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디지털 인쇄다-하]블루오션 잡는 '차별화' 포인트 찾는다


전통 인쇄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 디지털 인쇄가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인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통 인쇄시장과의 '경쟁'이 아니라 '공존'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디지털 인쇄의 결과물이 옵셋 인쇄에 비해 나은 품질을 자랑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인쇄물의 품질 측면에서 디지털 인쇄는 아직 옵셋 방식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디지털 인쇄 방식은 옵셋의 인쇄 방식을 프린터에 적용, 옵셋 출력물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준에서는 아직 출력물의 질이 옵셋 방식에 미치지 못한다.

HP가 지난 해 컬러 디지털 인쇄기 '인디고'를 출시하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지만, 디지털 인쇄의 가치는 아직 옵셋 인쇄에서는 불가능한 다품종 소량 인쇄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장당 출력 비용 면에서도, 500장 이상의 대량 출력시에는 옵셋 방식보다 가격이 비싸다. 기존 대비 효율성이 대폭 개선되었지만, 아직 대량 출력면에서 옵셋 출력 방식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은 입을 모아 "디지털 인쇄는 옵셋 인쇄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옵셋 인쇄와 같은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저가경쟁 벌였다간 '사진 인화 시장' 재현

10년 전부터 디지털 인쇄의 한 방식인 주문형인쇄(POD) 사업을 추진해 왔던 한국후지제록스는 최근 잇달아 프린터 업체들이 디지털 인쇄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것에 대해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 같아 환영한다"며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후지제록스의 한 영업 관계자는 "자칫 과열 경쟁 때문에 업계가 부실화될 수 있다"며 우려의 눈길을 보냈다.

디지털 인쇄 업체들간의 경쟁으로 기기가 소형 출력소 및 인쇄소에 대량으로 설치되면, 결국 출력업체간 '저가 경쟁'을 불러 업계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각 기기 업체들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출력 기기 판매만을 가지고 경쟁한다면 디지털 인쇄 시장 역시 레드오션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솔루션·다양한 분야 개척으로 '차별화'

따라서 각 업체에서는 저가로 승부하기보다는 고객별 맞춤 솔루션을 바탕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낸다는 전략이다.

한국후지제록스는 프리프레스부터 출력이 완료된 후 배송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인쇄 전반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기 분야에서 가격덤핑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것.

디지털 인쇄 분야의 고객인 소형 출력소 및 인쇄업체들은 일반 소비자 및 기업 고객보다 훨씬 높은 퀄리티의 출력물을 요구하기 때문에 특수 잉크와 용지 등 높은 가격대의 소모품을 소비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고객들을 확보하면 고가의 소모품들을 꾸준히 공급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또, 고객의 니즈에 따라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맞춤형 솔루션을 공급해 차별화를 노린다.

한국후지제록스 관계자는 "후지제록스는 가장 먼저 디지털 인쇄 시장에 뛰어든 만큼, 가장 많은 솔루션과 관련 기술, 소프트웨어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솔루션 측면의 자신감을 피력했다.

한국HP는 인디고 프린터의 판매 영역을 소규모 출력소 뿐 아니라 대형 산업으로 확대하며 블루오션을 노린다. 플라스틱, 유리, 라벨 출력 등 산업용 제품 및 이들을 포장하는 포장재에 쓰이는 프린터를 디지털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일반화되며 소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에 적용되는 표면인쇄 및 포장 산업도 커지기 시작했다.

HP 관계자는 "기존 소규모 출력소를 중심으로 한 상업용 시장만을 노린다면 결국 가격경쟁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며 "HP는 디지털 인쇄가 가능한 영역을 계속 발굴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