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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조달 물품에 RFID 부착 의무화 추진


 

국가에 납품하는 물자에 무선인식(RFID) 태그를 의무적으로 부착케 하는 방안이 전면 검토되고 있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다.

이 방안이 추진되면 초기 시장에 머물고 있는 국내 RFID 산업 활성화에 '메가톤급' 파급효과를 불러올 전망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는 공공 시장을 축으로 거대한 RFID 리더와 태그 수요를 창출하고, 나아가서는 국가에 물건을 납품하는 민간 업계를 RFID 기술로 무장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 물품 관리 현황(2004년 기준)

공공기관 수 조달업체 수 신규 물품구매액 보유물품액 보유물품 종류수
3만곳 15만곳(용역포함) 5,669억원 7조원 1,140만점
(출처:조달청)

때문에 국가 조달 물품의 RFID 태그 부착 의무화를 결정하는 데 있어 전권을 쥐고 있는 조달청의 행보에 유관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라장터 거래 물품에 RFID 부착 의무화 추진"

조달청 전자조달본부 정보기획팀 정재은 사무관은 31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일명 나라장터)을 통해 거래되는 물품에 RFID 태그 부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정 사무관은 이어 "정책적 파급 효과가 매우 큰 사안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며 "의무화 여부를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맥락을 따져 보면 조달청이 사실상 RFID 부착 의무화 방안을 도입키로 결정하고 이를 위한 마지막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조달청은 내달부터 올 연말까지 4개월 동안 'RFID 기반의 국가물품관리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과제를 추진키로 하고, 이를 수행할 민간 사업자를 뽑고 있다.

조달청은 그 제안요청서에서 "(나라장터를 통해) 거대되는 모든 물품에 납품단계부터 관리되는 'RFID 기반의 u-조달 체계'를 구축해 국내 물류혁신을 선도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현행 전자조달시스템을 RFID 기반의 u-조달 체계로 전환해 조달서비스를 혁신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 구절만 보면 조달청은 중장기적인 물류혁신을 위해 물품 구매 단계부터 원천적으로 RFID 태그를 부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염두에 두고 ISP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조달청은 이번 ISP 추진에 앞서 'RFID 도입 5개년 계획'을 세웠다가 예산 확보 문제로 백지화한 적이 있다.

이 계획의 골자는 자체 보유 물품을 대상으로 지난 2004년 7월부터 2005년 6월까지 추진한 'RFID 기반의 국가물품관리 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모체로 해서 현재 청와대 경호실, 정보통신부 통합전산센터 등 3곳을 대상으로 확산하는 사업을 올해 벌이고 있는 데, 올 연말부터는 이들 3개기관을 필두로 아예 물품 구입 단계에서부터 RFID 태그 부착을 의무화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산원이 추진한 'u-IT 선도사업 과제 공모'에 참가했다가 떨어져 예산 확보 문제에 난항을 겪자 결국 계획 자체를 접었다.

이 가운데, 조달청은 ISP 수립 과제를 추진하는 것이어서, 애초 의도대로 구매단계에서부터 RFID 태그를 부착토록 해 총체적으로 국가 물품을 관리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방향으로 사전정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관련, 조달청은 ISP 수립 추진 배경으로 복식부기나 발생주의 등과 같은 새로운 정부회계 처리 방식을 적용한 국가재정정보 통합 추진 추세에 발맞춰, 국가물품관리를 기존의 단순한 재고파악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물품의 수명주기를 고려해 각 단계별로 물품관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중요한 점은 조달청이 RFID 태그 부착 의무화 도입을 결정짓는 데 전권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나라장터를 통해 성사되는) 계약에 따라 붙는 특수 조건에 이 조항만 집어 넣으면 이를 이행할 수 있다. 법제도를 따로 바꿀 필요는 없다.

이런데도 조달청이 자신있게 RFID 부착 의무화 여부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예산 확보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조달청은 내년 RFID 도입 사업을 위해 현재 40억원의 예산을 잡아 놓고 있지만, 실제로 그 중 어느 정도를 배정받을 수 있을 지는 아직까지는 미정이다.

또 ISP 수립 과제도 그 결과물이 예상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일단은 지켜봐야 RFID 부착 의무화 방안에 대해 자체 입장을 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거대수요 창출 기대 '한몸'

종합해 볼때, 조달청은 예산 문제나 ISP 결과가 기대했던 것처럼만 풀려준다면, 당장 내년부터라도 RFID 부착 의무화하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조달청은 현재 내년 사업을 세우면서 20개 기관을 대상으로 RFID 기반의 국가물품관리서비스 선진화 사업을 준비중인데, 보유물품의 관리 뿐 아니라 신규 물품 구매 조달 과정에서도 RFID를 적용하는 방안을 최대한 녹여 놓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 사무관은 "로드맵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며 "(조달 과정에 RFID를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우리 생각 보다는 ISP나 예산배정 등의 결과물을 가지고 밑그림을 구체화할 수 밖에 없어 매우 가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무튼, 산학연 전문가들은 정부가 RFID 도입 의무화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는 점에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RFID/USN협회 임성우 부장은 "공공시장을 중심으로 RFID 도입을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데, 그 중 조달 부문은 가장 핵심적인 분야"라며 "그 파급효과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산업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데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견해를 표시했다.

이미 세계적인 대형 유통점 체인인 월마트가 RFID 도입 의무화를 실시하면서 그 파급효과를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한양대학교 강민수 교수(정보통신대학 겸임교수, RFID랩 연구소장)는 "조달청에 물품을 납품하는 업체 수가 수만곳에 달한다"며 "이들이 구입하는 RFID 리더 수만 해도 수십만대에 달할 것"이라며 "또 조달물품의 종류만 해도 수만종에 달해 태그 수요만 해도 억단위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이어 "물론 정부도 예산 문제 때문에 처음부터 RFID 부착 의무화를 전면적으로 실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도입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2010년쯤 전면 확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이를 전제로 2010년 국내 RFID 시장 규모(하드웨어만)는 1천억원대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부가적으로 형성되는 시스템 통합(SI)과 솔루션 시장 규모까지 합치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 해 30억~4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RFID 공공 시장 규모는 올해 180억~240억원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전체 시장 규모 중 공공 부문 비중은 90% 이상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RFID 부착 의무화를 기점으로 시장 규모는 수배 이상 급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전산원 관계자는 "조달청 과제가 올해 공모한 u-IT선도사업(4개 과제 선정)에서 제외된 것은 그 사업 규모가 1년 사업으로 지원하기에는 엄청나게 큰 이유 때문이었다"며 "계획대로 RFID 부착 의무화가 이어진다면 공공 사업 가운데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나게 큰 과제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관범기자 bum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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