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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베디드 SW를 살리자-하]인력 양성-패키지형 개발 급선무


임베디드소프트웨어(SW)가 중요하다는 것은 이미 정부와 업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정통부는 IT 강국의 미래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IT839 정책에 임베디드SW 산업을 포함시키고 임베디드SW 인력육성, 기술지원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계속해 왔다.

특히 정통부는 임베디드SW를 IT839 정책의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포함시키면서 원대한 목표를 내걸었다. 2007년까지 한국을 임베디드SW 2대 강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목표에도 불구하고 국내 임베디드SW 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임베디드SW 2대 강국'은 커녕 세계시장에 내놓을만한 기술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이 국내 임베디드SW 산업의 현주소다. ▲인력난 ▲기술 부족 ▲저조한 매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베디드SW 업계 관계자들은 보다 현실적인 지원책과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력난, 해결 선과제

국내 임베디드SW 산업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바로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국내 임베디드SW 업체들은 영세한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 임베디드SW 개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보다 앞서 국내 임베디드SW 인력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까지 국내 임베디드SW 개발인력이 총 1만2천명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사 4년이상, 산업기사 7년 이상의 숙련된 중·고급 인력이 크게 부족한 것도 임베디드SW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가 실시한 '임베디드SW 산업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임베디드SW 업체들은 중급인력이 평균 62%, 고급인력이 35%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 전문 개발기업에서 절실히 필요한 기술 인력현황(단위 %)

임베디드SW 개발자는 하드웨어 관련 지식을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성능이 뛰어난 임베디드 SW를 개발해낼 수 있다. 임베디드SW 업체들이 단순 프로그래밍 수준을 넘어 하드웨어와 SW 지식을 겸비하고 프로젝트 관리 능력도 갖춘 시스템 설계자 수준의 인력을 찾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하드웨어 지식과 SW 기술을 함께 겸비한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이 대목에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기업으로 빠져나가는 고급 인력을 잡을 수 있도록 채용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가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임베디드SW 전문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통부가 여러 프로그램을 마련해 임베디드SW 인력을 양성하고 있지만 임베디드SW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과 학교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임베디드SW 교육은 대부분 사설기관에서 이뤄지며 전문업체 중에는 MDS테크놀로지만이 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라

임베디드SW 업계는 정부의 지원정책이 보다 현실에 맞게 체질을 개선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으로만 만들어진 지원정책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임베디드SW 업계 관련자는 "인력육성 등 정부 지원 혜택이 대기업에만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며 "우선 국내 임베디드SW 업계가 얼마나 영세한지부터 파악해야한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영세한 임베디드SW 업체들은 "업무 프로젝트를 추진하다보면 단 1주일도 개발자를 교육에 참여시킬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통부가 양성중인 임베디드SW 인력을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개발자를 교육시키고 싶어하는 임베디드SW 업체에 인력을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에 정통부는 임베디드SW 업체가 채용한 신입사원들이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먼저 임베디드SW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 등을 검토 중이다.

또한 임베디드SW 업체들은 "임베디드SW에 대한 대기업의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기업이 임베디드SW를 하드웨어의 부속물 정도로 생각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이같은 인식변화는 임베디드SW 업체들의 힘 만으로 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의 다양한 홍보전략과 대기업 SW 담당자들의 인식 제고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정부부처 등 공공기관이 임베디드SW를 채택할 때 국내 임베디드SW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는 선례를 남겨야한다.

정통부 임베디드SW 산업 담당은 "정부 부처가 시범사업 등을 진행할 때 국내 임베디드SW 업체의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다양한 정부 부처와의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 임베디드SW에 대한 인식변화와 함께 'SW 제값 받기' 문화도 정착돼야 한다. MDS테크놀로지 김현철 사장은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개발한 SW 가치가 제대로 인정 받아야만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베디드SW 업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창구도 많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임베디드SW 업체들은 한국정보산업연합회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가 이들의 어려움과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임베디드SW산업협의회가 모든 임베디드SW 업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임베디드SW 정보를 공유하고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심하는 세미나와 학회 등이 더 많이 마련되야한다.

◆패키지형태 SW 개발 구조가 필요

정통부는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임베디드 SW 산업에 약 8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세계로 진출할 수 있을만큼 발달된 임베디드SW의 탄생은 '먼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이는 정통부가 '자립형 임베디드SW 개발 업체'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통부는 기술지원 위주로 진행하던 임베디드SW 지원 전략을 변경하고 국내 임베디드SW 업체들이 제대로된 패키지 형태 임베디드SW를 개발, 라이선스와 로열티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완성된 임베디드SW를 디지털기기, 가전기기 제조·생산 업체에 공급해 이에 따른 라이선스를 받는 구조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SW 업체들이 이미 수년전부터 임베디드SW로 라이선스와 로열티 매출을 올리고 있다. 반면 우리는 작년에서야 패키지 형태 임베디드SW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게다가 지난해 지원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올해 정통부는 이 지원대상을 10건으로 늘리겠다고 결정했으나 패키지 형태 임베디드SW가 전무한 국내 현실을 볼 때 10건을 지원하는 것조차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패키지 형태 임베디드SW 발달을 위해 정통부가 진행 중인 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정통부는 현재 3년째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임베디드SW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상품을 상용화하는 것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임베디드SW 공모전에서 당선된 학생들이 임베디드SW 업체로 취업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학생들이 취업을 해버리고나면 당선된 임베디드SW는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임베디드SW 공모전을 통해 당선된 제품과 기술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인정하고 기술력이 높은 제품은 상용화시키기 위해 관련 업체들이 이 기술을 활용하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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