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금융비서③]"넌 아직도 HTS 하니? 난 MTS 한다"


증권업계, MTS 앞세워 스마트 트레이딩 공방전 사활

주가 추이를 보고 관련 뉴스, 증권사 분석보고서 등을 급히 확인해보니 그동안 많이 올라 차익실현 매물들이 나오는 구간으로 보였다. '조금 더 살까?' K씨는 100만원어치 매수주문을 한 후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다.

K씨는 "업무 중 컴퓨터로 HTS(PC용 주식거래시스템)를 띄우면 눈치가 보이는데, 급할 때 잠시 사무실 밖에서 MTS로 확인하고, 바로 조치를 취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MTS는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상징적이면서도 직접적인 스마트금융 구현 도구다. 게다가 MTS는 이제 대세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사용이 확산되면서 온라인 주식거래의 모바일화가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MTS를 중심에 둔 모바일 주식거래 대금 규모와 전체 주식거래대금에서의 모바일 비중은 나란히 상승 추세를 타고 있다. 모바일 주식거래 대금은 지난 2010년 1분기말에 2조8천억원(전체 거래대금 대비 비중 1.48%)에서 최근인 올 2분기말에는 11조2천억원(비중 6.90%)로 4배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HTS 거래대금과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HTS 거래 대금은 2010년 1분기말에 77조3천억원(비중 40.60%)에서 올 2분기말에는 54조1천억원(비중 33.23%)로 급감했다.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증권사들은 앞다퉈 MTS를 출시하며 고객몰이에 한창이다. 한달간 거래수수료 무료, 스마트기기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와 경품이 무기다. MTS의 색다른 콘텐츠로 눈길을 끄는 증권사들도 많다.

MTS 거래고객에게 전자책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이투자증권, 월 수십만원짜리 주식분석 데이터 서비스를 MTS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메리츠종금증권, 다른 투자자가 뭘 사고 파는지 매매 통계를 보여주는 삼성증권, 개별 투자자가 나름의 기준으로 만든 차트로 종목을 고르면 그 정보를 다른 투자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대우증권, MTS에서 음성인식 종목검색 서비스를 하는 한국투자증권 등 스마트환경에서 가능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모바일 고객들을 유혹한다.

폭발적인 MTS 거래 성장 등 투자자들의 주식매매 패턴 변화는 증권사들에 아주 예민한 이슈다.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증권사들이 많아서다. 증권사들은 MTS 출시 초반에는 MTS 고객 확보를 위해 각종 무료 이벤트를 쏟아내며 출혈 마케팅에 나서는 곳이 적지 않았다.

◆'서비스' vs '싼 수수료'

그러나 이제는 각 사의 입장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낮은 MTS 고객이 늘어나면 오프라인 지점이나 HTS 고객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가 수요잠식(카니발리제이션) 효과다.

대우, 삼성, 우리 등 대형사일수록 부가서비스 차별화를 내세우며 MTS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중소형사들은 낮은 수수료를 제시한다. 즉, 비싼 쪽은 차별화된 서비스, 싼 쪽은 스스로 판단해 투자하는 개인 대상 박리다매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MTS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 증권사는 어디일까. 바로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MTS 거래 시장을 약 30% 점유하며 업계 단독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키움의 독주 속에 미래에셋이 단독 2위권, 그외 나머지 증권사들이 도토리키재기를 하는 형국이다.

키움이 MTS에서 1위에 오른 배경을 살펴보면 이 시장의 특성이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키움은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온라인 증권사다. 키움증권은 HTS거래시장에서도 1위 증권사인데, HTS 고객들이 MTS로 상당수 연결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MTS는 키움증권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HTS에 이어 모바일이라는 또 하나의 채널을 얻어 추가 수익원이 열린 덕분이다.

MTS의 최대 강점은 언제 어디서나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는 편의성일 것이다. 여기에다, MTS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제는 공모주 청약, 분석보고서 열람, 각종 금융상품(펀드, ELS 등) 정보 조회의 창구로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그야말로 '손안의 증권사'가 현실화되고 있다.

MTS가 신천지로 떠오르면서 업계에는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공세에 나선 대표적인 증권사는 SK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스마트기기의 푸시알람 기능을 이용한 빠른 시세정보 서비스를 개발해 일찍이 특허를 내고,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은 경쟁사들에 경고장을 발송해 으름장을 놨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고객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특정 증권사가 독점하는 것은 문제"라는 시각과 "선점한 이에게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증권업계, "MTS 시장 더욱 성장할 것"

향후 MTS에 대한 전략과 시장의 방향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의 전윤호 이비즈팀장은 "향후 모바일 주식거래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다시 재편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 IT본부 유용환 전무도 "스마트기기 시장은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는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MTS는 추가가 아닌 메인 매체급으로 꽤 영향력 있는 매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의 장효선 애널리스트는 "MTS 시장은 이미 온라인 증권사에 유리한 구도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비(非)온라인 증권사들을 위한 생존전략으로 ▲모바일용 독립브랜드 개발 ▲자산관리와 IB사업 강화 등 브로커리지에 휘둘리지 않는 비즈니스모델 강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