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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네트워크 장비 보호책에 외국계 기업들 '울상'


미래부의 국내 네트워크 장비 기업 육성책에 촉각

[김관용기자]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공석에서 국산 장비의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

미래창조과학부가 국산 네트워크 장비 산업 육성책을 본격화하면서 외국계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들의 불만과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정부의 국산 장비 보호 정책으로 자칫 한국에서의 영업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특히 "국산 네트워크 장비의 홍보대사가 되겠다"는 미래부 윤종록 차관의 발언 이후로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기업들은 바짝 움추린 상태로 정부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네트워크 코리아 2013' 행사에서 윤종록 차관은 "공공기관의 국산 네트워크 장비 도입률이 21.8%에 불과하다"면서 "스스로가 국산 네트워크 장비 홍보대사가 되어 공공기관의 국산 장비 도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그는 "네트워크 장비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IT네트워크 장비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했다.

옛 지식경제부에서 미래부로 네트워크 장비 산업 정책 기능이 이관되면서 현재 미래부는 국산 네트워크 장비 산업 활성화를 위한 IT네트워크 장비 경쟁력 확보 방안을 수립중이다.

미래부는 생태계 강화,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명품 네트워크 장비 육성, 해외 마케팅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는 추진 계획을 수립, 오는 7월께에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국산 네트워크 산업 활성화 정책이 속도를 내자 국내 네트워크 장비 시장을 주도해 온 외국계 기업들은 잇따라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한 외국계 네트워크 업체 관계자는 "통신서비스 사업자를 비롯한 민간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네트워크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각종 장비들을 도입해 최적화된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할 수 있지만 공공기관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공공기관의 국산 장비 도입률이 22%에도 못미친다는 수치만을 보고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편다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외국계 네트워크 기업 관계자도 "한국 네트워크 시장에서 외산 비율이 높은 이유는 국내 기업들과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력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단편적 측면만을 보고 국산 장비 도입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용량 광전송장비(ROADM)와 캐리어 이더넷(carrier ethernet) 등의 고사양 장비의 경우 외산 장비 비율이 앞도적으로 높으며 국산은 주로 가입자망 장비나 중계기 및 펨토셀 등의 저사양 장비에 편중돼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 장비 구매 실적을 조사한 민주당 전병헌 의원실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가 구입한 고가 전송장비의 경우 지난 2009년 총 102대를 구입한 실적 중 국산은 8대에 불과했다. 2010년에도 65대 중 국산 장비는 13대만 도입됐으며, 2011년에는 1천722대 중 52대 만이 국산이었다.

캐리어 이더넷 장비도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는 국산 도입 실적이 전무했으며, 2011년 들어서야 전체 9천341대 중 2천522대가 도입됐다.

이와는 반대로 비교적 값이 저렴한 가입자망 장비의 경우 국산이 97.2%를 점유하고 있었으며, 이동통신 장비는 100%가 국산 장비였다. 교환장비 중 국산 점유율은 99.7%나 됐다.

국내 네트워크 장비 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산 장비 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됐다고는 하나 아직 외산 장비와 경쟁할 수준은 아니라는게 객관적 평가"라면서 "전체 장비 대수 기준으로야 국산 비율이 70%까지 올랐지만 가격 면에서는 30%에도 못 미친다"고 전했다.

한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 고위 임원은 "무조건 외산 장비를 배척하고 국산 장비만을 도입한 후 성능을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이 협업하는 상생모델을 만드는 방향으로 정부가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관용기자 kky144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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