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행하는 '왕홍 마케팅', 이제는 검증할 때


너도나도 왕홍모시기…"마케팅 효과나 기법 정립이 필요한 시기"

[유재형기자] '왕홍' 마케팅이 중국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인 기업들 사이에 화두로 떠오르면서 수행 방식에 있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업성을 기반으로 한 검증되지 않은 왕홍 마케팅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케이뷰티는 주력 시장인 아시아를 넘어 미국 등지로 수출이 증가하며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약 28억 달러로 이미 지난해 총 수출 실적인 24억 달러를 훌쩍 넘어선 상태다.

그렇지만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후 중국과의 무역관계에서 이상 신호가 감지되며 '한류'를 타고 이제껏 승승장구해온 케이뷰티 업계에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 정부의 통제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로운 개인 SNS방송에서 활약 중인 1인 미디어 왕홍이 이를 극복할 마케팅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왕홍이 인기와 부를 거머쥐면서 과거에는 자신의 개성이나 관심 영역을 공유하는 컨텐츠형 왕홍이 인정받았다면 현재는 웨이보를 통해 상품을 홍보하고 타오바오샵과 직접 연결해 상품을 판매하는 마케터형 왕홍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거느린 수많은 팬과 판매 영향력을 기대한 한국 기업들의 왕홍 모시기 경쟁도 치열하다. 화장품과 의류 분야에서 왕홍이 일으킨 경제규모는 1천억 위안, 우리 돈 18조원에 이르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에게 왕홍은 매력적인 존재인 것만은 사실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칭해 '왕홍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었지만 한편에서는 왕홍의 지나친 상업성이 소비자의 불신을 부르다는 지적도 있다. 왕홍의 성장배경에는 상품을 사용해 보고 후기를 올리면서 장단점을 솔직하게 적고 설명한다는 순기능이 있었지만 '프로' 왕홍의 출연은 홍보나 판매에만 치중한 나머지 순수성을 의심받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 왕홍을 육성하고 관리하는 업체들의 난립이 검증되지 않은 왕홍을 양산하고 이들을 기업과 연계하며 수수료 장사에 열중한다는 불만도 제기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케이뷰티와 연계한 왕홍마케팅 폐해에 대해 그간 한국 화장품 산업의 경쟁력이 '품질'에 있었지만 질 낮은 제품이 왕홍의 힘을 빌려 쉽게 유통되고 가공된다면 결국 한국 상품에 대한 전체 이미지를 실추 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왕홍 마케팅이 중국 진출 성공요소로 포장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왕홍을 보는 시각이 인터넷상 믿을 만한 친구의 이미지가 아니라 '쇼호스트'화 된다면 그들에게 향한 신뢰도 급격히 실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케이뷰티의 성공은 품질에 대한 자신감과 운영 노하우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조언했다.

또 오는 15일 열리는 '왕홍마케팅의 허와실 '세미나를 준비 중인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급격하게 불어 닥친 왕홍 마케팅 성행으로 기업들이 실제 왕홍을 통해 얻은 이득이 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면서 "왕홍 마케팅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 과정과 마케팅 기법에 대한 정립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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