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경환 기자] 78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1948년 10월의 아픔은 여전히 순천의 역사 속에 남아 있다.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고, 누군가는 차마 꺼내지 못한 기억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그날의 상처를 위로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특별한 추모의 자리가 순천에서 마련된다.

순천시와 순천문화재단은 제78주년 여순10·19사건을 맞아 오는 18일 오후 6시 신대천 팽나무 일대에서 추모전야제를 개최한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그날에 있다, 기억을 잇다’**이다.
오랜 세월 침묵 속에 남아 있던 역사의 기억을 오늘의 시민들과 나누고, 다음 세대에 평화와 인권의 가치로 이어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청년기획자 5명이 직접 기획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여순사건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이 지역의 아픈 역사를 되짚고, 희생자와 유족들의 이야기를 문화예술로 풀어내면서 세대를 잇는 기억의 무대를 준비했다.
오후 5시 30분에는 올해 창단한 여순10·19 청소년오케스트라가 식전공연을 선보인다. 이어 오후 6시 묵념과 추모행사를 시작으로 풍물패의 길놀이가 펼쳐진다.
메인 무대에서는 연극과 국악, 성악이 어우러진 스토리텔링 공연 **‘동백, 기억을 피우다’**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동백꽃을 매개로 78년 전의 아픔과 그날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되살리고, 마지막에는 시민과 유족이 함께하는 동백 퍼포먼스와 합창으로 추모의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이에 앞서 오후 3시부터는 동백꽃 만들기와 전시 ‘평화의 길’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여순사건의 역사를 이해하고 평화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번 추모전야제는 여순사건을 과거의 비극으로만 남겨두지 않고, 지역 공동체가 함께 기억하며 미래 세대에 그 의미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순천시 관계자는 “여순10·19사건은 우리 지역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아픈 역사”라며 “희생을 기억하는 데서 나아가 화해와 상생, 평화의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78년 전의 아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날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의 이름을 잊지 않는 일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오는 18일, 순천 신대천 팽나무 아래에서 피어날 동백꽃이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온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지역민들에게는 화해와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광주=이경환 기자(khlee@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