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융합 시대로]① TV, 인터넷과 케이블이 만나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부는 '합종연횡' 바람

[성상훈기자] 미디어 서비스는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통신 기술, 방송 플랫폼과 융합되면서 수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통신방송 융합시대 쟁점과 이슈, 또 미디어 융합 시대 중심에 선 기업들의 경쟁과 대응 전략 등을 통해 미래 미디어 시장을 전망해 본다. [편집자주]

현재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는 기업간 인수합병(M&A)과 서비스의 통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인터넷TV와 전통미디어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도 속속 탄생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초 글로벌 1위 OTT(Over the Top) 사업자 '넷플릭스'와 북미 최대 케이블TV 사업자 '컴캐스트'가 본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한때 경쟁관계였던 두 기업의 만남은 미디어 시장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미국에서 케이블TV 시청률을 떨어뜨린 주범으로 꼽힌다. 또한 컴캐스트의 타임워너 인수를 가장 강력하게 반대한 것도 넷플릭스였다. 이 두 기업이 협력해 컴캐스트 셋톱박스에서 넷플릭스를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사건인 셈이다.

넷플릭스는 연내 컴캐스트 플랫폼 라이브러리 'X1'에 개별 콘텐츠 형태로 탑재된다. 디쉬 네트워크, 서든링크 등 미국 중소 케이블 TV 사업자가 넷플릭스 서비스를 셋톱박스 형태로 제공한 적은 있지만 넷플릭스가 메이저 케이블TV 사업자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컴캐스트, 앙숙끼리의 만남

업계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셋톱박스 형태의 서비스로 가능하게 된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2분기 기준 미국 넷플릭스 가입자는 4천600만명. 미국의 전체 가구 수를 1억2천만 가구라고 볼때 보급률 38%에 달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용층이 젊은 세대에 집중 돼 있어 계속 성장을 이어가려면 고연령층 고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입이 간단하고, 결국 다채널서비스 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셋톱박스 형태로도 시청이 가능한 것이 중요하다.

컴캐스트 역시 넷플릭스와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미국 역시 케이블TV 가입자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다 케이블 모뎀(인터넷) 가입자수가 케이블TV 가입자 수를 넘어선 때문이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광대역 수입이 늘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케이블TV 가입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넷플릭스와의 제휴가 필요했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또 넷플릭스가 고연령층을 노려야 하는 시기라면 컴캐스트는 반대로 젊은 세대의 가입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도 이 같은 변화에 한 몫했다.

국내 IPTV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도 딜라이브와 손잡고 셋톱박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며 "이와 같은 케이블TV와 같은 다채널 서비스와 정액제VOD 서비스(SVOD)가 빠르게 융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임워너 인수로 미국 2위 케이블TV 사업자로 올라선 차터 역시 연내 넷플릭스와 손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다른 OTT 사업자 훌루 역시 미국 케이블비전의 셋톱박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거세지는 통신-미디어 융합 '바람'

이같은 OTT와 케이블TV의 융합은 콘텐츠 시청 형태를 바꾼다는 점에서 미디어 서비스의 진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통신 서비스와 미디어의 융합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다. 지난해 7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현지 2위 통신사 AT&T와 위성방송 디렉티비간 M&A를 최종 승인했다.

2014년 5월 이같은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 AT&T는 유료 방송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AT&T가 490억달러(54조원)나 들여 디렉티비를 인수한 것은 '동영상 콘텐츠 사업' 때문이다. 유료 TV 가입자와 스마트폰 가입자 성장은 포화상태에 달했지만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다.

AT&T는 이에 그치지 않고 셰닌그룹과 합작해 만든 오터미디어를 통해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사업자 '풀스크린'을 3억달러(3천300억원)에 사들였다. 통신 사업자이면서도 동영상 시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4월 미국 1위 통신사 버라이즌이 MCN 기업 어썸니스TV 지분 24.5%를 1억6천만달러(1천800억원)에 사들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일본 역시 지난 한해 동안 TV와 인터넷의 융합을 통한 서비스 재편이 이뤄졌고, 현재도 '진행형'이다.

지난해 4월 NHK는 종합 TV 뉴스를 인터넷으로 동시전달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에어 서비스가 아닌 'NHN 뉴스웹' 을 통해 뉴스 형태의 동영상만 따로 제공하는 형태다.

일본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시청하는 인구가 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같은 서비스를 론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NHK는 지난해 11월부터 피겨 스케이팅 등 스포츠 프로그램도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후지TV 역시 지난해 4월부터 모바일 전용 뉴스 전문 방송 서비스 '보도국'을 론칭한 바 있다.

후지TV의 경우 지난해 넷플릭스 재팬과 손잡고 오리지널 시리즈를 공동 제작하는 등 OTT 콘텐츠 융합의 첫 발을 뗐다. 이는 후지TV가 자사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FOD'를 확충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아사히TV 역시 일본 통신사 KDDI와 함께 무제한 정액제 VOD 서비스 '비디오패스'를 내놨다.

일본 민방TV 5개사(후지, 아사히, 니혼, 아사히 TBS)가 지난해 10월 TV 프로그램을 모바일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티버(Tver)'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모바일과 융합된 대표 서비스다. 티버는 출시 3주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한 바 있다.

대부분 업계 전문가들은 이처럼 글로벌 미디어 시장이 모바일, OTT와 더불어 통신 서비스와 융합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 이견을 달지 않는다.

김석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모바일방송과 OTT의 성장 등 방송과 통신, 인터넷이 융합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방송서비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는 "시청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의 접목과 끊임없는 혁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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