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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대중화시대③] 2천400만 유선전화 경쟁본격화


인터넷전화업체들, 차별화 고심

인터넷전화(VoIP) 번호이동이 시행되면 인터넷전화 시장이 더욱 치열한 경쟁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유선전화 시장의 강자인 KT와 인터넷전화 사업자 간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방이 거세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국내 유선전화 시장은 2천400만 가입자 정도. 이중 1천700만의 집전화와 700만 정도의 기업전화 시장을 두고 인터넷전화 서비스 기업들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차별화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집전화 시장은 KT를 비롯,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거대 통신사업자 간 승부가 벌어지리라 예상된다. 여기에 전국 1천5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 업계가 인터넷전화 사업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이 가세한 형국이다.

기업 전화 시장은 KT, LG데이콤, SK브로드밴드 등 거대 통신사업자에 기업 시장을 위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네트웍스, 드림라인 등 통신업체가 가세한다.

각 사업자는 저마다 가입자 확보를 위해 부가서비스, 요금 등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단말기와 부가서비스, 요금 등에서 사업자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어떤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며, 요금과 단말기 및 부가서비스에서 어떤 차이점을 가져갈 것인지가 인터넷전화 시장의 주요 관건이 되리라 판단된다.

◆LG데이콤, 인터넷전화의 선두주자 자리 지킨다

LG데이콤 TPS 사업부 안성준 상무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이 시행되면 그 동안 번호 변경 부담 때문에 인터넷전화 가입을 미뤄온 2천만 시내전화 가입자의 전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을 계기로 연내 목표인 가입자 140만 명 달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안 상무는 LG데이콤의 마케팅 전략으로 "저렴한 요금 및 단말기 경쟁력을 앞세워 번호이동 고객의 수요를 최대한 흡수하는 한편, 이사를 가도 평생 쓸 수 있는 070 번호의 장점 등을 널리 알려 070 식별번호에 대한 프리미엄 전략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데이콤은 무선랜 기반의 와이파이(WiFi)폰을 이용해 뉴스, 날씨, 증권정보 등 무선콘텐츠 서비스를 데이터 통화료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아이허브' 기능을 강조한다. 집전화기에 있는 버튼을 한 번 눌러 무선데이터 서비스인 '아이허브'에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편의성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LG데이콤은 번호뿐 아니라 쓰던 전화기 그대로 마이LG070을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모뎀' 서비스도 지난 9월부터 전국 상용화에 들어갔다.

안성준 상무는 "마이LG070은 인터넷전화의 장점인 저렴한 요금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집전화 못지 않게 설치와 사용이 편리하다"며 "특히 와이파이폰의 경우 휴대전화 못지 않은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음성 통화 기능에 치중한 기존 집전화와 구별된다"고 말했다.

LG데이콤 마이LG070 단말기에는 TV 리모콘, 전화번호부 저장, 문자메시지(SMS), 발신자번호표시(CID, 통화 연결음, 착신전화 등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고급형 단말기를 이용할 경우에는 천리안 이메일 송수신, 포털 검색까지 가능하다.

인터넷전화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인 '원넘버다폰'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화 걸고 받기, 무선 인터넷 접속, 문자메시지 송수신 등 서비스를 동시에 여러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선 필요한 대수만큼 단말기를 추가로 구입하고, 통화중 대기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안성준 상무는 "평소 통화량이 많은 가정,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대가족, 하나의 번호로 여러 대 전화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소호(SOHO)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화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안 상무는 "정부 기관부터 앞장서 인터넷전화를 도입한다면 인터넷전화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KCT, 아날로그TV와 전화를 묶는 등 결합상품 강화

