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기소특검법' 본회의 상정…'피의사실 공표' 등 논란 불가피

'조작기소특검법' 본회의 상정…'피의사실 공표' 등 논란 불가피

李 대통령 사건 병합·文 겨냥 사건 추가
국가소추주의 '무력화' 의심 조항 등 포함
국힘, 필버 돌입…"대한민국 법치주의 사망"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등 與 주도 통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조작 기소 특검법안' 본회의 상정을 반대하며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1.5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윤석열 정권 검찰의 수사·기소권 남용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조작기소특검법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특검법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에 돌입하면서 해당 법안은 내일 오후 본회의 문턱을 넘을 예정이다.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윤석열 정권 검찰청·국가정보원·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등 세 건을 상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18 [사진=연합뉴스]

공소취소 조항 삭제…수사범위 확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특검법에는 공소취소 관련 조항이 빠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국회를 향해 "지금 논란이 되는 특검의 권한 사항 중에 기존 기소 사건들에 대한 이송 또는 처분에 관한 조항들은 삭제하고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지난 4월 발의된 조작기소특검법 원안에서 공소취소 논란을 낳은 제6조 제1항 1호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 부분에서 '그 여부의 결정'을 삭제했고, 특검의 공소유지 사건 이첩 요구권을 담은 제8조 전체를 빼기로 했다.

그러면서 수사범위는 확대했다. 이 대통령 관련 사건 등 원안에 열거된 12건을 병합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의혹 사건 △문재인 정부 동해 선원 북송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밀유출 혐의 사건 등을 추가했다.

특검 인력규모도 조정됐다. 파견검사는 기존 30명에서 20명으로, 특별수사관 역시 기존 150명에서 70명으로 줄었다. 반면 파견공무원 수는 170명에서 210명으로 확대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2차 본회의에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ㆍ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심사보고를 하고 있다. 2026.11.5 [사진=연합뉴스]

공소취소 조항 삭제에도 논란 '여전'

공소취소 관련 조항 삭제에도 불구하고 특검법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상황이다. 수사대상 범위 규정 중 '야당 대표 제거 등 목적 달성을 위해 통상의 경우와 달리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검찰 인력을 집중 동원해 검찰권을 남용하거나 하게 했다는 범죄 의혹 사건'에 대해 법원은 모호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소유지변호사'를 두는 조항도 우려가 제기된 부분이다. 특검법 제7조는 '공소유지변호사는 담당한 사건의 종국재판이 확정될 때까지 공소유지와 관련해 검사와 동일한 권한과 의무를 가진다'고 규정돼 있다. 법원은 이에 대해서도 국가소추주의, 기소독점주의를 형해화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헌법상 행정부에 부여된 권한을 특검이 임의로 부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취지다.

아울러 피의사실 공표 가능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검법 제13조는 '특검 또는 특검보는 사건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수사과정에 대해 언론브리핑을 실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기존의 특검법에서는 '피의사실 이외의 수사과정'이라는 브리핑 제한 규정이 있었지만, 조작기소특검법에는 '수사과정'으로만 명시돼 피의사실도 브리핑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2차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ㆍ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하고 있다. 2026.11.5 [사진=연합뉴스]

국힘, 필버 돌입…"이재명 독재 공화국 돼"

국민의힘은 특검법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곧장 무제한토론에 돌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59분쯤 첫 번째 주자로 나서 특검법 처리 반대토론에 나섰다.

박 의원은 "오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죽었다. 법치주의도 죽었다"며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이재명 독재 공화국, 이재명 총통 국가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특검법을 상정한 조정식 국회의장에 대해선 "여전히 민주당 편을 들 것 같으면 민주당으로 돌아가라"며 "차라리 돌아가서 대통령 정무특보를 하라, 이 법안은 어떤 말을 갖다 붙여도 이재명 대통령 구하고, 이재명 대통령 죄 없애주기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 앞의 평등 위반 △이해충돌 △사법부 독립 침해 등을 언급하며 "처음 이 법안이 발의된 것은 지난 4월 30일이고, 5월에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며 "왜 못했냐,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게 두려워서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직후인 오후 4시 1분쯤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는 이로부터 24시간이 지난 후 종결 동의에 대한 표결에 돌입한다. 여기서 무제한토론이 강제 종결되면 특검법에 대한 표결이 이뤄지게 된다.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30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국회사무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병도 위원장의 의사진행에 항의하고 있다. 2026.10.30 [사진=연합뉴스]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 통과…국힘, 표결 불참

이날 본회의에 첫 안건으로 상정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은 재석 167명 중 찬성 166표, 무효 1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투표에 불참했다.

국회 운영위원회 여당 간사인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심사보고에서 김 의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두환씨의 내란을 부정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민과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조롱이며, 역사적 진실과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고 궤변을 유포해 국론 분열을 획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9월 30일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윤석열은 내란 아니죠", "전두환은 내란이 아닙니다", "(법적 역사적 판단) 끝난 일은 아직 아니다", "(전두환 내내란수괴 사형선고는) 대법원 판결이 있더라도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샀다.

아울러 초광역 특구 특위 구성 결의안도 재석 163명 중 찬성 145표, 반대 10표, 기권 8표로 통과됐다. 특위는 초광역권전략산업의 지정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규제 특례를 부여하는 이른바 '초광역특구법'을 심사한다. 특위 활동기한은 내년 1월 31일까지고, 구성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18명(민주당 10명, 국민의힘 6명, 비교섭단체 2명)이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