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노조가 신임 원장 선임을 앞두고 3배수 후보에 올라 있는 특정 인사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KBSI 노조는 14일 '출연연 원장 자격기준 적용에 문제를 제기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연구기관 역사상 전례없는 비전공자가 3배수 후보에 추천됐다"며 원장 선임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후보 추천과정 회의록 공개와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NST의 원장 초빙 공고문에도 '해당 분야 연구개발에 관한 전문경력, 탁월한 연구실적, 전공 등을 보유한 사람'이 제1자격기준으로 명시돼 있다"며 과학기술분야 출연연을 NST가 관장하는 체제가 출범한 이후 과학기술 분야 및 이공계 전공자가 아닌 사람이 기관장에 임명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NST는 지난 8월 22일 KBSI 원장 초빙 공고를 냈으며 9월 30일 원장후보자심사위원회를 열어 박구선 KISTEP 명예연구위원, 윤혜온 KBSI 전문연구위원, 최종순 KBSI 책임연구원 등을 최종후보로 선정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KBSI 노조가 후보자 자격에 의문을 제기한 대상은 박구선 명예연구위원이다. 박 위원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정책기획본부장과 부원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6월 퇴임한 과학기술정책전문가다. 2011년 이명박 정부의 과학기술위원회에서 외부공모직인 성과평가국장으로 일했으며 2018년부터 3년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을 지냈다.
KBSI는 연구시설·장비 및 분석과학기술 관련 연구개발, 연구지원 및 공동연구 수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공공연구소의 대형 연구시설과 장비 관리가 주요 업무로, 충북 오창에 건설할 방사광가속기도 KBSI 소속이다.
노조는 "박구선 후보는 국가과학기술 분야의 관료엘리트로 큰 성취를 이룬 분이 분명하지만 이 경력들이 국가과학기술의 핵심연구를 직접 현장에서 수행하는 출연연구기관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필수 자격기준을 프리패스로 통과하는 것은 아니"라며 NST의 해명을 촉구했다.
한편 KBSI 노조는 이와 비슷한 논란에서 흔히 사용하는 '낙하산'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이유를 묻자 "그 후보가 낙하산인지는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우리 연구소를 잘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NST는 현재 KBSI를 비롯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등 3개 출연연 원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세 연구소 모두 3배수 후보를 확정하고 최종 이사회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NST 관계자는 오는 28일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지만 3개 출연연 원장 선임 건이 상정될 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