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묘수를 찾아라]게임은 일자리의 '보물창고'


종사자 연평균 9% 가까이 증가, 청년실업 해소 최적 인식 가져야

우리나라 대표 게임회사의 하나인 넥슨이 오는 14일 일본 증권시장에 상장한다. 발행주식수는 총 4억2천만주, 우리돈 8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넥슨 창업자 NXC의 김정주 사장. 배우자와 합쳐 넥슨의 지주회사 NXC 지분 69.15%를 보유한 김 사장은 전례가 없는 최단기간 수조원대 가치의 재력가 반열에 올라선다. 그가 게임시장에 발을 디딘지 10여년 만이다. 넥슨은 국내외를 통틀어 2천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또다른 스타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 김택진 사장은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를 창단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게임회사가 프로야구단을 창단하다니...'

지난해 매출 6천여 억원. 매출의 30% 이상이 수익이다. 이 회사 역시 10여년사이 게임 개발자라면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회사가 됐다. 엔씨에는 2천552명의 전문가들이 전세계를 유혹할 게임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정주, 김택진 사장의 성공 신화는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을 게임세상으로 이끌고 있다.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블루홀스튜디오의 장병규, 게임빌의 송병준 등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 출신 스타급 대표들이 속속 이름을 알리고 있다.

스타급 CEO 일부가 게임산업 전체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젊은 인재들이 소프트웨어(SW)나 게임 등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반가워한다.

지난 2009년 게임산업 전체 종사자(상장사 기준)는 8.5% 증가했다. 2011년 올해 2분기 기준으로도 8.6%가 늘었다. 청년실업의 문제가 사회적 난제가 된 지금 게임 업계에는 인재확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게임산업은 '일자리의 보고'인 것이다.

◆'고급 인력들' 게임으로 향하다

게임산업의 앞날을 밝게 하는 것은 ‘고급 인력’들의 진출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IT분야의 전통적 강자였던 통신, 반도체, 대기업 IT서비스회사 등으로 향했던 인재들은 이제 게임분야로도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리크루팅 업체 더리스트의 장은정 대표는 "인재들이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이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성장 이후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 '한국 게임이 재밌다더라' 하는 입소문이 나면서 인재들도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업계에선 미국 동부의 아이비리그, 명문대 MBA 출신들과 카이스트, 서울대공학과 출신 졸업생의 절반 가량이 게임 업계로 진로를 택하고 있다"며 "다른 산업군과 달리 게임산업에는 말하자면 '대박'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나 하이닉스같은 반도체 기업에도 인재들이 넘쳐나지만, 극소수를 빼고는 '대박의 꿈'을 이루기 쉽지 않은 반면 게임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고를 나와 소프트웨어(SW)분야에 막 진출한 인재들이나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4년~6년차들도 게임업계로 전향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언어를 잘 아는 개발자라면 기본적인 메카니즘만 파악해도 게임분야 진출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실력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서울대, 카이스트 컴퓨터공학과 출신들은 후배들을 '입도선매식' 싹쓸이하다시피 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졸업전 진로가 결정되는 식이다.

◆명품게임의 일등공신 '중견 개발자'는 금값

대박 게임은 '명 지휘자'의 지휘를 훌륭히 소화해낼 때 탄생한다. 실제 게임제작 과정에서 리더의 밑그림을 완성해 내는 핵심 인력들이 중요하다. 개발자 엔지니어, 기획자, 프로젝트매니저(PM), 그래픽 디자이너, 비주얼 아티스트 등이 인력시장에서도 인기다.

테라의 블루홀스튜디오 김헌 실장은 "지금은 힘들지만 성공한 뒤 그만큼의 보상을 함께 나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핵심인재들을 유지할 수 있다"며 "업계 전체로 보면, 주니어 개발자들의 부족현상을 많이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정 대표는 "1~2년차 개발자들은 일을 배우는 단계라 이직률이 낮고, 경력직의 경우 4~6년차 개발자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엔씨 출신이 워낙 많다보니 엔씨는 '게임사관학교'로 꼽히기도 한다. 엔씨의 OB 모임이라도 할라치면 업계 전체의 행사가 돼버리는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표적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조차 핵심인재 지키기를 위해 올해 초 거액의 연봉인상을 단행하는 등 당근을 제공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이재성 상무는 "엔씨만 해도 이른바 일류대 출신들이 절반가량이나 되지만,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학벌이 아니라 게임에 '열정을 가진 프로들'이 나머지 절반"이라며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조화를 이뤄야만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으로 아예 통째로 인재들을 확보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넥슨이 네오플을 통째로 인수한 바 있다. 대주주만 바뀌었을 뿐, 개발자들이나 경영진 모두가 그대로 활동중이다.

