에 신고해 경찰이 김 위원장을 찾던 도중 한강 둔치에서 김 위원장의 차량이 발견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 17대에 이어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러나 2009년 단국대 이전 사업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추징금 1억원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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