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김광현 별로" vs 김광현 "류현진 단순해"

"시즌 중 서로 맞붙게 된다면 절대 지고 싶지 않다."

지난해 투수 3관왕에 등극한 '원조 괴물' 류현진(20 · 한화)과 새로 등장한 '괴물 신인' 김광현(19 · SK)이 시즌 개막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시작했다.

이들의 첫 '대결'이 벌어진 무대는 4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 별관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07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 한화와 SK 선수 대표로 참가한 류현진과 김광현이 단상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앉자 자연스럽게 이들의 라이벌 구도에 관심이 쏠렸다.

처음엔 잠잠했다. 류현진은 '김광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자 "고등학교 때도 잘 했으니 프로에 와서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의례적인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라는 권유를 받은 류현진은 한참을 고민하다 "광현이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만약 나와 경기에서 붙게 된다면 절대 질 생각이 없다. 반드시 꺾겠다"는 각오를 내놨다.

그러자 자극을 받은 김광현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맞섰다. 김광현은 "현진형이 고교 때보다 구위가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나도 전지훈련을 다녀와서 많이 향상됐다"면서 "만약 맞붙게 되면 꼭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팀 타자들에게 류현진 공략법을 조언하고 싶은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내가 알기로는 현진이 형이 단순하다. 그러니 조금만 생각을 갖고 치면 금방 공략할 수 있다"고 말해 장내를 폭소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물론 이대로 물러설 류현진이 아니었다. 얼굴이 빨개진 채 웃음을 터뜨린 류현진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굳히기 한 판에 들어갔다. "시범경기 때 광현이가 던지는 것을 봤는데 볼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었다. (우리 팀 타자들을 상대로) 잘 통할지 모르겠다."

결국 입담 대결은 류현진의 근소한 판정승으로 끝났다. 하지만 마운드에서의 '진짜' 맞대결은 아직 개봉 전이다. 두 '괴물'의 라이벌전이 올해 프로야구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