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26곳, 한 달 새 공사비 4352억 증액…공기도 늘렸다

건설사 26곳, 한 달 새 공사비 4352억 증액…공기도 늘렸다

26개사 44건 증액…전년 동기보다 14.4% 늘어
공기 연장 동반 15건…전체 증액의 66.9% 집중
수지·갈산 가구 수 줄어도 계약액·공기 함께 늘어

서울 서초구 한 아파트 재건축 현장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상장 건설업체들이 최근 한 달간 기존 공사계약 금액을 4300억원 넘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증액분의 3분의 2는 공사기간 연장을 동반한 계약에서 발생했다.

일부 정비사업에서는 공급 가구 수가 줄었는데도 설계 변경과 공사기간 연장으로 계약액이 크게 증가했다. 공사 규모뿐 아니라 시공조건과 공사기간 등이 공사비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한국거래소 공시를 집계한 결과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상장 건설업체 26곳의 기존 건설공사 계약 44건에서 총 4352억원의 증액이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04억원보다 548억원(14.4%) 늘었다.

증액 대상 계약의 총액은 변경 전 5조5237억원에서 변경 후 5조9589억원으로 7.9% 증가했다. 공시상 건설업으로 분류된 기업을 대상으로 건축·토목·플랜트 등의 공사계약을 집계했으며 동일 계약을 여러 차례 정정한 경우 하나로 묶었다. 발전소 운영·경상정비 등은 비교에서 제외했다.

특히 공사기간이 늘어난 사업장에 증액이 집중됐다. 공기 연장이 함께 확인된 계약은 15건으로, 증액분은 2911억원이었다. 전체 증액분의 66.9%에 해당한다. 김포 데이터센터와 수지 한국아파트 리모델링, 갈산1구역 재개발 등 3개 사업장에서만 2730억원이 늘어 전체의 62.7%를 차지했다.

증액 규모가 가장 큰 DL이앤씨의 김포 ICN11 데이터센터는 계약액이 5243억원에서 6574억원으로 1331억원 증가했다. 계약 종료일도 2028년 8월 31일에서 같은 해 9월 18일로 18일 늦춰졌다.

정비사업에서는 공급 가구 수가 줄거나 거의 변하지 않았는데도 계약액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확인됐다. IPARK현대산업개발의 갈산1구역 재개발도 대표적인 사례다. 계획 가구 수는 1137가구에서 1136가구로 거의 같지만, 회사 시공지분 60%에 해당하는 계약액은 1729억원에서 2247억원으로 518억원 늘었다. 최고층수는 지상 41층에서 34층으로 낮아지고 동 수는 8개에서 10개로 늘었으며, 실착공일부터의 공사기간은 38개월에서 43개월로 연장됐다.

KCC건설의 수지 한국아파트 리모델링은 계획 가구 수가 478가구에서 470가구로 8가구 줄었지만 계약액은 1333억원에서 2214억원으로 881억원(66.1%) 증가했다. 예정 공사기간도 35개월에서 48개월로 13개월 늘었다.

공사비 상승 압력도 여전하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기존 계약금액을 늘리는 배경에는 설계·시공조건 변경과 함께 높아진 자재비·인건비 부담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집계를 보면 올해 8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8.74로 전년 동월보다 6.0% 상승했다. 특히 철근을 중심으로 자재가격이 오르면서 기존 계약에 반영된 공사비와 실제 시공에 필요한 비용 사이에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비사업에서는 늘어난 공사비가 조합원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공사비 증액에 따른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계약금액 변경 사유와 비용 산출 근거를 명확히 하고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조합과 시공사 간 정보 격차와 불투명한 계약 구조를 공사비 분쟁이 장기화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서 교수는 "공사 초기부터 표준상세내역서를 의무화하고 객관적 검증 결과가 실질적 조정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반분양 이후에는 추가 수입을 확보하기 어려워 늘어난 공사비를 조합원이 부담해야 한다"며 "증액 사유와 규모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감독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