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금강판 수입 76% 급감…국내 철강사 판매 회복은 '아직'

中 도금강판 수입 76% 급감…국내 철강사 판매 회복은 '아직'

GI 유통가격 7월 108만원→10월 113만원⋯저가 수입재 감소에 가격 방어
동국씨엠 "제도적 효과 분명하지만 시장 침체로 판매 개선 지연"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중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치 이후 중국산 수입물량이 크게 줄고 국내 도금강판 유통가격도 상승했지만 국내 철강업체들의 판매 회복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수입재 유입 감소로 가격과 수익성을 방어할 여건은 마련됐으나 건설·가전 등 전방산업의 수요 침체가 이어지면서 판매 확대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국제강 부산공장. [사진=동국제강]

2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무역위원회는 지난 23일 중국산 아연·아연합금 표면처리 냉간압연제품(아연도금냉연)에 대한 덤핑과 국내 산업 피해를 최종 인정했다.

무역위원회는 향후 5년간 22.34~33.67%의 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하고 중국 수출자 10곳의 가격약속을 수락할 것을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가격약속은 수출업체가 일정 가격 이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약속하면 덤핑방지관세 부과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동국씨엠 등 국내 업체 3곳의 신청에 따라 진행됐다. 정부는 최종판정에 앞서 지난 6월12일부터 중국산 해당 제품에 잠정덤핑방지관세를 부과해 왔다. 당초 10월11일까지였던 잠정관세 적용기간도 내년 1월11일까지 연장했다.

최종 덤핑방지관세의 실제 부과 여부와 시행 시점은 재정경제부의 후속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잠정관세 시행 이후 중국산 제품의 국내 유입은 크게 위축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산 도금강판 수입량은 7011톤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6.4% 감소했다. 관세 부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수입업체의 물량 확보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용융아연도금강판. [사진=동국씨엠]

국내 도금강판 유통가격도 상승했다. 업계에 따르면 용융아연도금강판(GI)의 국내 유통가격은 지난 7월 넷째 주 톤당 108만원 수준에서 이달 중순 113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약 3개월 동안 대표 유통가격 지표가 톤당 5만원가량 상승한 것이다.

다만 가격 상승분 전체를 반덤핑 조치의 효과로 보기는 어렵다. 제조업체의 가격 인상 정책과 원재료비, 환율, 유통재고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가격도 전주와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산 수입 감소가 국내 제품가격의 하락을 막는 역할은 했지만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이끌 정도로 수요가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국내 철강업체의 실적에서도 저가 수입재 감소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일부 확인된다.

동국씨엠은 지난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5451억원,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동국씨엠은 당시 실적 발표에서 중국산 저가 도금·컬러강판 공급 감소에 따른 내수 판매 수익성 개선을 실적 회복 요인 중 하나로 설명했다. 고부가 제품 수출 확대와 생산·판매량 증가 등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다만, 최근 국내 시장에서는 반덤핑 조치의 효과가 판매 확대까지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내수가 계속 침체돼 있었던 상태라 판매량이 크게 늘거나 줄어드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판매단가도 개선이 돼야 맞는데 시장 침체가 너무 심각해 많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G스틸 당진공장 전경. [사진=KG스틸]

반덤핑 조치 자체의 효과는 분명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값싼 중국산 제품의 유입을 줄여 국내 업체가 무리하게 가격을 낮추지 않고 수익성을 방어할 여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중국산 물량이 줄어든 것은 제도적인 혜택이 분명히 나타난 것"이라며 "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반덤핑 조치가 의미 없었던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산 제품의 우회 물량이 존재한다는 점도 시장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규제 대상과 다른 품목으로 분류되거나 제3국 등을 거쳐 들어오는 수입재가 국내 제품을 대체하면 반덤핑 조치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중국산 도금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치는 저가 수입재 유입을 줄이고 국내 업체의 가격과 수익성을 방어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수입 감소가 국내 업체의 판매 증가까지 보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건설·가전 등 주요 수요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중국산 제품이 줄어도 전체 도금강판 수요가 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역구제 조치의 실질적인 효과가 판매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전방산업의 수요 개선과 우회 수입 차단이 함께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