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린 김무성, 오픈프라이머리 출구 모색?

[윤미숙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혁신안 통과 이후 당내 친박계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공천제) 회의론'에도 강력한 추진 의지를 드러내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전날 '국민공천제추진TF'를 긴급 소집해 오픈프라이머리 관철 입장을 밝힌 데 이어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보수혁신특위에서 다수의 참여자들이 공식적인 의논을 통해 도출해 낸 결론이고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으로 확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당론으로 결정될 정도로 절대 다수의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공천권을 국민에 돌려드리는 데 찬성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해 왔다"면서 "그 정신은 어떠한 경우라도 훼손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여건이 당론으로 관철시키는 게 안 된다고 확정될 때에는 그때 가서 또 당의 공식 기구를 통해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당 혼자로는 안 되고 야당과 합의해서 법을 바꿔야 될 일이기 때문에 그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이야기를 처음부터 했다"면서 "그 노력을 마지막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표면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 관철이라는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지만, 여야 동시 도입 무산시 대안 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친박계 맏형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앞으로 이 문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가 어려워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논의가 되야 한다"며 김 대표에 대안 제시를 요구한 바 있다.

이날은 원유철 원내대표까지 나서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혁신안을 통과시켰는데 그 내용을 보면 여야가 함께 오픈프라이머리를 추진하기 어렵다"며 "국민공천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국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거들기도 했다.

김 대표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친박계의 '김무성 흔들기'에는 경계심을 드러내면서도 대안 요구에 대해선 미묘한 입장 변화를 나타낸 데는 오픈프라이머리 회의론이 비단 친박계만의 주장은 아니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서 최고위원의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완전한 오픈프라이머리가 어렵다고 해도 국민에 공천권을 돌려드린다는 취지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찾을 때가 온다"고 했다.

만약 김 대표가 대안 추진으로 입장을 선회할 경우 친박계의 공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야당의 반발이 예고된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적 생명'을 건 만큼 책임도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불거질게 불 보듯 뻔하다.

여기에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의 반발이 더해지면서 당 전체가 내년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 속으로 급속히 빨려들어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