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부실 현실화…청주 한 신협 30억 손실 확정

상호금융 부실 현실화…청주 한 신협 30억 손실 확정

재발 방지 위한 객관적 원인 분석·여신심사 과정 검증해야

[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겹치면서 상호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 부실이 손실로 현실화되고 있다. 충북 청주시내 한 신용협동조합(신협)의 30억원 규모 대출이 전액 손실로 확정됐다.

브릿지론은 시행사가 본 PF(본격적인 공사비 조달)로 넘어가기 전 토지 매입 등을 위해 제2 금융권에서 빌리는 단기 가교대출이다.

그러나 부동산 침체로 시공사 선정이 지연되거나, 인·허가가 늦어지면서 본 PF로 전환하지 못한 사업들이 부실화되고 있다.

대출상담창구 관련 이미지. 기사와 무관한 AI 생성 이미지. [사진=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상호금융기관들은 과거 부동산 호황기 토지담보대출과 여러 조합이 돈을 모아 빌려주는 공동대출을 확대했다. 문제는 부동산 침체기에 들어서며 이 부문이 거대한 부실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가계부채 부담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위축됐고 고금리,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자재값 상승 등이 겹치면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원 경매통계사이트 들어가보면 바로 알 수 있다”며 “전답이나 나대지 같은 경우에 경락가율이 50%가 안 되고 상가는 20%대라 본다”고 말했다.

상호금융 부문에서 토지담보대출의 연체율은 2024년 3월 6.92%에서 2026년 3월 31.40%까지 치솟은 상태다.

청주 A 신협의 손실 대출은 지난 2022년 8월, 복합타운 시행 특수목적회사(SPC)에 실행된 30억원이다. A 신협을 포함해 4개 금융기관이 108억원 규모의 대출을 집행했고, 900억원의 본 PF를 조달한다는 계획이 제시됐다.

그러나 부동산 수익성이 악화되자 본 PF는 조달되지 않았고, 착공도 이뤄지지 않았다. 담보 토지는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에 넘어갔고, 지난 7월 29일 4억5000만원에 매각됐다.

선순위 체납세금 약 14억원에 밀려 대주 금융기관에 배당될 금액은 없었고, A 신협의 30억원은 전액 손실로 확정됐다.

공동대출은 한 곳의 부실이 여러 지역 금융기관으로 번지는 구조다. 실제 상가를 담보로 한 170억원 규모 공동대출에는 충북 지역 11개 상호금융기관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출의 담보 감정가는 대출 당시 54억6900만원에서 2024년 공매 감정 때 29억2600만원으로 하락했다.

A 신협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손실 난 거는 사실 굉장히 큰 아픔이지만 그동안에 충당금을 많이 쌓아놨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내년 지나면 다 정리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A 신협에서 일한 B씨는 “30억원 이외 2건의 부실대출로 인해 약 34억7500만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며 “고의여부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구할 사항이지만, 취급자가 문제를 알고도 조합에 손해를 끼쳤다면 업무상 배임이 문제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해당 대출에 대해 재감사하던 과정에서 유급휴가 조치로 업무를 중단했고 이후 해임된 상태다.

B씨는 “부실대출 은폐를 위한 감사 배제”라고 주장하는 반면, A 신협 측은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성 발언 신고에 따른 분리조치와 적법한 인사절차”라고 맞서고 있다.

B씨 해임과 관련한 진실공방 이전에, 부실이 발생하기 전 대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증과 심사가 이뤄졌는지는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부동산 침체라는 변수 때문이라는 설명만으로는 대출이 부실화된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2022년 이후 나타난 건자재비 상승, 분양 부진, PF 조달 경색은 개별 금융기관이 감당하기 어려운 거시적 충격이었지만 차주의 상환능력·자기자본·담보가치·사업 실행 가능성을 검증하고 하락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것은 금융기관의 기본적인 여신심사 책무다.

특히 브릿지론은 본 PF 전환을 전제로 하는 만큼, 본 PF 조달 가능성과 사업 자기자본이 핵심 심사 항목이다.

적립된 충당금으로 부실 여신을 정리한다고 건전성 회복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부실 발생 원인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함께 이뤄져야 조합원 신뢰 회복과 추가 손실 방지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