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과 살림 9단 주부의 페이, 뭐가 다를까?


[페이전쟁,소비자의 선택은](하)청소년·살림의 여왕, 맞춤형 페이 제각각

[성상훈기자] 간편결제 춘추전국시대를 맞아 간편결제별 혜택도 천차만별이다. 서로 다른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적절한 간편결제를 찾아 쓰는 요령이 필요한 시기다. 앞서 (중)편에서 온라인을 잘 모르는 중견 직장인, 온라인 쇼핑족, 문화생활 즐기는 청년 등의 사례를 살펴본 데 이어, 이번에는 10대 미성년 청소년과 주부에게 적당한 간편결제 활용 사례를 들여다 본다.

◆청소년도 쓴다…10대들의 맞춤형 간편결제는?

고등학교 1학년인 김정현(17) 군은 최근 간편결제의 세계에 입성했다. 버스카드나 편의점 결제용으로 용돈의 일부를 티머니(T-Money)카드에 충전해 쓰다가 얼마 전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로 갈아탔기 때문이다.

버스로 등/하교를 하는 김 군은 페이코가 깔린 스마트폰을 버스 요금 단말기에 터치해 버스요금을 낸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근거리결제방식(NFC) 유심칩에 선불 충전된 티머니와 페이코가 연결되어 있어 스마트폰을 버스 단말기에 대기만 하면 된다. 친구들과 가끔 햄버거 먹으러 맥도날드나 롯데리아를 가서도 스마트폰을 슥 내밀어 페이코로 계산한다.

"전에는 T머니 카드를 교통카드로 쓰거나 편의점에서 간식 사먹을 때 썼는데, 페이코는 전에 티머니로 하던 것을 다 하면서 서점이나 패스트푸드점, 제과점에서도 쓸 수 있어서 더 편하다"는 게 김 군의 얘기다.

페이코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면 선불형 모바일 티머니카드를 생성할 수 있다. 신용카드처럼 식별번호가 매겨진 이 모바일 티머니카드(선불형)를 페이코 앱에서 결제에 활용하는 구조다.

대부분의 간편결제 앱은 신용카드를 연계해 쓰기 때문에 신용카드 발급이 안되는 미성년자는 간편결제 서비스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다. 그러나 페이코는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결제 시장의 강자 티머니(운영사 한국스마트카드)와 손잡고 티머니결제 서비스의 주이용자 층인 중고등학생들을 간편결제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페이코도 일반 신용카드를 연계한 간편결제를 지원하지만 티머니와의 연동은 다른 간편결제와의 가장 큰 차별점이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부터 GS25, 씨유, 예스24,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 온라인서점을 가맹점으로 두고 있어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생활반경과도 잘 맞는 편이다.

페이코는 현재 홈플러스,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등 전국 10만여 개의 모바일티머니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세력을 확장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서도 CJ몰, H몰, 위메프 등 10만 개의 모바일티머니 가맹점을 시장으로 확보했다. 가맹점 수만 따지면 총 20만개에 달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한 셈이다.

최근에는 실물 티머니카드를 직접 스마트폰에 터치해 모바일 페이코 티머니에 선불 충전하는 베타서비스도 시행중이다.

김 군은 "전에는 자주 꺼내쓰곤 하는 티머니카드를 책가방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어느 틈엔가 흘리고 다닌 적도 많았다"며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페이코 티머니 모바일카드로 갈아탄 후로는 교통비와 용돈 일부를 어머니가 미리 선불로 충전해주셔서 요새는 그냥 스마트폰만 들고 다닌다"고 말했다.

◆'살림 9단' 알뜰주부의 간편결제는?

"어머, 웬 계란이 이렇게 싸?" 전업 주부인 박은희(46)씨는 최근 대형할인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3천700원짜리 계란 15구를 단돈 220원에 판매한다는 할인 안내글을 발견하고 신나게 매대로 달려갔다. 그런데 매대에 붙어있는 메모를 보니 'SSG페이로 결제시'라는 조건이 있었다.

그동안 쭉 신용카드로만 결제해오던 박 씨는 95%의 파격적인 할인 혜택에 끌려 그 자리에서 당장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SSG페이 앱을 다운로드해 설치했다.

익숙하지 않은 간편결제 서비스였지만 알뜰한 주부인 박씨가 이만한 혜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진행하는 할인 행사는 거의 빼놓지 않고 챙기는 '살림 9단' 박 씨는 할인은 좋지만 매번 줄서기 전쟁이 부담스럽던 차에, 이번에는 그저 스마트폰 몇 번 클릭만으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박 씨를 간편결제의 세계에 입문시킨 이 '파격 할인'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벅스 등을 운영하는 신세계그룹이 자체 간편결제인 'SSG페이'의 보급을 위해 시행한 것이다. 유통 강자답게 구매 파워를 이용해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해 고객이 자사의 간편결제를 써보게끔 유도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전략 하에서 이마트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4일까지 이마트계란 95% 할인 행사를 진행행 후, 다시 11일까지 미용티슈 95%할인 행사를 시행하고 있다.

SSG페이로 이마트에서 220원에 15개짜리 계란을 샀던 박 씨는 이마트가 SSG페이와 연계해 추가로 실시한 '3개들이 미용티슈 패키지' 파격할인 때도 역시 220원에 구매하는 기회를 잡았다.

박 씨는 "계란과 미용티슈를 220원에 여러 번 살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1인 1회 한정 행사였다"며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그렇지만 큰 폭의 할인을 받은 데다가, 덕분에 요즘 뜨는 간편결제라는 것이 뭔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사용자가 SSG페이를 이용하려면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앱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이 앱을 띄우면 바코드 스캔 한 번으로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즉, 쇼핑장소가 이마트라면 결제 코너에서 앱을 켜고 바코드만 보여주면 되는 것.

SSG페이 앱에 신용카드를 등록하거나 현금을 충전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신세계 상품권을 포인트로 전환해 현금처럼 써도 된다.

박 씨는 "SSG페이를 깔아놓은 다음부터는 찬거리 사러 갈 때 지갑없이 스마트폰만 주머니에 넣고 가서 카트를 밀고 다니는데, 이게 은근히 편하다"며 "요즘은 같은 아파트 엄마들끼리 간편결제를 주제로 대화하기도 한다"며 "어느 백화점에서 어떤 페이를 써보니 뭐가 좋더라는 얘기를 하는 건데, 롯데 L페이나 현대 H월렛도 조만간 사용해볼 예정"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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