박영환 KCT 대표는 "방송과 인터넷, 전화 등을 엮은 결합상품 위주로 영업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전국 1천500만에 달하는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아날로그 케이블TV와 인터넷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울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결합상품 가입자 300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KCT 관계자는 "진정한 TPS 결합상품은 KCT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실시간 방송이 포함된 디지털케이블TV와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초고속인터넷, 안정된 통화품질과 다양한 지역밀착형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등을 통해 강력한 TPS 결합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KCT는 앞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 확보를 위한 포로모션도 강화한다. 인터넷전화 가입자 유치비용을 영업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리점에 더 투입할 예정이다. 그 동안 인터넷전화 가입자 유치비용은 초고속인터넷에 비해 적었지만, 앞으로는 초고속인터넷 유치비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KCT는 케이블 기반의 인터넷전화인 만큼, 타 사업자와 차별화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가져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박영환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TV와 초고속인터넷은 주로 정액제로 사용하고 있지만, 전화는 거의 쓴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로 사용하고 있다"며 "정액제 전화요금이 활성화된 외국을 벤치마킹해 전화까지 정액요금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결합상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쓰던 전화기를 그대로 인터넷전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뎀은 물론, 인터넷전화 전용 단말기를 출시해 지역 밀착형 무선데이터 서비스를 올해 안에 제공하기 위해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KCT는 지는 9월 중순 와이파이폰을 출시했고, 10월 중순에는 무선 덱트폰을 보급할 예정이다.

케이블이 지역 기반 서비스인 만큼, 가입자가 이사를 가면 전화를 비롯한 TV, 초고속인터넷이 자동으로 해지되는 불편이 있다. 이에 대해 박영환 대표는 "가입자가 해지 없이 이사할 수 있도록 KCT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간에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KCT가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의 품질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라디오에 공동광고를 진행하는 등 전국적인 매체를 통한 홍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 기본료 무료인 집전화 제공

SK브로드밴드(대표 조신, 옛 하나로텔레콤) 인터넷전화의 특징은 자사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인 '브로드앤'과 함께 사용할 경우 집전화 기본료가 무료라는 점이다.

SK브로드밴드 양승천 상품기획실장은 앞으로 인터넷전화 사업 전략에 대해 "요금의 혁신성과 단말의 보편성으로 승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SK브로드밴드는 지속적으로 고객 친화적, 생활 지향적인 인터넷전화 서비스로 확장해 당사의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슬로건인 'See the unseen(누구도 못 보던 세상)'을 구현할 예정"이라며 "시내전화 시장에서 쌓은 번호이동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으로 인해 늘어날 가입자 확보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초고속인터넷과 함께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경우 기본료를 면제해주는 등 방법으로 업계 최저 통화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가입자의 통신비 절감에 기여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현재의 집전화기를 그대로 인터넷전화로 사용할 수 있는 모뎀을 제공하는 한편, 오는 11월에는 인터넷전화 전용 무선 단말기를 보급할 예정이다.

양승천 실장은 "다른 사업자와 비교해 경쟁 우위에 서기 위해 디자인과 통화 품질에서 차별화된 신규 단말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통화중대기, 지정시간통보, 익명발신수신거부, 발신번호보호, 발신제한, 부재중 안내, 자동호연결 등 7가지 부가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 외에 문자메시지(SMS), 통화연결음, 발신자번호표시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승천 실장은 "IP망을 이용하는 인터넷전화 고유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지속 개발해 고객에게 통화 이상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서비스의 고도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천 실장은 인터넷전화의 활성화를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양 실장은 "일부 전국대표번호가 인터넷전화에서 발신하면 착신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객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는 등 이용자 편리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 있다"며 "이와 함께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제도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역마케팅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정부차원의 재제가 필요하고, 사용서비스 도입 뒤 도출되는 문제점들은 정부와 연구기관, 그리고 사업자 간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보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네트웍스, 기업에 전화를 비롯한 통신 통합솔루션 제공

