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도수화 기자] 최근 하락세를 보인 은행채 금리가 미국의 물가 상승과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다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국고채 수급 여건 개선으로 국내 시장금리는 하락했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은행채 금리가 신규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에 반영되는 만큼 대출자의 이자 부담도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 13일 연 4.343%를 기록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9월 15일 연 4.655%에서 이달 2일 4.431%까지 내려갔다가 8일 4.493%로 반등한 뒤 13일 다시 4.343%로 하락했다. 지난 14일에는 연 4.368%로 소폭 상승했다.
최근 은행채 금리 하락에는 국고채 수급 여건 개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국고채 발행 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줄이기로 하면서 채권 공급 부담이 완화됐고, 국고채 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채 금리도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올해 초(1월 말 기준 3.715%)에 비하면 0.653%포인트(p) 높아진 수준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금리는 국고채 금리에 신용스프레드가 더해지는 구조"라며 "절대금리 수준만 볼 것이 아니라 국고채 금리와 신용스프레드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신규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도 영향을 미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4.77~6.78% 수준이다. 지난 1월 말보다 하단은 0.7%p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은 전날 시장금리를 다음 날 적용하고, 주 단위로 금리를 변경하는 은행도 있다"며 "반영 시점은 다르지만 은행채 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신규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변동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은행채 금리는 미국의 물가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6%)를 0.1%p 웃도는 수치다.
예상보다 높은 CPI가 발표된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연 5.32%까지 치솟았다. 물가 상승 우려로 연내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은행채는 향후 금리 전망을 미리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 물가지표나 FOMC 결과 등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국내 주담대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은행채 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민현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이미 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인 만큼 추가로 큰 폭 상승하기보다는 현재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며 "주담대 금리 역시 오를 수 있지만 상승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수화 기자(dosh@inews24.com)