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비전과 블리자드의 합병은 게임시장 '주류'와 '미래가치'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2007년 세계 게임시장을 수놓은 최대의 뉴스로 기록될 전망이다.
EA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임기업인 액티비전과 PC게임 분야 최고의 히트메이커인 블리자드의 합병은 세계 게임산업 지형 판도 자체를 바꿔놓을 만한 큰 이슈이며 향후 파급효과 또한 지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 EA 능가하는 '슈퍼파워' 탄생
지난 79년 설립한 액티비전은 세계 게임시장 1위 업체인 EA를 바짝 추격해온 주요 사업자다. '콜오브듀티' '기타 히어로' 시리즈를 앞세워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을 주도해 왔다.
최근 발매된 '기타 히어로3'는 차세대 게임기용 타이틀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콜 오브 듀티4'도 '헤일로3'의 판매실적에 도전할 만한 타이틀로 꼽힌다.
최근 2분기 연속으로 EA를 제치고 세계 게임시장에서 매출1위를 기록할 만큼 EA와 액티비전, 양사의 격차가 좁혀져 왔다.
블리자드는 '워크래프트'시리즈와 '스타크래프트' 등 PC를 기반으로 한 전략시뮬레이션 장르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이뤘다. 또,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극적인 성공으로 서구권 게임사 중 최초로 온라인게임 시장 안착에 성공, 게임 시장의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역량까지 갖췄다.
EA의 2007년 매출 전망치는 32억 달러다. 합병을 발표한 비벤디 게임즈에 따르면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매출 전망치는 39억 달러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플랫폼 홀더를 제외한 단일 게임사 중 단연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게 될 전망이다.
◆ '주류'와 '미래가치'의 결합..단순 합산 넘어서는 시너지
양사의 합병은 극적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액티비전이 비디오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반면 블리자드는 PC게임, 특히 PC 온라인 분야에서 특장점을 가졌다.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 규모는 오는 2011년엔 489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곤 하지만 총량 면에선 세계 게임 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헤일로3'의 예에서 볼 수 있듯 게임산업은 영화를 넘어서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비추고 있는 상황이다.
액티비전이 세계 게임시장의 주류라면 블리자드는 PC 플랫폼을 기반으로 높은 성장가능성을 가졌다. PC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이뤄온 성공 외에도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성공한 최초의 서구권 게임기업이라는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블리자드의 온라인게임 시장 데뷔작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가 단숨에 '리니지' '메이플스토리'를 넘어서는 글로벌 히트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액티비전의 라이벌이자 세계 게임시장 1위 업체인 EA조차 가지고 있지 못한 자산이다.
세계 게임시장의 향후 트렌드가 콘솔게임의 온라인화를 비롯한 플랫폼간 융합이란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결합은 단순 합산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슈퍼파워' 한국 시장에도 메카톤급 영향 미칠 듯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출범은 한국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PC 패키지 분야 보단 온라인게임 영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로 엔씨의 '리니지' 못지 않은 실적을 기록하는 블리자드는 2008년 중 '스타2'를 발매해 또 한 차례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원저작권자로서의 '권리'또한 주장하고 있어 한국 e스포츠의 지형 변화 또한 불러올 전망이다.
온라인 FPS게임이 시장 주류로 떠오름에 따라 액티비전이 보유한 유명 FPS게임의 온라인 버전 개발도 관심을 모은다.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퀘이크 온라인'을 비롯해 액티비전 브랜드 게임의 국내 시장 진입이 속속 이어질 전망이다.
블리자드와 액티비전은 현재 한국 법인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나 양사가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만큼 한국 법인도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PC 게임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는 액티비전 코리아와 블리자드 코리아가 합쳐질 경우, '스타2'의 독자적인 유통 또한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액티비전-블리자드 코리아는 엔씨, 넥슨을 넘어서 한국 시장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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