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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매니아들의 해방구"...넷매니아즈의 손장우 박사


 

"컴퓨터 하드웨어의 한 구석에 방치되고 있는 정보가 많습니다. 자신도 컴퓨터 어디에 저장해놓았는지 모르는 정보가 빛을 못 본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정보 공유'의 정신을 표방한 전문 사이트 '넷매니아즈'(http://www.netmanias.com)를 운영하는 손장우 박사는 네트워크 전문가들 사이에서 유명인이다. 그들의 메카와 그들의 무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사이트를 통해 2년 사이 부쩍 높아진 인기 때문일까? 그는 2개의 명함을 갖고 다닌다. 하나는 그가 재직중인 국내 네트워크업체의 명함. 또 하나는 넷매니아즈의 창립자 명함이다.

네트워크라는 특정 분야의 전문 사이트라고 가볍게 볼 게 아니다. 현재 회원수는 1만5천300명이 훌쩍 뛰어넘었다. 하루 방문자 수도 1천명은 거뜬하다. 사이트 내 저장 용량만 하더라도 30GB에 이른다.

이 모든 게 '영리'와는 관계없이 네트워크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모인 사람들이 이뤄낸 성과다. 게다가 자발적으로 사이트 운영에 참여한 사람들도 많다.

자신의 연구분야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기술의 트랜드를 기술하는 기술백서 에디터만 해도 무려 36명. 자주 방문하는 웹 사이트를 공개하는 웹 서퍼의 인원도 28명에 이른다.

이 곳에서 다루는 네트워크 분야도 다양하다. 손장우 박사를 비롯한 에디터들이 작성하는 기고문의 분야도 라우터, MPLS 등 13개다. 또 네트워크업체 관계자들이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른을 벌이는 스터디 그룹도 테라비트 라우터를 시작해 현재 15개가 운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사이트를 지원하겠다는 후원업체도 생겼다. 레드백, 기가링크, 데이콤, 컴버지솔루션스, 라오넷, 드림라인, 노텔네트웍스 등 국내외 네트워크업체들이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납입하고 있다.

이 사이트가 네트워크 종사자와 관련 업계로부터 집중 조명받으면서 성장하자 외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벤더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빠졌다고 e메일을 보낸 외국 벤처들도 있습니다. 또 무려 15개 이상의 연구실이 대학원 연구실 리스트에서 빠졌다고 기재해줄 것을 요청할 정도입니다. 연구실의 요청이 많은 게 알고보니 여기 명단에 있으면 각종 지원을 받는데 유리한 게 있었더라구요."

손장우 박사는 이 사이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고 말하고 있다. 결코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으며 이곳의 회원들이 모두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영리적인 목적이 있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기에 더욱 값어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 국내 회사가 이 사이트를 구입하겠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그 회사는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3년 간에 걸쳐 네트워크 사이트를 구축해왔지만 실효가 없었기에 넷매니아즈를 인수하고 싶어 했습니다."

정보는 모일수록 값어치가 더욱 빛나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정보의 남용은 그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는 "모 업체로부터 강의를 부탁받은 한 교수가 넷매니아즈 사이트에서 제 자료를 다운로드받아서 강의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희와는 사전에 논의된 적이 없어서 무척 당황했습니다"라며 씁쓸해 했다.

한 국내 벤처업체는 이 사이트 내에 있는 소스코드로 응용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최초'라는 식으로 자랑해 정보 공유의 폐해를 절감하기도 했다.

그는 급기야 지난해 사이트를 폐쇄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안내문과 함께 게시판 하나를 사이트에 올렸다. 그렇지만 2주 후에 그는 사이트를 다시 열었다. 그는 한 회원이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고서 "가슴이 철렁내려 앉았다"고 말했다.

"이 사이트를 손장우씨가 만들었다는 이유로 당신의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되며 여기는 정보를 공유하려는 이들의 사이트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 글을 봤을 때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 곳은 정보의 갈증을 느끼는 이들의 해방구입니다. 누구의 소유물도 아닌 것이지요."

그는 지금 넷매니아즈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네트워크의 전문성에 치우치다 보니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판단, 종전의 '전문성'에 '보편성'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손장우 박사는 올해 8월 '광 메트로 이더넷'이란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고, 또 초보자들도 네트워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동영상 생방송 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넷매니아즈는 후원업체의 격려금과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 사업, 그리고 손장우 박사의 외부 강의, 각종 기획서 작성 비용으로 충당되지만 기자재를 마련하기에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

"부메랑 효과라는 게 있죠? 던지면 다시 되돌아오는 부메랑이요. 네트워크 매니아를 통해 양질의 인력이 사회에 나가면 기업의 기술발전에 도움이 됩니다. 또 기업체들이 넷매니아즈에 많은 관심을 가져준다면 보다 많은 인력들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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