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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게임 결산-상]넥슨과 엔씨가 손잡은 이유는?


업계에 '위기감' 팽배, 합종연횡으로 위기 탈출 승부수

[허준기자] 올해 게임업계 최대 이슈는 단연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협력이다. 넥슨(일본법인)은 지난 6월8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보유한 지분 14.7%를 인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최대주주 등극은 게임업계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임업계를 양분하다 시피했던 상징적인 회사가 하나로 합쳐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이 농담처럼 '엔씨랑 넥슨이 합치면...' 내뱉던 이야기가 현실화된 것이다.

두 회사는 입을 모아 "한국 게임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이 위기를 헤쳐나가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2012년은 게임산업 역사상 유례없는 격동의 시기였다.

◆외산게임의 공습, 게임업계 실적 부진의 시작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외산게임의 공습과 모바일게임 시대 개막 때문이다.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손을 잡던 시기에 한국 게임업계는 외산게임의 공습에 시름하고 있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전체 온라인게임 시장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토종 신작 온라인게임들은 공개되자마자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존 인기 게임들을 즐기던 이용자들도 외산게임으로 이동하면서 토종 게임업체들의 국내 매출은 점점 하락했다.

그나마 해외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중국이나 북미 유럽에서 탄생한 온라인게임이 한국 온라인게임의 텃밭들을 계속 갉아먹고 있다.

국내 메이저 게임회사 해외사업 담당 임원은 "과거에는 한국 게임을 수입하기를 원하는 해외 업체들의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지만 요즘은 수입보다는 수출을 위해 한국을 찾는 바이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의 두각, 기존 게임회사엔 '위기'

모바일게임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기존 게임업체들에게는 위기로 다가왔다. 컴투스나 게임빌 등 기존 모바일게임 강자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빠르게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기 힘들었던 기존 메이저 게임회사들은 모바일게임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그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때 한발 먼저 앞서나간 소규모 게임업체들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선데이토즈, 파티스튜디오, 넥스트플로어 등이 혜성처럼 등장했지만 이들에게 이용자를 내어준 기존 회사들은 구조조정, 조직개편이라는 카드를 꺼내야만 했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공개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자를 받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엠게임과 와이디온라인 등 중견 게임회사들도 이미 지난 2011년,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실적부진을 타계하기 위해 몸부림쳤다. 넥슨코리아도 모바일게임 회사 넥슨모바일을 흡수하고 조직을 개편, 모바일게임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정부 정책도 온라인게임 업체들에게 짐을 안겨줬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은 청소년들이 즐기면 안되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정부의 지원사업도 온라인게임보다는 모바일게임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지면서 게임업체들에게 쏟아지던 투자금도 많이 줄었다.

전체 게임산업의 10% 정도를 책임지던 웹보드게임에 대한 규제안도 등장하면서 게임업체들은 1년 내내 위기의식에 빠져 지내야만 했다.

◆'살아남기' 위한 '합종연횡' 시작됐다

위기감을 느낀 게임업체들은 2012년을 기점으로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앞서 설명한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협력이다. 두 회사의 장점인 개발력과 마케팅 능력, 해외 수출 능력이 합쳐지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EA나 밸브, 블리자드와 어깨를 견주는 게임회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네오위즈게임즈와 NHN 한게임, 그리고 넷마블까지 소위 '메이저' 게임회사로 불렸던 회사들도 힘을 합치기 시작했다. 넷마블이 한게임과 네오위즈게임즈와 연달아 공동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는 것.

넷마블은 한게임과 스페셜포스2, 모두의마블, 마구감독이되자 서비스 계약을 맺었고 네오위즈게임즈와는 차구차구, 모두의마블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3사의 협력관계 뒤에는 고조된 위기의식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넷마블은 서든어택을 넥슨에게 넘겨주면서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한게임도 테라가 기대만큼 큰 실적개선을 이끌지 못해고 최근 웹보드게임 규제안으로 인해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네오위즈게임즈도 피파온라인3 판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피파온라인2를 잃었고 크로스파이어 재계약 분쟁도 겪으면서 위기감에 휩싸였다.

허준기자 jjoon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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