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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엔 방학특수 누린 게임이 없다


신작 흥행 저조...개발사 제작풍토에 영향 미칠 가능성도 있어

전통적인 성수기인 여름방학 시장을 겨냥해 5월 이후 쏟아져 나온 30여종의 신작 중 판도를 좌우할 히트작이 등장하지 않아 시장침체를 실감케 하고 있다.

수년째 인기게임차트를 휩쓸고 있는 기존 게임들이 맹위를 떨치고 '방학지존'으로 불리는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가 반짝 특수를 누렸을 뿐 이들 신작들은 침체를 벗지 못했다.

이러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게임 개발의 초점이 점차 해외시장으로 옮겨질 것으로 점쳐진다. 일각에선 중독과 사행성에 초점을 맞춘 '옐로' 코드 게임으로의 회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게임트릭스가 30일 공개한 PC방 게임트래픽 순위에 따르면 전체 순위 50위 내에 든 베타 단계의 게임은 레드덕의 '아바' 그라비티의 '레퀴엠', CJ인터넷의 '이스 온라인' 등 3종에 불과하다.

베타 단계의 게임은 상용화를 앞두고 모든 이용자들에게 게임 접속을 허용하는 공개시범서비스를 진행하는 게임을 말한다. 통상 베타 단계에서 이용자 규모가 정점에 달했을때 상용화를 진행하게 된다.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빅2에 도전한 10종 가량의 FPS(1인칭 슈팅게임)장르 신작들이 야심차게 공개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아바'외엔 사실상 흥행에 모두 실패했다.

'라그나로크2' '홀릭' 등 침체된 MMORPG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작들도 초반 호조를 이어가지 못하고 침체를 보이고 있다.

큰 기대를 얻지 못했던 하드코어 풍의 MMORPG '레퀴엠'과 일본의 명작 PC게임 '이스'를 원천으로 개발한 '이스온라인'이 어느 정도 선전하며 가능성을 인정받는 상황이다.

'아바'는 16위, '레퀴엠'은 19위, '이스 온라인'은 23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장르적 특성상 순간 최고 동접치가 더 높은 '레퀴엠'이 최고 1만5천명 가량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전하고 있는 '아바'의 경우 게임성이 호평받고 있으나 아직까진 '서든어택' '스페셜포스'가 유지하고 있는 구심력이 굳건하고 게임플레이에 요구되는 사양 또한 높아 향후 전망을 마냥 긍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신작게임들이 죽을 쑨 반면 저연령 이용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카트라이더'와 '메이플스토리'등 넥슨의 빅2가 방학 중 이용자가 급증하며 '방학불패'의 명성을 이어갔다. 두 게임은 방학 중 나란힌 11위, 12위를 차지했다.

게임업계에 여름방학은 온라인게임 이용이 급증하는 최고의 성수기로 꼽혀왔다. 방학시즌 특수를 노려 늦봄에 게임출시가 연이어지고 상당한 성과 또한 얻어왔다. 내수시장 정체가 두드러진 2006년에도 '오디션'과 '던전앤파이터'가 여름방학을 기점으로 급피치를 올리며 성공스토리를 썻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시장 냉각이 여름시즌의 '열기'마저 식히며 침체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게임 개발사들의 제작 방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성공이 불투명한 내수시장의 다수 대중을 상대로 한 대작 게임보다 해외시장을 겨냥하거나 특정한 '포인트'에 초점을 둔 게임을 만드는 것이 그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처럼 개발과 자금력이 탄탄한 곳이야 '아이온'같은 대작을 만들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내수시장만 보고 자금을 쏟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다수의 게임이 내수시장 부진을 해외에서 메우는 형국인만큼 제작단계부터 해외 이용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일반화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MMORPG의 경우 나름 새로운 시도를 담은 대작들이 잇달아 실패하면서 중독과 사행성 등에 초점을 맞춘 게임의 개발로 회귀할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를 전하며 "실제 최근 개발중인 중소형 MMORPG의 경우 이러한 '코드'에 충실한 게임들이 상당 수 보인다"고 전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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