삼성네트웍스 신동경 상무는 "집전화 시장에서 TV와 인터넷, 전화를 묶은 결합상품이 있다면, 삼성네트웍스는 IT 아웃소싱 전문 업체로서 전화를 비롯해 데이터 네트워크, 콜센터 등을 아우른 통신 통합솔루션을 기업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삼성네트웍스는 인터넷전화를 통한 기업 커뮤니케이션 혁신을 강조한다. 신동경 상무는 "삼성네트웍스는 기업의 건물 안에서 선을 없애는 사무혁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하나의 휴대폰으로 사내에서는 인터넷전화로 사용하고, 회사 밖 무선랜이 지원되지 않는 곳에서는 휴대폰으로 사용하는 '와이즈원폰'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삼성전자 '블랙잭' 등에서만 가능한 와이즈원폰 서비스를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폰에서도 지원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신동경 상무는 "삼성네트웍스는 인터넷전화를 통해 단순한 음성 통화 기능 제공을 넘어 그룹웨어와 전화를 연동해 모든 업무를 전화와 밀착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소프트폰 ‘콜메이트’를 통해 전화와 PC를 연동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사무실 환경을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네트웍스는 현재 통화대기음, 멀티넘버링, 삼자통화, 클릭투다이얼(Click to Dial) 등 200여 가지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있으며, 콜메이트, 착신전환 및 동시착신, 발신자번호표시 등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네트웍스는 전화와 관련한 새로운 사업 창출을 고객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신동경 상무는 "전화 영어시장을 예로 들면, 삼성네트웍스 인터넷전화를 사용하는 학원과 제휴해 학원생들에게 전화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게 할 수 있다"며 "다양한 비즈니스를 고려해 내년 하반기에는 시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본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인 소프트뱅크BB와 제휴를 맺어 한국 삼성와이즈070 이용자와 일본 소프트뱅크BB 이용자 간 무료통화를 제공하던 서비스를 확장해, 앞으로는 미국과 영국 등에도 국제전화 무료통화를 제공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삼성네트웍스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을 맞아 인터넷전화 사업 비중을 높인다는 전략을 세웠다. 신동경 상무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으로 인해 기업 전화 시장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현재 2천400만 전화 가입자 중 기업이 600만~700만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150만~200만까지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쓰던 번호를 바꾸는 부담 때문에 인터넷전화 가입을 미뤄왔던 기업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쏟는다는 계획인 셈이다.

신동경 상무는 별정사업자로서 겪고 있는 아쉬움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삼성네트웍스는 보편적역무손실부담금과 출연금 등 통신사업자로서 의무는 다하고 있지만, 전송 역무에 있어 별정사업자이다보니 상호접속료 산정 대상이 아니라 착신접속료를 받지 못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드림라인, 자가망에 대한 노하우와 탄력적인 요금 정책 앞세워

드림라인(대표 박의숙)은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드림라인이 보유한 전용회선을 바탕으로 인터넷전화 사업과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드림라인 정철문 IP기술팀장은 "드림라인은 자체적으로 전용회선을 전국에 갖고 있기 때문에 망에 대한 관리가 가능하다"며 "인터넷전화도 결국 망을 사용해 통신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드림라인이 갖고 있는 망에 대한 노하우가 인터넷전화와 관련한 품질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라인은 자사의 전용회선 기업 고객을 1차 영업대상으로 삼고 있다. 정철문 팀장은 "전용회선 기업 고객에게 드림라인의 인터넷전화를 같이 사용할 경우, 전용회선 사용요금의 30~40%를 할인해주는 등 탄력적인 요금 정책을 제공할 것"이라며 "전용회선 서비스와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묶은 드림라인만의 결합상품인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070 식별번호 사용이 부담스러워 인터넷전화 도입을 미루고 있던 드림라인의 모기업인 세아홀딩스와 세아그룹 관계사까지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을 계기로 고객으로 영입할 수 있게 됐다.

정철문 팀장은 "기업 인터넷전화 시장에서 음성 통화 서비스로만 다가가서는 승산이 없다"며 "기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전화와 연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드림라인은 앞으로도 집전화 시장에는 진출할 생각이 없다. 전화와 방송, 인터넷을 합쳐 결합상품으로 제공하는 거대 통신사업자와 경쟁해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드림라인이 제공하는 유무선 포털 게입서비스인 '유플레이'에다 전화를 묶는 소프트폰으로 개인 소비자에게 다가가겠다는 방침이다.

정철문 팀장은 인터넷전화 사업을 하는 후발주자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없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팀장은 "여러 후발 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와 경쟁이 활성화돼야, 정부나 방통위에서 바라는 통신비 절감 등 효과가 나올 텐데, 현재로선 후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화 사업자는 통신사업자 간 상호접속료 등 문제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인터넷전화는 유선전화의 대체제가 될 뿐, 따로 연구하고 투자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환경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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