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글로벌 vs 토종 게임 각축 '치열'


[게임, 글로벌 도약 2014] 롤, 하쓰스톤 넘어설 게임은...

[이부연기자]'한국 시장을 넘어서야 글로벌 시장 진출도 힘차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도전 못지 않게 한국 시장에서의 승부 역시 치열하다. 한국의 게임 시장이 이미 글로벌 게임들의 각축장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가 있다. 롤은 무려 74주간 게임 순위 1위를 유지하며 거침 없는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 롤의 기록 행진은 좀처럼 깨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 신작들의 치열한 공세를 무기력하게 만들기까지 했다. 도전을 받으면 받을수록 롤은 더욱 더 강해져 점유율이 치솟는 양상까지 보이는 실정이다.

더불어 블리자드의 신작 '하쓰스톤'도 게임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블리자드의 명성에 걸맞게 하쓰스톤은 이미 출시된 국가에서 대대적인 흥행몰이를 이어가는 중이다.'스타크래프트'로 국내 시장에서 10여년간 선두를 지켰던 블리자드는 롤에게 내준 정상을 반드시 탈환한다는 심산이다.

상황이 이렇고 보니 2014년 한국의 게임 시장은 선두권을 지키는 글로벌 게임들의 수성 전략과 이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국산 게임들의 도전이 이어지며 치열한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게임들의 한판 승부는 2014년 게임 시장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이기도 하다.

◆ 서비스 2년만에 난공불락 정상 사수 '롤'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 '롤(정식 명칭 '리그오브레전드')'은 지난 12월 12일로 국내 출시 2년을 맞았다.

'롤 점검', '롤 경기' 등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롤은 미국 라이엇게임즈가 개발한 AOS(적진점령)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다. 롤은 출시 2년만에 74주 연속 1위라는 신기록을 수립하며 게임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롤은 공식 출시 전부터 30만명 이상의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북미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등 많은 화제를 모았고, 국내에 첫 선을 보인 후 불과 3개월 만에 게임트릭스 온라인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지난 11월 7일에는 45.06%라는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게임도 밟아보지 못한 기록이다.

무엇보다 롤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거의 10년째 지켜오던 국내 온라인 게임 왕좌 자리를 빼앗으면서 시장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e스포츠의 중심은 이제 '스타리그'에서 '롤 리그'로 넘어갔으며, 이제 대부분 출시되는 게임들이 넘어야만 하는 고지가 바로 롤이 됐다. 올 한해 롤에 도전하기 위해 수종의 동종 장르의 온라인 게임이 출시됐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의 한계를 씁쓸히 맛봐야했다.

롤의 인기는 e스포츠를 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롤 리그는 한국을 비롯 북미와 유럽, 중국, 동남아 등 각 지역에서 연중 진행된 후 그해 10월께에 지역별 우승팀을 모아 세계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10월 LA에서 개최된 '롤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의 경우 국내 팬들에게 '롤드컵'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각종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국내에서 연중 개최되는 경기 또한 매 경기마다 만원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일산 킨텍스에서 8천명의 관객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결승전을 비롯해 롤의 경기는 꾸준히 1만 이상의 관객을 모았다.

e스포츠 시장은 제2의 전성기가 도래했다며 반색이다. 특히 지난 6월 15일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롤 챔피언스 스프링 2013'의 결승은 전석 유료좌석제로 진행됐으나 좌석예매 시작 20분 만에 R석과 S석이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경기를 3일 앞두고는 9천797석의 모든 좌석이 매진됐다.

e스포츠업계 관계자는 "롤은 e스포츠도 야구나 축구처럼 유료관람제를 충분히 실시할 수 있다는 점이 증명했다"면서 "과거 e스포츠는 공짜로 볼 수 있는 무료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해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롤의 인기로 인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스스톤', '히어로즈'로 반격 나서는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못지 않게 최근 행보가 눈에 띄는 곳은 블리자드다. 블리자드는 올해 카드 게임 '하스스톤'과 APOS 게임 '히어로즈(정식 명칭 : 히어로즈오브더스톰)'를 동시에 공개하면서 게이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 비공개테스트가 시작된 하스스톤은 게임성만으로 게이머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하스스톤은 지난 10월 비공개 테스트 접속에 접속하기 위한 베타키를 제공했을 당시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진행된 베타키 이벤트 경쟁률이 최고 800대 1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해외 유명 거래 사이트 이베이에서는 베타키 누적 거래액이 13만4천 달러(약 1억 4천만원)에 달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블리자드는 최근에 내놓은 신작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 등이 혹평을 받으면서 과거 '스타크래프트'로 누린 영광을 되찾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하스스톤에 대한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스스톤이 이렇듯 주목받는 이유는 블리자드가 만든 첫 멀티플랫폼 게임이자, 첫 부분유료화 게임이라는 점에 있다.

하스스톤은 무료 게임으로 게임의 주요 구성 요소인 카드를 구매하지 않아도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구성됐다. 내년에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어서 게임 시장에 미칠 파장도 주목되는 상황이다.

사실 블리자드는 지난 수년간 PC 플랫폼으로만 신작을 발표했고 콘솔게임기로도 게임을 출시하려는 시도를 해왔지만 실제로 출시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모바일 등으로 멀티플랫폼화 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블리자드는 내부에 15명의 소수 게임 개발팀을 신설하고 멀티플랫폼 게임 하스스톤을 개발했다.

히어로즈도 기대작이다.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 '워크래프트'와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3종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이 게임들의 캐릭터들을 총출동시켜 무수한 블리자드 팬들의 마음을 홀리는데 일단 성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장르 역시 최근 트렌드를 따른 AOS로 롤의 대항마로가 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히어로즈는 지난 11월 블리자드의 게임쇼 블리즈컨에서 처음 공개됐다. 알파 버전 단계로 공개됐을 뿐이지만 당시 현장에서 2만여명의 팬들이 히어로즈를 2시간 이상 줄서서 기다리며 즐겼다. 한 게임전문가는 "히어로즈는 블리자드가 왜 블리자드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일 될 것이며, 출시되면 게임 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국산 대작 '검은사막', '블레스' 등의 도전

내년에는 국내산 대작들도 속속 출시될 예정이다. 파죽지세인 롤과 높은 게임성으로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블리자드의 신작 속에서 국내 거물급 개발자들이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내놓는 게임들이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릴', 'C9', 'R2' 등을 개발해 연이어 성공시킨 스타 프로듀서 김대일씨가 개발한 '검은사막'이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검은사막은 에너지의 근원인 블랙스톤 차지하기 위한 전쟁을 기본 스토리로 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다. 액션·조작·타격에 중점을 뒀으며, 전체 월드가 개방된 오픈월드 형식으로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큰 규모와 짜임새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일 대표는 "이미 다수의 MMORPG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게임이 이용자들이 플레이를 하고 싶을까를 많이 고민했다"면서 "결론은 기본적인 퀄리티는 갖추돼, 그 위에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검은사막'은 게임 내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자회사 블레스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블레스'도 내년 비공개테스트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약 5년여의 기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재갑 블레스스튜디오 대표를 주축으로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모여 국산 온라인 게임의 재부흥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는 블레스는 그래픽면에서 가장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는 언리언3를 기반으로 높은 자유도를 구현해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계획이다.

한재갑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다양한 동기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있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이 블레스의 목표"라면서 "많은 양산형 MMORPG와 다른, 이제까지 볼 수 없던 게임의 세계를 선사해 국산 온라인 게임의 시대를 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부연기자 b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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