◆졸업하면 채가려 대기, 직접 전문 교육도

CJ E&M 넷마블은 지난 5월 게임 개발인력을 모집하는 전국 규모 채용 투어를 실시했다. 넷마블과 5개 개발자 회사인 애니파크, 씨제이게임랩(CJ Game Lab), 씨제이아이지(CJIG), 마이어스게임즈, 씨드나인게임즈 등 6개 회사가 모두 참가해 서울·대구·대전·부산·광주 5개 도시를 순회했다. 이 행사를 통해 경력 개발자 180여명, 신입 개발자 75명 등 게임 개발 및 사업 인원 250여명을 채용했다.

이 회사는 이화여대 컴퓨터공학과와 산학협력을 맺고, 우수 인재로 커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필요한 인재들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CJ E&M 넷마블의 김지훈 인사팀장은 "넷마블은 전국 규모의 채용박람회 및 산학협력, 인턴십 등 다양한 채용 프로그램을 통해 채용 희망자와 회사가 자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며 "앞으로도 애니파크, 씨드나인게임즈 등 역량있는 게임개발 자회사들과 함께 우수 인재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리크루팅을 넘어 필요한 인재를 직접 교육해 쓰는 기업도 생겼다. NHN은 최근 1천억원을 투자해 '소프트웨어(SW)아카데미'를 설립키로 했다. NHN의 SW아카데미는 고졸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고 2013년 개원 이후 3년간 전교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교육 과정은 현장에서 가장 필요한 실무 위주로 짜여진다.

김상헌 NHN 사장은 "전임교수 11명, 시간강사 9명을 선발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등 ICT분야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실제적 교육을 제공하고 원한다면 창업을 하거나 NHN에도 입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이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 학생들을 뽑아도 어차피 2~3년간 실질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넥슨 역시 올해 사내 개발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외부에 공개하며 7천명이 참가한 규모의 대형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올해 콘퍼런스는 총 117개의 세션이 열렸고 120여 명에 달하는 국내외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엔씨소프트는 사내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콘퍼런스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게임종사자 10만723명…'황금어장' 생태계 조성에 지혜 모아야

게임산업에 젊은 인재들이 몰리는 것은 성장잠재력이 높기 때문이다. 2011년 2분기 제조업 상장사 영업이익률이 1~3% 수준에 그치는 제조업과 달리 게임분야는 26.2%에 달한다.

DFC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온라인 게임시장은 지난 2006년 이후 연평균 18.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불과 4년 뒤인 2015년에는 우리돈 30조원(263억5천700만달러, 환율 1,139.40 기준)에 이르는 황금어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의 인력 현황만 살펴보더라도 젊은 인재들의 관심이 뜨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11년 2분기 게임업계(상장사기준) 종사자는 10만723명으로 2010년 같은기간보다 8.6% 가량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의 2분기 직원숫자는 각각 2천552명과 1천10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5%, 41.1% 증가했다. 중소형 업체들도 국내외 소셜게임, 스마트폰용 게임 수요가 늘면서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컴투스와 게임빌은 2011년 2분기 직원들이 각각 362명, 123명으로 2010년 같은기간보다 49.0%, 10.8% 증가했다.

프로젝트 중단이나 인수에 따라 사업조직의 통합 등이 뒤따르는 등 업체들 가운데는 인력이 줄어든 곳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게임업계로 진출하는 인재들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게임개발 벤처 발굴에 적극 나선 본엔젤스 장병규 대표는 "스토리텔링, 첨단그래픽, ICT 기술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임분야는 우리나라 젊은 인재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큰 영역"이라며 "과몰입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이용자들이 즐거움을 얻고 건강한 산업 생태계도 만들어질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호성 팀장, 김관용 기자 g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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