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받기 위해 집착하는 가상세계


[인터넷선진국, 이젠 문화다]⑤격려·칭찬으로 스스로 극복 지원

#1.고등학생 김은현(가명, 16)군은 A 커뮤니티의 무법자다. 하루의 반을 A에 상주하며 A 회원들에 댓글로 폭언을 일삼는다. '가수 H가 자살했다' '배우 B가 이혼했다' 같은 유언비어를 게시판에 게재하는 것도 취미. 참다못한 A 커뮤니티 회원들의 요구로 김 군은 게시판에 반성문까지 올렸지만 반성은 커녕 IP주소를 바꿔 A에 접속하고 있다. 김 군은 이 일들에 대해 "장난"이라며 "관심받는 일인데 재밌다"고 말했다.

#2.상담 선생님의 제안으로 일과표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기용(가명, 14)군은 일과표를 작성하다 평소와 달라진 점을 발견했다. 컴퓨터를 하던 시간에 친구들과 축구를 했고, 하는 동안 컴퓨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것. 컴퓨터를 잊을 정도로 축구에 열중했기 때문이다. 상담 선생님은 컴퓨터 대신 운동을 했다고 칭찬까지 해주셨다. 이 군은 앞으로 컴퓨터를 하는 대신 친구들과 축구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인터넷 중독대응센터 문현실 상담원은 "현실세계에서 타인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가상 공간에서 이 욕구를 채우려는 경향이 강해진다"고 말했다.

인터넷 게임에서 다른 이용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한다거나, 사례1의 A처럼 높은 조회수를 올릴만한 글이나 사진을 게재하는 등의 경우다.

말도 안되는 댓글을 달아 반대 댓글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끼는 이들도 여기에 속한다.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의견을 개진해 관심을 끌어보는 것이다.

전문 상담사들에 따르면 이들 이들은 타인의 인정이나 관심을 얻기 위해 인터넷을 멈출 수 없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댓글뿐만 아니라 유언비어도 유포한다. 지난 2월 울랄라세션의 임윤택 씨가 사망했을 때 쏟아진 악성댓글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이러한 인터넷 중독 현상을 막기 위해선 가족이나 친구들의 지지와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문현실 상담원은 "가족들이 인터넷 시간을 줄이거나 하지 말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일상 생활에서 지지와 격려, 칭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용 군처럼, 정상적인 생활에서 의미를 찾을 때 관심끌기 위한 인터넷 이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문현실 상담원은 "상담을 하다보면 인터넷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이 스스로의 상태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터넷 중독은 심리적인 문제이기 스스로의 '의지'가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며 "본인의 의지 없이는 치료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문 상담원은 '인터넷을 하지 말라', '인터넷 시간을 줄이자'하기에 앞서 본인 스스로 일과표를 작성하게 한다.

중학교 2학년 고미연(가명, 13)양의 경우 상담 선생님의 제안으로 하루 일과표를 작성하고는 깜짝 놀란 경우에 해당한다. 고 양은 학교 집만 오가는 단조로운 동선에, 하교 후 모든 시간동안 인터넷을 붙잡고 있었다. 5시부터 게임3시간, 채팅 1시간, 커뮤니티 서핑 2시간 다시 게임, 채팅...

문 상담원은 "이 과정에서 학교에 머무는 시간 외에 인터넷에만 몰두하는 자신을, 늘 수면부족에 시달리는 이유가 컴퓨터 때문이었음 자각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며 "'자각'의 단계를 거친 아이들은 의지를 가지고 조금씩이라도 인터넷 시간을 줄인다"고 말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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