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혜정기자] 불붙은 결제 서비스 전쟁에 LG전자까지 가세했다. LG전자는 신한카드, KB국민드와 업무 협약(MOU)을 맺고 내년 초 'LG페이'를 출시할 계획이다.
세계 휴대폰 판매 1위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익의 90%를 챙기고 있는 애플은 '페이'(Pay) 서비스를 출시해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구글도 안드로이드페이를 내놓고 OS에 이어 결제 서비스로 플랫폼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세계 5위권 스마트폰 제조사인 LG전자가 합류했다. 단말기 영향력만 따지만 삼성이나 애플에 뒤처지지만 '결제 방식에 구애 받지 않는'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9일 LG전자는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신한카드, KB국민카드와 차세대 모바일 결제 서비스 LG페이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들 카드사 외에도 제휴 회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LG페이 서비스 방식에 대해 공식 출시 전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기존 근거리무선통신(NFC)이나 삼성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차별화될 수 있는 '화이트카드' 방식이 유력하다 보고 있다.
화이트카드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 여러카드의 정보를 입력해 높은 뒤 아무 정보가 들어있지 않은 공카드에 카드 정보를 전송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공카드를 여러 카드 처럼 사용할 수 있고 마그네틱 단말기에서도 결제할 수 있다. 그러나 휴대폰 외 결제 수단인 카드를 들고다녀야 하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LG페이의 화이트카드는 삼성이 MST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결제기 보급률이 낮은 상황에서 장고 끝에 선택한 서비스 방식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 조진호 연구원은 "MST 방식은 삼성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애플페이로 대표되는 NFC 결제 방식은 국내에 보급되지 않아서 내수 시장의 중요성이 큰 LG로선 애플처럼 접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절충안이 화이트카드인데 마그네틱 결제기에서 쓸 수 있는 점은 장점으로 보이는데, 별도의 카드를 들고다녀야 하는 점이 소비자에 따라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카드는 하드웨어나 운영체제 영향력이 삼성이나 애플에 비해 적기 때문에 강구한 방법으로 보인다"며 "범용성은 장점이지만, 지갑 대체 수단으로서 경쟁사 서비스에 비해 활용성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공식 출시 전이라 서비스 방식에 대해서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LG페이는 가맹점 단말기의 결제 방식에 구애 받지 않고 어디서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범용성과 편리성, 보안성을 갖춘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제 플랫폼 전쟁 승자는 누구?
휴대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들은 지난해부터 스마트 결제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자사의 단말기나 OS에 소비자를 묶어 두는 락인(Lock 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NFC 기반의 애플페이를 미국에 출시했다. 지난 7월 영국, 이달 내에 캐나다와 호주로 애플페이 전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애플페이는 NFC 기반 결제기가 대중화 되지 않아 미국 카드 가맹점의 20% 정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게 단점이다. 그러나 애플은 3~5년내 NFC 중심으로 결제 방식이 재편된다고 보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는 트리니티칼리지에서 학생들에게 "다음 세대 영국 아이들은 돈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가 현금 기반의 지불 방식을 대체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갤럭시노트5 출시와 함께 삼성페이 서비스를 개시했다. 삼성페이는 NFC 외에 MST 방식도 지원해 보편화 돼 있는 마그네틱 결제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강점이다. 삼성페이 미국과 한국 카드 가맹점 90%에서 사용할 수 있다.
삼성페이는 국내 출시 두 달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말엔 미국에도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에 '멤버십' 카드 관리 기능을 추가했고, 앞으로 교통카드나 개인간결제(P2P)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구글도 지난 9월 안드로이드 페이를 미국에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안드로이드페이는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6.0(마시멜로)'가 확대되면 본격적으로 삼성, 애플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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