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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혁신인물]남용 LG전자 부회장


순혈주의 과감하게 탈피…거함 LG 변화 진두지휘

LG전자가 달라지고 있다.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순혈주의'를 과감하게 버렸다. 본사 개념도 없앴다. 고정된 사업 영역이란 통념도 벗어던졌다.

이처럼 상식을 뛰어넘는 LG전자의 변신은 눈이 부신다. 거대 기업은 바뀌기 힘들다는 상식을 비웃는 듯 하다. LG전자라는 이름만 빼고는 모든 것을 다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아이뉴스24는 2008년 한 해를 정리하면서 LG전자의 혁신에 특별히 주목했다. 그리고 LG전자라는 거대한 조직을 이끌면서 '혁신' 새 바람을 불러 온 남용 부회장을 '올해의 혁신인물'로 선정했다.

실제로 남용 부회장이 LG전자를 맡은 이후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남 부회장이 처음 "한국인 경영진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그 뒤 남 부회장은 실제로 대부분의 핵심 요직에 외국인을 영입했다. 한국적인 조직문화에 안주해서는 원하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투자하라"

최적의 인물을 최적의 자리에 배치하겠다는 남 부회장의 경영 철학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남용 부회장은 "어려운 외부 환경에서도 혁신은 가능하다.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객을 깊게 이해하는데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 부회장은 지난 5월 제조업 중심이던 LG전자를 글로벌 마케팅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부회장 자리에 오른지 꼭 1년만이다. 직원들에게는 글로벌 마인드를 심기 위해 '영어'를 강조했다. 또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입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품을 개발하라고 주문했다.

남 부회장은 "마케팅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은 연구개발을 포함한 모든 의사 결정을 할 때 소비자를 중심에 두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남 부회장은 특히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는 '혁신'을 이뤘다고 할 수 없다"면서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회사가 LG전자가 가야할 길"이라고 말한다.

LG전자가 사상 유례 없는 불황 한파 속에서도 변함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은 한 발 앞서 이런 혁신을 이뤄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

◆글로벌 혁신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재경영'

LG전자는 이미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더 높은 글로벌 회사다. 남 부회장은 여기에 하나를 더 요구하고 있다. 바로 글로벌 수준의 사고와 그에 걸맞는 기업 문화 배양이다.

남 부회장은 "글로벌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재 경쟁"이라며 "이는 생존의 문제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가 제일 가는 인재집단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경영진 재정비에 이어 84개 해외 법인장 중 30%를 현지인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적이나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는 것이다.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인재 육성에도 적극 나선다. 분야별로 우수한 인원을 선발해 비즈니스 리더를 선발해 '소 사업부장' 역할을 맡긴 것. 또 신입사원 교육과정을 전면 개편해 '글로벌 인재 양성'과 '실질적인 업무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본사 개념을 없앤 점도 대기업 가운데서는 '혁신'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주요 경영진 모두가 한국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본사와는 개념이 다르다. 그냥 한국법인일 뿐이다. 미국 법인, 영국 법인과 대등한 위치로 자리매김했다.

남 부회장은 "LG전자에게는 한국도 세계 시장 중 하나"라며 "LG전자가 진출한 전 세계 120여개국에서 완벽한 현지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도 상시 재조정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거나 수익이 날 수 있도록 규모를 줄이고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사업들은 적극적인 사업 이관을 통해 합병을 한다. 노트북과 PC 사업 성과가 그리 나쁘지 않지만 휴대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로 이관한 이유가 바로 이런 맥락이다.

남 부회장은 "MP3, 노트북, PC사업 등은 통신과 결합해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런 형태의 사업본부 재편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한다.

◆경영회의서 '고객의 목소리'로 고객 이해

남 부회장 취임 이후 LG전자 경영회의에서는 고객의 목소리가 핵심 요소로 바뀌었다. 남 부회장과 핵심 경영진은 2주마다 열리는 경영회의에서 고객과 상담원의 통화 내용인 '고객의 소리'를 듣는다.

소비자를 이해하고 제품을 만들어야만 '혁신'이 가능하다는 남 부회장의 철학 때문이다. 고객이 직접 LG전자 제품에 대해 말하는 내용은 때로는 신랄하기까지 하다. 품질, 친절도, 만족도 등 글로벌 마케팅 기업을 위한 실천사항이 그 안에 모두 담겨있다.

남 부회장은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선 방안을 내 놓고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고객의 소리가 있을 경우는 사업본부장의 보고도 받는다.

직원들과는 오픈커뮤니케이션을 실시해 경영진과 임직원간의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말하는 시간보다 듣는 시간에 비중을 두고 이해를 높인다.

LG전자가 앞으로도 영속하기 위해 남용 부회장은 '혁신'을 강조한다. 고객중심의 사고부터 글로벌 마케팅 회사로서 발돋움 하기 위한 혁신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단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세계 시장에서 LG전자 경쟁력의 원동력은 '혁신'에서 시작되고 있다.

명진규기자 alma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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