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SI를 위협하다


[클라우드 폭풍-중]시스템 관리만으로 생존 힘들어

클라우드 바람이 불면서 장밋빛 전망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IT서비스업체들은 클라우드 바람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IT서비스업계에 장밋빛 그림만 그려주는 것은 아니다. 기회 못지 않게 위기 상황도 함께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IT서비스 업체들의 주력사업이었던 시스템개발(SI)과 운영관리(SM) 사업이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에서는 더 이상 안정적인 '밥그릇'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IT서비스 업체들은 이제 클라우드 서비스의 등장으로 새로운 사업 방향을 고민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구축 '붐' 이후의 먹거리는?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본격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는 올해를 포함해 앞으로 2~3년은 IT서비스 업체들이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떠오르면서 기업 내부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IT서비스 업체들은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이후 또 한번 대대적인 '개발 프로젝트' 호황을 맞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고 난 이후다. 기업이 클라우드로 IT 환경을 전환하고 나면 비즈니스 변화에 따라 매번 주요 기간계 시스템을 새롭게 개발하는 이른바 '차세대 프로젝트'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그동안 IT서비스 업체의 주요 매출원이었던 시스템개발 수요가 대폭 줄어든다는 의미도 된다. 가상화된 IT시스템들이 업무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필요한 자원을 손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이제 IT서비스 업체들은 눈앞에 다가온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호황에도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삼성 SDS 클라우드컴퓨팅그룹 김의중 그룹장은 "IT서비스 업계에 분명한 위기다. 그동안의 사업 형태라면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인정했다.

LG CNS 인프라사업부문 클라우드전략 담당 송광수 부장 역시 "중, 단기로는 클라우드 구축 붐이 IT서비스 업계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그 이후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다면 업체의 존립조차 위태로워질 수 있다"면서 "5년후, 10년후가 문제다"라고 강조했다.

◆제조업체들도 위협 요인

HP나 IBM, EMC, 시스코 등 IT 인프라를 직접 제조, 공급하는 업체들 역시 IT서비스 업체들에겐 위협 요인이다. 대형 글로벌 컴퓨팅 업체는 저마다 자사의 철학을 담은 클라우드 컴퓨팅 전략을 앞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제조업체들은 클라우드 전략의 '원조'로 통한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열어가기 위한 전략이나 방법론을 먼저 주창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수준에서 수행된 컨설팅 및 서비스 경험 모두 국내 IT서비스 업체보다 우월하다.

한 글로벌 컴퓨터 업체 고위 임원은 "IT서비스 업체들이 제공하려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우리가 하려는 전략이 유사하다. 결국 시장에서 (맞수로) 만나게 될 것"이라면서 "이제까지는 상호 협력 관계가 우선이었지만, 막상 경쟁자로 서게 된다면 기술과 경험이 모두 앞서는 우리와 게임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장은 제조업체들과 IT서비스 업체들이 곧바로 자웅을 겨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체들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을 1차 겨냥하면서 IT서비스 업체들이 수행할 '개발 및 구축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려는 자세다.

그간 이어졌던 제조-서비스 분야의 협력 관계를 아직은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보다 구체적이고 전략적으로 '서비스 업체'로서의 클라우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이후 본격 개막될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함이다.

실제 HP는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라는 이름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서의 입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도 이 전략을 기반으로 HP의 서버와 스토리지는 물론 최근 강화한 네트워크 스위치와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제공함으로써 클라우드 환경 구현의 선두주자라는 점을 각인시키겠다는 의지다.

IBM도 교보생명과 손잡고 인천 송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IT 인프라 서비스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제조업체들은 컴퓨팅 기술의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직접 시스템을 제조한다는 것이 강점이다. 마음만 먹는다면 서비스 업체보다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퍼블릭 사업자로 변신해야"

삼성SDS나 LG CNS, SK C&C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겠다는 업체들은 하나같이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해 온 것이 시스템 관리이니, 현재 보유하고 있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가상화 환경을 적용하고 이 '경험'을 더해 기업들이 시스템을 직접 구현하지 않더라도 컴퓨팅 자원을 필요한 만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설명은 거창하지만 그간 호스팅업체들이 서버랙을 할당해주고 월정액을 받던 것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10년전부터 있었던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이럴 경우 글로벌 컴퓨팅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릴 뿐더러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아마존이나 구글 등과도 게임이 되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비용 효율성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LG CNS 송광수 부장은 "아직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중요한 것은 참신한 서비스 아이템 발굴이다"면서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로 변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삼성 SDS 김의중 그룹장 역시 "삼성SDS는 그같은 위험을 인지하고, 단순 인프라 서비스 외에 인류의 최대 관심사인 의료쪽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삼성 SDS가 곧 선보일 바이오인포매틱스 서비스가 바로 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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