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사전피임약 전문약 전환 시 헌법소원"

[정기수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일반의약품인 사전피임약을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할 경우, 헌법소원을 추진해 정부에 강력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일반의약품은 의사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으나 전문의약품으로 전환될 경우 의사처방 없이는 약국에서 구입이 불가능하다.

앞서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사전피임약을 전문의약품으로, 사후피임약(응급피임약)을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하는 의약품 재분류(안)을 발표한 바 있다.

경실련은 10일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제시한 의약품 재분류안에서 사전피임약의 전문의약품 전환을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실련은 또 "사전피임약은 40여년간 약국에서 구입했고, 구체적 부작용 사례도 보고되지 않은 만큼 전문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것은 여성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임은 여성 스스로 선택과 책임을 가지는 권리로, 교육을 포함한 피임 관련 정책의 개발과 피임약의 접근성 제고는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정부가 더 이상 교육 등 피임관련 정책 부재의 문제를 의료인의 독점권 유지라는 방식으로 여성들에게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전가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다만 사후피임약의 일반의약품 전환과 관련해서는 "원치 않는 임신과 그로 인한 여성의 건강상 위험을 줄이는 실천적 방안을 제시했다"며 "긴급성과 접근성을 높인 타당한 결정"이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