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30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고(故) 최불암(본명 최영한)의 빈소가 차려진 가운데, 대중문화계는 물론 정치권 인사의 조문이 이어졌다.

배우 나문희는 이날 지인의 부축을 받으며 고인의 빈소를 찾았다. 그는 "우리의 자랑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가서 마음 한구석이 많이 섭섭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며 작별 인사를 전했으며, "최불암 씨, 먼저 가셨네"라고 허탈한 표정을 짓고는 "추억이 너무 많은데 잘 간직하겠다"고 말하는 모습도 보였다.
고인과 '전원일기'에서 호흡을 맞췄던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빈소를 찾았다. 그는 취재진과 만나 "제 데뷔 작품에서도 아버지를 하셨고, 전원일기에서는 22년간 아버지로 사셔서 개인적 입장으로는 가족 같은 사이"라며 "평상시에도 늘 아버지라 불렀는데 이렇게 갑자기 부고를 받게 돼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 네 등 뒤에 있는 창문을 열어봐라. 행복이란 놈이 거기 있을 거다'라는 말씀을 제게 해주셨다"며 "그 모습처럼, 돌아가셨어도 창문을 열면 행복이 거기 있을 것 같은 따뜻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고인의 수의를 제작한 박술녀 한복 원장은 "1년 전 선생님이 아프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마음을 담아 수의 도포를 만들어 뒀다"며 "3주 전쯤 사모님(김민자)께 본격적인 준비 부탁을 받고 소품까지 완성해 준비해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평생 다른 데 눈 돌리지 않고 오롯이 연기 외길만 걸어오신 천생 배우셨다. 수많은 유혹 속에서도 중심을 딱 잡고 한 생을 마치신 분"이라며 "너털웃음 속에 소시민적인 따뜻함을 전해주셨던 분인 만큼, 분명 하늘나라에서도 꼭 필요한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이날 빈소에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30년 전인 1996년 4월 치러진 제 15대 총선에서 최불암과 영등포을 국회의원 자리를 놓고 대결한 바 있다.
그는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30년 전 선거 당시) 한 번도 경쟁 상대라고 생각하지 못할 만큼 늘 저를 따뜻하게 대해주셨다"며 "그런 마음을 알기에 특별히 더 아쉽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보급 연기자'라는 표현도 있지만, 넉넉함과 인격에 있어서도 국민적 표본이 되셨다고 생각한다"며 "청소년을 위한 일을 많이 하신 걸로 아는데, (고인의) 유지가 잘 이어지도록 마음을 보태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배우 최불암은 전날(29일) 밤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9년생 고인은 1959년 극단 실험극회의 연극 '햄릿'으로 데뷔한 뒤 1967년 중앙방송(현 KBS) 특채 탤런트가 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지난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영된 MBC 드라마 '수사반장'의 박영한 역, 1980년부터 2002년까지 방영한 '전원일기'의 김 회장 역으로 유명하다.
고인은 1992년 통일국민당 비례대표의원으로 당선돼 14대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으며, 시사 고발 프로그램 '좋은나라 운동본부',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서민의 삶에도 다가갔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 사단법인 제로캠프 이사장을 지내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회 공헌 활동에도 힘썼다.
고인의 장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장으로 5일간 치러질 예정이며, 오는 11월 2일 발인 후 여의도성당에서 장례미사를 가질 예정이다. 황영기 초록우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고 이수성·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이 장례위원으로 참여한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