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인데 배춧값이 '똥값'…밭 갈아엎은 농민들

김장철인데 배춧값이 '똥값'…밭 갈아엎은 농민들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한참 배추 수확을 거둬야 하는 김장철임에도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40% 이상 폭락했다. 농민들은 정부의 공공 수매와 손실 보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밭을 갈아엎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소속 농민들이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한 배추밭에서 밭 갈아엎기 투쟁에 참여하고 있다.2026.11.5 [사진=연합뉴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은 5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의 한 배추밭에서 '배춧값 폭락 대책을 촉구하는 밭 갈아엎기 투쟁'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들은 이날 약 2000㎡ 규모의 배추밭을 트랙터로 짓뭉갰다.

최근 배추 가격은 전년 대비 반토막 가까이 난 상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10㎏ 상품 도매가격은 이날 4296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42.2% 하락했다.

이들은 "비룟값, 비닐값 등 각종 농자재 가격이 하루가 멀다고 치솟았지만 배추를 팔아 생활비를 마련하고 외상값도 갚을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농사를 지었다"며 "그러나 막상 수확철이 되니 배추 가격이 폭락해 팔아도 최소한의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농사를 지을수록 빚만 늘어나는 현실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정부의 대책은 할인행사를 통한 김장 촉진이 전부"라며 "정부가 내년부터 시행하는 농산물가격안정제는 마늘과 양파만 포함돼 있고, 이마저도 예산이 91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농민들은 "정부는 배추를 비롯한 김장 채소 가격 폭락에 대한 긴급 수급 안정 대책을 즉각 마련하고, 공공 수매를 시행하라"며 "충북도와 청주시도 농축산물 최저 생산비 보장 조례를 제정하고 농민 생존권 보장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파 가격 역시 최근 폭락한 상태다.

지난 1일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는 쪽파 농민들이 트랙터 2대를 동원해 김장철 출하를 위해 키운 쪽파밭 5453㎡를 갈아엎었다.

가락시장 쪽파 10㎏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1만6935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보다 73.3% 떨어졌다.

한편 정부는 산지 폐기 지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비축과 소비 촉진으로 수급을 조절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원 단가를 기존 경영비 수준에서 경영비와 생산비의 중간 수준으로 인상했다"며 "과잉 공급 물량을 비축하고 김장 소비 촉진 행사 등을 통해 수요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