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차우 교수 "대만의 파생거래세는 특이 케이스"

[이혜경기자] "대만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파생상품 거래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대만에는 자본이득세가 없습니다. 한국과는 사정이 다릅니다."

에드워드 차우(CHOW, Edward H.)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12일 열린 파생거래세 도입 관련 정책 토론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차우 교수는 "대만에서 거래세가 가능한 건 차명계좌 거래가 허용돼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두 차례 자본이득세 도입 움직임에 반대가 심해 결국 도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즉, 대만 국민들은 소득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해 금융실명제가 도입되지 못한 상황으로, 대만의 파생 거래세는 이런 대만 특유의 상황 때문에 도입됐다는 얘기다.

차우 교수는 또 "통상 부유한 사람들이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거래세는 부유층이 아닌 이들도 세금을 내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세에 찬성하는 측은 세수 증대 효과를 얘기하지만, 거래세가 세수를 증대시킨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대만의 경우, 꾸준히 거래세를 인하하고 있는데, 거래세가 낮아질수록 오히려 세수가 늘었다고 전했다.

차우 교수는 특히 "한국 정부에서 투기 억제 차원에서 파생 거래세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투기 억제가 꼭 바람직한 건 아니다"고 지적했다.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이들은 리스크를 감수하려는 사람들에게 리스크를 전가할 곳이 필요합니다. 창업에 나선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 절반이 실패를 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래도 누군가는 성공을 했죠. 리스크를 감수하니까 성공도 하고 실패도 하는 겁니다. 투기가 늘 나쁜 결과만 주는 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