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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시장 SSD '강풍'-중]왜 SSD가 뜨나


안정성 바탕 가격부담 해소…보수적 인식 '걸림돌'

국내외에서 솔리드 스테이트 디스크(SSD) 제조 및 관련 시스템업체들과 이들의 고객사 간 SSD 탑재 서버와 스토리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스템 시장에서 SSD가 부각되는 이유는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보다 안정성이 높고, 소비전력은 크게 낮기 때문. 고온으로 인한 시스템 고장과 냉각장치 도입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던 기업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SSD의 강점과 연결된다.

최근 SSD의 걸림돌이었던 높은 판매가격과 서버·스토리지 간 호환성 문제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다만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시스템 업계 및 고객사들이 새로운 SSD 탑재 시스템을 활발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진동·발열·소음 없어…전력 줄이는데도 한몫

반도체로 구성된 SSD의 강점은 진동과 발열, 소음 등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다. SSD의 '두뇌' 콘트롤러를 소프트웨어가 구동시키는 재설정가능반도체(FPGA) 버전은 열이 나고 진동이 있을 수 있으나, 이를 하드웨어 형태로 통합한 주문형 반도체(ASIC) 버전은 소음이나 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ASIC 버전으로 전환한 SSD가 시장에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시스템 분야에서 기대를 높이고 있다. 보통 서버나 스토리지에서 자기디스크(플래터)가 1만2천~1만5천rpm(디스크 회전수)으로 회전하면서 작동하는 HDD는 전체 기기에서 중앙처리장치(CPU), 메인메모리와 함께 열을 내는 주요 부품 중 하나다.

SSD를 탑재한 시스템은 HDD가 냈던 열을 잡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HDD 때문에 발생하는 열과 미세한 진동으로 생길 수 있는 고장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전의 몇몇 테스트에서 최신 HDD는 작동 시 600G(중력가속도)의 충격을 견디지만, SSD는 1천~2천G의 충격까지 버티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2년 정도면 부품 고장이나 성능 저하로 교체해야 하는 HDD와 달리, SSD는 서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 SSD는 1.5와트(W)의 고른 전압을 사용하지만, HDD는 이보다 훨씬 높은 10W 안팎의 전력을 소비한다. 서버에 SSD를 꽂을 경우 HDD가 사용하던 전력과 함께 열을 식히기 위한 일부 냉각장치의 전력까지 줄일 수 있게 된다.

앞서 미국의 텍사스메모리시스템즈(TMS)나 솔리드데이터같은 회사는 시스템 성능을 높이기 위해 SD램 기반의 SSD를 탑재한 스토리지를 내놨다. 각 제품은 PCI 인터페이스를 지원했기 때문에 서버의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하지만 S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지워지는 휘발성 메모리란 점에서, 서버 전원이 차단되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또 SD램 기반 SSD 탑재 제품들은 시스템 안정성을 위한 레이드(RAID) 기술도 지원되지 않아, 데이터베이스(DB)같은 중요한 부분에 도입되지 못했다. 가격도 지나치게 높아 아직까지 판매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나오는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SSD 탑재 서버 및 스토리지는 ▲비휘발성 ▲RAID 콘트롤러 지원 ▲각종 펌웨어로 호환성 해결 ▲가격 경쟁력 강화 등 개선점을 바탕으로 시스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가격거품' 제거…호환성 문제도 개선

최근 SSD를 탑재한 시스템은 가격 부분의 약점을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전선에 뛰어들면서 기존 SSD 제품에 적용된 '가격거품'을 빠르게 걷어내고 있는 것.

TMS의 SD램 기반 SSD 탑재 스토리지의 경우 테라바이트(TB)당 가격이 10억원에 가까웠다. 솔리드데이터의 제품 역시 이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 가격이 책정됐다. 보통 HDD를 탑재한 스토리지의 1TB당 가격이 1억원 정도인데다, 실제 협상과정에서 정해지는 가격('가격 후려치지' 등 반영)은 이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가다.

이와 달리 최근 플래시메모리 기반 SSD를 적용한 스토리지를 내놓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은 1TB당 가격을 1억~2억원 수준까지 낮춘 것으로 파악된다. 최소한의 이익을 남기면서 SSD 기반 제품들이 시스템 시장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SSD의 강점들을 살리면서 현재 공급되는 HDD 기반 제품가격과 같은 수준으로 판매가격을 낮췄다는데 의미가 있다.

서버 쪽 가격도 상당히 내려갔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장에 나오고 있는 2U(높이 단위) 2소켓 SSD 탑재 서버는 700만원 수준까지 가격이 낮아졌다. 아직 시장의 신뢰도가 낮은 중소기업의 제품이란 점을 감안해도 HP, IBM,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글로벌 기업들의 동급 제품가격이 1천만원을 넘어선다는 점과 비교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제아무리 '날고 기는' SSD라지만 호환성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극도의 안정성을 요구하는 시스템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현재 서버 및 스토리지는 HDD에 최적화된 연결 체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기인 SSD가 HDD 기반의 호환성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SSD 기반 서버·스토리지 사업에 나서고 있는 국내 오픈네트써비스(ONS)는 RAID 콘트롤러 기술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유닉스서버와 각종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대한 호환 테스트를 마쳐 제품 판매에 나서고 있다. 스토리지 등 주변기기와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펌웨어 기술도 갖추고 있는 상태.

이 회사가 내놓은 '하이브리드 서버'는 현재 금융·통신·닷컴 분야에서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 통신업체 한 곳이 최근 각종 검증을 마치고 도입을 위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인식의 벽' 극복이 관건

서버와 스토리지는 한 번 문제가 생기면 기업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며, 심할 경우 엄청난 손실을 불러일으킨다. 최근 일어난 증권선물거래소의 시스템 장애로 투자자들이 체결·매매 지연 등 손해를 본 것이 대표적인 사례. 이 점이 PC같은 개인용 시스템과 다른 기업용 제품들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기업용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는 세분할 경우 수백 가지 요건에 대한 검증작업이 수반된다. 그만큼 SSD란 새로운 장비에 대한 업계의 인식이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것.

최근 여러 SSD 관련 업체들이 시스템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세계 1위 HDD 업체인 씨게이트테크놀로지도 내년 쯤 기업 시스템용 SSD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상태. 글로벌 서버업체 IBM도 조만간 SSD를 탑재한 블레이드서버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인텔도 관련 업체들과 손잡고 SSD 기반 시스템의 유통사업에 참여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외 HP, 썬, 델 등 글로벌 서버업체들은 "SSD 탑재 서버에 대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아직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업체가 보기에 새로운 기기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아직 확산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SSD 업체들의 주요 과제는 수요기업과 제품 테스트에 활발히 나서 안정성을 검증하는 한편, 실제 SSD 기반 시스템이 적용되는 사례를 늘리는 일이다. ONS의 이기택 이사는 "해외 고가 제품들과 달리 최대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가격을 맞춰 제품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며 "SSD 탑재 시스템의 대중화에 있어 남은 걸림돌은 고객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신뢰도를 높이는 일 뿐이다"라고 전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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