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해 3분기 판매 감소에도 환율 효과와 하이브리드차(HEV) 판매 확대, 원가 절감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늘렸다. 다만 생산 차질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반영해 연간 판매·수익성 목표를 낮췄다. 미국 관세 부담이 이어지면서 기존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9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45조1102억원, 영업이익 2조67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오른 5.9%, 당기순이익은 1조9317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판매량은 도매 기준 92만710대로 전년 동기보다 11.3% 줄었다. 국내 판매는 13만1468대로 27.2%, 해외 판매는 78만9242대로 8.0% 감소했다. 국내 공장 파업과 부품 공급 차질, 글로벌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미쳤다.
판매 감소 속에서도 HEV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HEV 판매량은 16만7414대(PHEV 제외)로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동기보다 2.7%포인트 상승한 18.2%를 기록했다. 우호적인 환율과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비용 절감이 물량 감소에 따른 부담을 일부 상쇄했다.
연간 판매 400만대로 조정…신차·생산 정상화로 만회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도매 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8300대에서 400만대로 낮췄다. 영업이익률 목표도 6.3~7.3%에서 5.5~6.5%로 하향 조정했다.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1~2%로 유지했다.
부품사 화재와 파업으로 국내 생산이 줄면서 주요 시장에 공급할 수출 물량까지 영향을 받은 데다 중동 지역 판매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겹쳤다는 설명이다. 현대차는 북미 판매와 HEV 비중 확대를 통해 물량 감소의 영향을 완화할 계획이다.

원가 부담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는 3분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약 5000억원 발생했으며, 재료비 절감과 비용 최적화 등으로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철판·알루미늄 등의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구매부터 생산·판매까지 시차가 있어 앞선 가격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됐다.
회사 관계자는 "원가 절감 효과는 4분기에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9월부터 국내 공장 생산이 정상화된 만큼 4분기 주요 신차 판매를 본격화해 물량을 회복할 방침이다. 아반떼·투싼·GV90의 판매 확대와 GV80 하이브리드 신규 출시, HEV 비중 증가에 따른 차종 구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신차 효과를 활용한 인센티브 축소도 추진한다.
신차 출시와 가격 정책에 대해서는 국내외 시장에 신차를 잇달아 투입할 계획이라며 가격은 원가와 경쟁 모델, 소비자 사전 조사에서 확인한 수용성을 종합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엔 정비망·금융 대응…주주환원 방안도 재검토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테슬라와 중국 업체에 대해서는 금융상품과 서비스망을 대응 수단으로 제시했다. 잦은 가격 조정이 기존 고객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잔존가치 유예 할부로 월 납입 부담을 낮춰 시장을 방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는 내수 시장에 EV 서비스 거점이 1000개 넘게 있는 반면 테슬라는 17개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거점당 누적 등록 대수는 현대차가 약 290대, 테슬라는 1만2000대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수리 기간에 대해서도 "수리 리드 타임 또한 우리는 출고까지 5일 정도인 반면 테슬라는 2주 가까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정비 접근성과 부품 공급 속도를 고객에게 알릴 차별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테슬라의 거점 수와 수리 기간은 현대차가 파악해 제시한 수치다.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2024년 발표한 4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의 이행 방안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관세 등으로 당시 예상했던 경영 여건이 달라졌다는 이유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관세 영향만 지난해 약 4조원이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달라진 경영환경을 반영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한 환원 방안을 검토한 뒤 주주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의 축소나 철회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최소 배당금 1만원은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 사이의 균형을 요구하는 시장 의견을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주주환원 방안 검토에 반영하겠다는 설명이다.
해외 자회사 추가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해외 자회사와 관련해 추가로 검토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해외 자회사 상장도 중복상장으로 볼 수 있다는 금융당국의 해석에 대해서는 기업 차원의 평가를 유보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