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태블릿 시장에선 애플이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8일(현지 시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아마존의 '킨들 파이어'가 확실한 아이패드 대항마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제품 가격이나 생태계 면에서 그나마 애플에 필적하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더스트릿은 아마존이 아이패드의 진정한 라이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았다.
◆가격-생태계-콘텐츠, 나름대로 탄탄
더스트릿이 꼽은 첫 번째 비결은 역시 가격 경쟁력이었다.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아마존 태블릿 가격은 250달러 내외가 될 것이란 소문이 힘을 얻고 있다. 499달러인 아이패드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해 나온 아이패드 초기 모델에 비해서도 150달러 가량 저렴하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주머니 사정 때문에 아이패드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만들 수도 있다.
물론 변수는 있다. 250달러 가격표가 붙은 아마존 태블릿은 7인치 모델이 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따라서 진정한 대항마가 되기 위해선 350~400달러 내외에 10인치 제품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 동안 '아이패드 대항마'를 자처했던 제품들이 소방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건 성능이나 가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애플의 막강한 생태계의 위력 앞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나갔다.
그런 점에서 아마존은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 애플에 앱스토어가 있다면 아마존엔 '아마존 프라임'이 있기 때문. 연 회비 79달러만 내면 영화, TV 쇼 스트리밍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정액제 전자책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설사 아마존이 가격 면에서 아이패드에 비해 확실한 매력을 제공하지 못하더라도 프라임 서비스만 잘 활용해도 유효한 경쟁 체제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더스트릿이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내세울 수 있는 아마존의 강점은 애플에 필적할 앱스토어다. 아마존은 올초 자체 앱스토어를 선보였다. 이 곳에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앱을 팔고 있다. 아마존이 앱스토어를 개통할 당시 애플이 '상표권 소송'을 제기하면서 만만찮은 상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아마존은 이미 앵그리버드 같은 인기 앱들을 대거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 동안 아이패드에 도전장을 던졌던 업체들은 대부분 하드웨어 기반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아마존의 출발점은 인터넷 서점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사업이었다. 여기에다 '킨들 파이어'란 태블릿을 잘 엮어낼 경우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더스트릿의 분석이다.
미국 주요 출판사와 잡지사들 역시 아마존 태블릿에 콘텐츠를 공급하겠다는 의향을 분명히 하면서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줬다.
◆한바탕 회오리 몰고 올까?
그 동안 태블릿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위세를 막을 제품은 없었다. '태블릿=아이패드'란 등식이 성립될 정도였다.
시장 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자료는 이런 사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지난 2분기 북미 시장 출하량의 80%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 역시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올해 아이패드는 총 4천670만대가 판매되면서 전체 태블릿 시장의 73.4%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한 것.
반면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제품은 17.3% 점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iOS, 안드로이드 외 다른 플랫폼을 이용한 태블릿 점유율은 5%로 예상됐다.
2012년에도 애플은 태블릿 시장의 66.7%를 점유하는 반면 안드로이드 계열은 2천280만대로 22%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안드로이드 군단'의 위세가 아이패드를 넘어서는 것은 2014년 이후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가트너가 전망했다.
'킨들 파이어'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모으는 것은 이런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잠잠하던 태블릿 시장에 불을 지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야구 경기는 7회쯤 되면 한 차례 회오리가 몰아친다. 이기는 팀의 선발 투수들의 힘이 떨어지면서 상대팀이 거센 반격을 해올 시점이기 때문이다.
아마존이 과연 애플에 그 같은 반격 포화를 퍼부을 수 있을까? '킨들 파이어'의 등장에 태블릿 시장이 술렁이는 것을 보면 이런 기대감이 근거 없는 낙관론만은 아닌 것 같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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